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입시강사인 남편의 우울감

2025.02.07
조회92,689
아직은 신혼인 30대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제 남편은 미대 입시 강사로 일을 하고 있어요. 한 가지 일을 수년 동안 하고 있는게 대단할 정도로 꾸준하며 재능도 높아 현재 대치동에서 자리매김을 잘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딱 정시특강이 끝난 시기인데요.. 저도 19살 때 미대입시를 치뤄본 사람이라 이맘때 쯤 에너지소모가 어느정도일 거란걸 대략은 알아요. 아무튼 너덜너덜한 몸과 마음으로 입시를 막 끝낸 시점인데, 문제는 매년 합격율로 결과가 나오는 일이다보니 남편에게 그에 따른 타격이 엄청나다는 점입니다.

올 해에 성적이 정말 안 좋았나봐요.. 발표날인 어제 당일 출근하고 한참 뒤에야 연락이 왔는데, 많이 망친 거 같아 죄책감이 크다고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관련된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분간은 아무 것도 하고싶지 않고 할 힘도 나지 않는다며 저에게 부탁하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솔직하게 배려를 요청하고 사과하는 남편의 태도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근데 제가 아무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다가와요 ... 직업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모습은 자주 봐왔지만 올 해엔 정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큽니다. 개고생하며 휴일 없이 두 달 넘게 힘을 쏟았는데 결과가 없으니 상실감이 커보입니다.

저와 같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신 분들이 계실까 하고 글 적어보게 되었어요. 그냥 가만히 각자 해야할 일 하고 묵묵하게 생활하다 보면 패턴이 돌아올까요

많이 걱정됩니다. 제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게 좋을까요?

댓글 61

ㅇㅇ오래 전

Best한두해 일한것도 아니고 매년 겪어야되는 일인지 그정도는 남편이 스스로 감당하고 멘탈을 잡아야죠. 저기에 매몰되어 있을거면 입시강사를 하기에는 안맞는 성격인거고.

ㅇㅇ오래 전

Best자신의 만족감과 성취도를 학생의 결과물에서 찾으면 그렇게 될 것 같은데 아무리 입시 강사라 하더라도 선생이 가르치는 것과 학생의 결과물은 별개에요. 학생이야 남편분이 선생으로서 마음에 드니 다녔을 거고 그게 중요한 거지 학생의 결과물은 학생이 만드는 거잖아요. 자신과 타인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타인의 것에서 자신의 것을 자꾸 연관시켜서 생각하면 안될 것 같네요. 저라면 남편이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 거라면 이 부분을 제대로 얘기해볼 것 같고, 스스로 잘 생각할 수 있는데 잠시 낙담한 거면 겨울인데 따뜻한 차라도 매일 끓여줄 것 같아요. 목욕물도 받아주고요.

ㄴㄴ오래 전

Best저도 강사라서 아이들 시험대비 후 성적에서 밀려오는 그 허탈함, 지침 너무 이해해요. 벌써 15년을 하고 있는데도 매 시험때마다 그 지치는 마음은 늘 드네요. 열정을 너무 쏟아서 그래요. 정말 뼈를 갈아서 수업하거든요. 그냥 두시면 알아서 마음 챙깁니다.

신박하다오래 전

Best입시 선생님들 진짜 장난없어요. 입술 다 터지고 잠도 못 자는데 애들은 끌고 가야하고. 유난히 힘드셨나봐요.ㅜㅜ 과거의 입시생이 응원합니다ㅠㅠ 쉬실 때는 제대로 쉬세요ㅜㅜ

Oo오래 전

이해는 가는데 누구나 힘든 일 있고 극복해 가는데 자기 우울에만 빠지는 것도 이기적인것같아요 어찌됐건 두 분이서 여행을 가시던 기분이나 상황을 좀 환기시켜주세요 참고로 저희신랑도 몇십년 입시강사예요 저럴때마다 저는 뼈때리는 말하는데요 끝도 밑도 없이 혼자 수심도 모를 깊은 해저로 추락하는 사람으로 케릭터를 만들고 속터지더라구요....저희 남편은 바쁘고 종일 연락 한 통도 없어요 ...그래도 쓰니는 좋은 와이프시네요...기운 내세요 같이 우울해지면 안돼요

ㅇㅇ오래 전

ㅠㅠ 선생님 보고싶다 정말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셨던 분이었는데…

오래 전

전 컴퓨터학원 자격증 전문 강사이라 입시학원과는 거리가 멀긴하겠지만 원장은 아니고 월급 강사입니다. 시간을 엄청 투자해서 가르친 학생이 결과가 나쁘면 현타오긴한데 그뒤로 털고 뒤돌아서야 되요ㅠ 그다음 학생들의 수업의 질이 달려있는데 그렇게 힘빠져 있으면 다음번 학생들은요ㅠ 강사는 그저 열심히 학생이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게 서포트 해주고 결과는 학생들의 몫이라 강사손에서 벗어난겁니다. 전 해줄것 다해줬고 시험칠 당시의 분위기, 학생 컨디션 등에 따라 달라지는거라 나한테 달린건 하나도 없어요 내가 아무리 잘가르치고 도와준들 그당시 그입장에서 내가 대신 해줄수 없기에 털고 나서야하는데 ㅠ 같은 강사입장에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000오래 전

수년전 미대입시했던 학생입니다..한번도 힘든 입시를 매년마다 학생들과 함께 하신다니 대단하세요. 감사한 마음이 더 큰 학생들이 사회 곳곳에서 사회인으로 힘차게 살아가고 있어요.아무쪼록 기운내셨으면 좋겠어요.

ㅇㅇ오래 전

집에 오면 일 생각 안 나게 편안하게 해주세요~ 잘 성취하던 분이 갑자기 실적 추락하면 뇌가 못 받아들이는 거에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냥 당신이 최고다. 대치동 1타 강사 필요없다라구 해줘요

ㅇㅇ오래 전

내가 최선을 다했으면 결과가 안좋을지라도 받아들이는 요령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걸 못배우면 사회생활 하면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내 몫입니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가 되신다면 다양하게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취미를 즐기는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랑 신랑은 주로 골프,스키,쿠버다이빙,호캉스,해외여행 등으로 풀고 있어요

ㅇㅇ오래 전

저렇게 멘탈이 약해서 ... 어떻게 입시강사를 하나요

ㅇㅇ오래 전

저도 비슷한 처지라 답글 달아요. 일단 진짜 그냥 냅둬주시고 맛있는거나 많이 해주세요. 저두 지금 너무 우울해서 자다가도 깨고있어요.ㅜㅜ 이혼숙려캠프같은거 틀어놔여.. 미친사람들이라도 보면 잠시 잊으니까... 인생사 새옹지마라는거 머리로는 아는데 정신승리가 잘안되네요.

포로리오래 전

이해가안가네 남편 너무 유약하신듯. 안힘든일이어딨고 매번 성취감을 느끼면 그게 일인가 취미생활이지. 님도 옆에서 뭘 해주려하듯이 남편은 주변사람들에게까지 그 감정 전이하면서 억지로 일 하는걸로 보임. 올해 위로하고나서 내년에 결과가 더 안좋으면 님편이 이겨낼까? 아님. 더 힘들어할거고 님은 남편모습에 안절부절할거고. 성인이 돈벌려고 일을 하는건데 왜 옆에서 보듬어주고 공감해줘야만 할수잇는지 난 아무리생각해도 이해가안가서 위로를 해야한다는것 자체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음.

오오오래 전

남편 좋아하는 음식 같이 먹어주고 함께 있으면서 웃어주고 별 말 없이 같이 있어줘도 될 것 같아요. 저도 글쓴이분 남편만큼 힘든 곳은 아니지만, 아이들 가르치면서 시험 결과가 좋지 않고 또 아이들이 나갈 때, 버림 받은 기분이 들어서 우울해지더라고요. 돈좀 못 벌면 어때? 하고 위로해주는데, 돈 때문이 아니라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ㅜㅜ 하긴 하는데... 충분히 잘하고 있어 토닥토닥 해주더라고요. 좀 지나면 스스로 회복이 됩니다. 또 다시 마주해야 할 다른 나의 아이들이 았으니까요. 거하게 위로할 필요도 없고 그냥 같이 있으면서 일상을 버텨주시면 될 것 같아요. 같이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도 돌보시구요.

닉네임을 다르게 변경할 수 있어요!
 님이
님에게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