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힘드네 연애가

쓰니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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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지 이제 3년 조금 넘었지 우리. 사소한 문제들은 있었어도 항상 좋아했는데 언제부턴가 너를 향한 내 마음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예전엔 참 다정하고 나를 아껴주었던 넌데 그때의 너가 참 그립다...

너가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인가..? 점점 나와하는 통화에는 성의가 없어지고 짜증이 늘더라. 내가 뭔가 물어봐도 그건 왜 궁금하냐며 신경질내거나, 말하기 귀찮다며 성가셔하거나, 알아서 한다며 짜증내는 일이 늘더라. 애정담긴 목소리는 어느새 차갑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바뀌고 부드럽던 말투는 공격적인 말투로 바뀌었더라. 처음엔 그걸 다 견뎠어. 너가 일이 힘들어서 그러겠지, 여유가 없어서 그러겠지, 낯선 곳에 적응하느라 그러겠지하면서. 그리고 너도 나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겠지 하면서 기다리면서 버텼어. 그렇게 3달을 혼자 삭이면서 버텼지.

그렇게 참다가 더 이상 못참겠어서 장문으로 카톡을 보냈었잖아? 나한테 짜증 그만 내고 말투 부드럽게 했으면 좋겠다고. 넌 거기에 그냥 알겠어 미안해. 이 두 단어만 보내고 그 다음 날부터 다시 짜증을 내더라ㅎ...상대방한테 싫은 이야기 잘 못하는 나를 위해서 불편한 점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던 너였고 내가 이야기하면 늘 잘 들어주고 실천해주던 너였는데 이번엔그러지 않아서 좀 낯설더라.

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 너와 감정적인 교류를 하는게 꺼려진 순간이. 더 이상은 너한테 내 고민이나 감정을 말하고 싶지 않아지더라. 가뜩이나 취업한 뒤로 너는 날 많이 무시했었어. 나한테 말하면 내가 알아듣긴 하냐는 식으로, 내가 하는 고민은 사회생활하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얼른 나도 취업하고 싶다고 하면 사회생활을 안해봐서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다 맞는 말이라 솔직히 반박은 못했지. 그냥 마음이 복잡해도 속으로 삼키고 말았어.

그런 걸 한 번이라도 표출했다면 지금 내가 좀 괜찮았을까 싶긴
한데.. 내가 어떻게 너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겠어. 나한테 계속 피곤하고 지친다고 말하는 너한테, 너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며 울며 전화하는 너한테, 해야할 일이 많다며 잠 자기 전까지 스트레스받는 너한테 이런 내 감정까지 더해지면..너가 참 버거울 것 같더라. 가뜩이나 힘들어하는 너에게 짐을 주기 싫었어.


근데 그렇게 다 참아내다보니까 점점 너에 대한 마음이 줄더라고...너랑 하는 모든게 다 의무같고 예전처럼 재밌지가 않아. 너랑 대화할 때도 즐겁지 않아. 내가 말하면 너가 짜증 내고 화를 낼까봐 그냥 속으로 삼키게 돼..ㅎ 헤어진다는게 우리와는 관련없는 일일 줄 알았는데 어느덧 참 가까워진 것 같아..그래도 끝까지 버텨보려고 해. 너도 알겠지만 난 참 미련할 정도로 고통을 잘 참잖아?

예전에 내가 술먹고 부모님이 아파서 힘들었던 거 이야기할 때 너가 그랬잖아. 평소에 얼마나 참고 살았으면 술기운에서도 울음을 참으려고 하냐고, 얼마나 많이 참았으면 엉엉 울지를 못하는 거냐고. 나 참는 건 자신 있으니까 좀만 더 버텨볼게. 오늘은 정말 너무 힘들어서 약한 소리 좀 많이 했는데 다시 버텨볼게.


다시 노력해볼게. 우리 그동안의 추억이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순 없으니 내가 더 노력해볼게. 예전처럼 너를 사랑할 수 있도록. 그런데 그렇게 버티다가, 최대한 버티고 버티다가 내가 너무 상처입어서 지칠 때, 더 이상은 너의 차가움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그 때에는 헤어지자고 말해도 되겠지..? 그동안 내가 참아왔던 감정을 터뜨려도 되는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