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속 숨겨놓은 사진 할머니가 보셨을까요?

ㅇㅇㅇㅇㅇㅇㅇㅇ2025.02.19
조회20,857

저희 부모님이 제가 아주 어릴때 이혼하시고 아빠랑 할머니 밑에서 자랐거든요.

엄마랑은 따로 살지만 종종 연락하며 지냈는데 초5이후로 연락이 끊겨서 생사확인도 불가한상태구요.

어릴때라 기억이 안나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좋게 헤어지신건 아닌것같아요.

전 엄마가 필요한 나이에 엄마없이 살았기에 지금까지도 엄마가 보고싶은데 아빠랑 할머니에겐 딱히 티내지않았어요.

하지만 엄마가 보고싶은건 어쩔수없으니.. 사진도 없고 연락도 안되고 저혼자 끙끙앓다가 우연히 할머니집에서 저희 엄마랑 아빠랑 저 셋이 같이있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그 사진을 몇년동안 할머니집에서만 쫌쫌따리 몰래몰래 봤는데 할머니집을 리모델링하고 난 후 사진이 있던 물건이 사라지고 없더라구요.

그래서 버렸나보다 생각하고 또 몇달이 지났는데 우연히 그 사진을 제가 보게되었어요.

그 말은 즉, 그 사진들을 안버린건데 저는 그걸 신경도 안쓰고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안되니 저 혼자있는 사이에 사진 몇장만 골라 가방속 깊은곳에 사진을 넣어놨습니다.

그 다음날 제가 자고있던사이에 할머니가 가방 세탁을 하신다며 가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빼시고 다라이에 물을 넣고 가방을 담가놓으셨더라구요.

아직 사진을 가방에서 빼지 않았는데... 물건들을 다 빼놓는다고 가방에있던 지퍼란 지퍼는 다 열려있더라구요.

다행이다 싶은건 사진을 넣어놓은 지퍼는 안열려있었고 사진도 그대로 있더라구요. 근데 대충봐도 그 지퍼가 보여서 할머니가 지퍼를 열고 사진을 본 뒤 다시 넣었다던가.. 하지는않으셨을까요?

혹시 이 사진을 보셨다면 제가 엄마를 그리워한다는것도 아실거고 아마 백프로의 확률로 아빠한테 말할탠데아빠한테 말한다면 아빠가 저한테 무슨말을할까요?

이 사진을 챙긴게 잘못은아니지만 아빠가 속상해하실것같아요... 저 어떡하면 좋을까요ㅠㅠ


++
생각보다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서 떨떠름하네요...
저 글을 쓴지 벌써 3개월이 다되어가는데
결론은 할머니가 제 사진 안보신거같아요! 만약 사진을 보셨다면 주말에 할머니랑 아빠가 술한잔하시며 얘기를 꺼내셨을탠데 얘기도 안꺼내고 전혀 모르는 눈치셨어요ㅎㅎ

그리고 솔직히 위로받으려고 쓴 글이 아니라서...
댓글 하나하나읽으며 위로아닌 위로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