첫 명절이라 양가 갔다가 남은 연휴 집에서 호캉스 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어요. 시가에서 별일은 없었고 저희 둘다 올해 엄청 바쁜 해가 될거라서 벼르고 쉬고 싶었어요. 여행이고 외식이고 다 필요없고 평소에는 못먹는거 잔뜩 사놓고 늦잠자고 겜하고 넷플릭스 볼 계획에 부풀어 있었음. 연휴도 워낙 길었고요.
사실 시가가 음식을 더럽게 못해서 (떡국떡이 다 불어서 심하게 뭉쳐있음. 잡채가 간이 안되 있음. 전이 덜익어서 밀가루냄새남) 대충 먹는척만 하다가 집에 와서 더 잘 챙겨먹으려 했죠. 설날이니까요. 친가는 그냥 외식함.
대형마트에서 한우등심, 홍게, 냉동성게알, 연어, 활전복, 흑돼지, 아보카도 등 평소엔 비싸서 잘 손안가게 되는거 쓸어담았고 계산은 남편이 일년 모아놓은 포인트로 했어요. 38만원 나왔고요. 대부분 그냥 굽거나 까서 먹으면 되는 것들이라 일도 많이 없겠다 기분 좋게 카트끌고 나왔는데, 순간 시모한태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 폰으로요.
뭐하냐 물어보셔서 장보러 왔다 했고, 뭐 샀냐 하는데 카트에 담긴거 줄줄히 불더라고요. 얼마냐고 물어보는거에 38만원이라 대답하는데 갑자기 전화기 너머로 “끼아악~” 소리가 남.
그때부터 음성 커져서 다 들렸는데
니 와이프 미친거 아니냐. 돌았다. 뭘사면 38만원이 나오냐. 4인가족 한달 식비다. 니가 계산했냐. 걔 좀 바꿔봐라.
저한테 바꾸진 않았는데;; 저도 그얘기 듣고 좀 의기소침해지고 너무 심했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신혼이고 좀 즐기고 싶어서 그런건데 ㅠㅠ 둘 다 낮은 연봉도 아니고 전문직 급이고..
물론 요즘 경기 안좋아 힘든거 알고 사치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데 38만원이 명절에 너무 큰 사치인가요. 뭐 그렇다 쳐도 저희돈 저희가 쓰겠다는데..
참고로 시가도 넉넉하고 집도 2채에 아버님 아직 일하십니다. (중소기업 사장)
제가 너무 경솔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