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미대 입시 강사로 일을 하고 있어요. 한 가지 일을 수년 동안 하고 있는게 대단할 정도로 꾸준하며 재능도 높아 현재 대치동에서 자리매김을 잘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딱 정시특강이 끝난 시기인데요.. 저도 19살 때 미대입시를 치뤄본 사람이라 이맘때 쯤 에너지소모가 어느정도일 거란걸 대략은 알아요. 아무튼 너덜너덜한 몸과 마음으로 입시를 막 끝낸 시점인데, 문제는 매년 합격율로 결과가 나오는 일이다보니 남편에게 그에 따른 타격이 엄청나다는 점입니다.
올 해에 성적이 정말 안 좋았나봐요.. 발표날인 어제 당일 출근하고 한참 뒤에야 연락이 왔는데, 많이 망친 거 같아 죄책감이 크다고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관련된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분간은 아무 것도 하고싶지 않고 할 힘도 나지 않는다며 저에게 부탁하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솔직하게 배려를 요청하고 사과하는 남편의 태도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근데 제가 아무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다가와요 ... 직업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모습은 자주 봐왔지만 올 해엔 정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큽니다. 개고생하며 휴일 없이 두 달 넘게 힘을 쏟았는데 결과가 없으니 상실감이 커보입니다.
저와 같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신 분들이 계실까 하고 글 적어보게 되었어요. 그냥 가만히 각자 해야할 일 하고 묵묵하게 생활하다 보면 패턴이 돌아올까요
많이 걱정됩니다. 제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