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용/[류시현의 톡톡톡] 극장 가자 ‘더 폴: 디렉터스 컷’

쓰니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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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는 과연 물속에서 수영을 할 수 있을까요? 신비한 동물의 세계에나 나올 것 같은 이 질문이 제가 최근에 한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첫 번째 질문이었습니다. 2006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감독의 고집으로 판타지 속 장면들이 컴퓨터 그래픽 하나 없이 만들어졌다는데요. 그 사실을 알고 영화를 보다 보니 2시간 동안 스크린은 놀라움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20년 전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새롭게 떠오르며 팬덤이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 ‘더 폴:디렉터스컷’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타셈 감독은 얼마나 이 영화가 하고 싶었으면, 구상부터 완성까지 28년이 걸리는 작업을 해냈을까요. 심지어 ‘이 얼굴이다’하는 아역배우를 루마니아에서 우연히 만나는 순간, 그녀의 얼굴이 성장하기 전에 바로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몽땅 팔아 직접 제작비를 충당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광고감독이란 직업 덕분에 벌어놓은 돈이 있었고, 또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광고를 촬영하다 보니 아름답고 신비스런 촬영지들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의 영화 때문에 발굴된 많은 로케이션이 타셈의 촬영 이후 명소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이제는 촬영이 불가능해진 곳도 많다고 합니다.
 
이번 디렉터스컷은 4k로 리마스터링 되었는데요. 24개국에서 촬영한 어마어마한 장면들이 멋진 색감으로 보입니다. 정말 파란 하늘, 광활한 노란 모래사막 위 빨간 마차(?), 신비한 나비 섬 등 그림 같은 장면들이 많은데요, 한 번 더 아이맥스에서 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면이 관객에게 특별히 더 화려하게 보이는 이유는 현실장면으로 등장하는 병원 장면을 흰색으로만 단순하게 표현한 대비 효과 때문이라는군요. 마지막에 오마주로 등장하는 무성영화시대의 흑백화면도 그래서 더 안정적으로 보였나 봅니다.
 
어쨌든 인도사람들조차 잘 모른다는 코끼리의 수영능력을 알아보고 의도적으로 장면을 만든 타셈 감독. 하지만 그도 수영하는 코끼리가 2분마다 응가를 한다는 사실은 몰랐던지라 수중촬영 중 깨끗한 물속을 유지하느라 고생했던 애로사항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제의 얼굴이 암벽과 사막으로 바뀌는 장면도 CG 없이 만들어낸 절묘한 장면인데요, 그 순간 사막에 울려 퍼지는 결혼식 행렬소리에 고생하기도 했답니다. 수많은 이야기를 비하인드로 남긴 명작 ‘더 폴:디렉터스컷’은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입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