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35) 저(34) 서울거주. 외벌이고요 와이프가 재산이 좀 있어 일은 안하지만 경제적으로 기여합니다. 본인이 요리 다 하고요. 장보는것부터 손질 뒷정리까지 매일 하는데 고마운 마음 있지만 최근엔 진짜 미쳐버릴것 같습니다.
아내가 먹는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인스타 릴스엔 요리동영상 밖에 없고 레시피도 엄청 찾아봅니다. 반면 전 아무거나 잘먹고 식사=배채우기 스타일입니다. 한번도 음식에 대해 불평해본 적이 없어요.
와이프는 미식가라기보다는 뭔가 먹는것에 대한 철학이 엄청 뚜렷합니다. 오마카세같은 고급요리나 희귀한 음식 찾아먹으러 다니는건 아닌데, 딱 교과서처럼 정석으로 먹으려 합니다.
예를들면 감자튀김이나 계란말이 등은 케찹이 없으면 안먹고
떡볶이는 무조건 면이나 김밥 순대 등이 있어야 먹습니다.
즉, 본인이 딱 먹는 음식의 조합이 뚜렷합니다. 심지어 삼계탕도 캐첩 없으면 안먹는데 닭고기를 케첩에 찍어먹어야 해서 입니다. 그래서 작년 복날에는 삼계탕 집에 작은 케첩을 갖고가서 짜서 먹더군요. 또 카르보나라 같은 파스타 종류는 후추가 없으면 안먹고, 고기는 마늘없이 못먹습니다. 어느날 제가 설렁탕을 포장해갔었는데 파가 없다고 안먹더라고요. 케익을 가져오면 에스프레소 커피가 없다고 안먹고.. 그래서 이제는 완벽한 지령을 받지 않는 한 뭘 사가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텍스쳐, 익은정도 (특히 면), 밥의 질감, 아채 신선도 등에 진심입니다. 목숨을 걸었다 할 수 있을정도의 재능을 발휘한 요리실력을 보유하고 있고 (옆에서 요리하는거보면 불쇼가 지리고 팔이 6개 달린 사람같습니다) 자기 기준에 딱 맞는 선에서 플레이팅 하려고 하고 제가 조금만 꾸물거려도 엄청 짜증을 냅니다.
이렇게 엄격한 기준 (조합룰) + 딱맞는 조리시간을 지키려면 얼마나 요리할때 피곤하겠습니까. 저번에는 비빔밥을 한다고 하면서 나물을 6가지 색색별로 준비하는데 그거 하나하나 식감을 고려해서 다 다르게 찌고 볶고, 또 비빔밥은 무조건 김치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늦게 깨달았는지 (집에 김치가 없었음) 그 늦은 저녁에 갑자기 김치담그기 시작하더군요.
가끔 면요리 (스파게티 잔치국수 등) 할때 타이밍 잘못제서 만떼까라? 인가 할때 알덴테가 안되면 주저앉아 울 때도 있습니다. 리조토도 라면도 수제비 밥 아무튼 모든 탄수화물은 무조건 알단테로 먹어야 하는데 알단테 중에서도 무슨 수압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골든타임? 거기 맞춰야 한다고 날렵하게 움직이고, 자기 기준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오면 아예 먹지를 않습니다. 식재료도 도대체 어디서 구해오는건지, 오직 생면 일본쌀 베트남쌀 이런게 막 있고 스스로 피자 도우에 각종 빵까지 만듭니다.
식당가서 고기먹을 때 종업원이 구어주다가 아주 약간만 더 구워도, 그러지 말아달라 꼭 한마디하면서 자기가 구워야 직성이 풀리고요.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해야한다면서요. 닭갈비, 낚디볶음 등 모든 천하의 식재료에 완벽한 가열방법을 원하고, 그게 안되면 성질냅니다.
그러니 거의 집에서 먹게 되지요. 그래서 본인도 힘들어하는거 같고요. 저는 사실 한끼만 집에서 먹으면 되니 그러려니 하는데, 저희가 이제 2세 계획도 있는데 많이 걱정이 됩니다.
오늘 와이프가 삶은 계란 먹고 싶다해서 두개 삶아줬는데, 분명 시킨대로 8분을 삶았는데 완벽한 일본라면식 반숙이 안되고 아예 완숙이 되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또 신경질내면서 왜 단 한번을 제대로 못하냐 해서 싸우게 됬습니다.
이렇게 음식때문에 서로 기분상하고 싸우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배우자 두신분들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