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고, 지금 사는 집은 아주버님 명의야. 시부모님은 역이민하셔서 한국에 계시고, 그 집에서 남편, 나, 아주버님이 같이 살고 있어.
거기에 아주버님은 내가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 여자친구가 생기고, 동거 비슷하게 살기 시작했지. (사실 이렇게 살 거 알았으면 그 집에 안 들어갔을 듯.)
결혼할 때 시댁에서는 내가 이 집에 들어가서 살길 바랐고, 결혼과 동시에 그 집에 들어가서 살았어. 아주버님은 내가 결혼 초기, 여자친구는 아니었던 그 여자와 여사친 관계였는데,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공부 도와준다고 그 여자가 자주 오고, 놀러 와서 자고 가고, 거의 사는 수준으로 지냈어.
나는 그걸 무척이나 불편해했지. 여자랑 나랑 같은 방을 쓴 것도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집에 누군가가 있으면 불편한 건 불편한 거니까. 내 집도 아니라 뭐라고 말도 못 하고, (내 집이었다고 해도 뭐라 못 했을 듯.)
불편한 내색 하면 내색한다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 있었어
참고로 나는 어렸을 때부타 친구 집에도 놀러 잘 안 갔고, 다른 사람 집에 함부로 가는 거 아니라고 배워서 누군가의 집에 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뭔가 실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안 하는데, 저 여자는 그게 아니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너무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어.
돈 이야기를 하자면
결혼할 때 생활비로 1억 정도를 들고 왔고, 그 돈은 이미 소진 상태야. 아무튼 집에 융자랑 생활비랑 있고 한데, 시댁은 그걸 버거워하는 상태고, 그 집에 짐도 있어서 당장 이사도 못 가.
아무튼 몇 년 동안의 일을 몇 가지 말하자면
1. 우리 부모님 명의로 대출을 한 다음, 시댁에서 이자도 내고 원금도 갚을 테니 대출을 부탁한 것
나는 처음에 이 이야기가 뭔 소린가 했어... 이게 가능하긴 한 거야..? 그래, 떼어 먹지 않으실 분들이라고 해도, 어찌 되었든 저런 식으로 대출을 부탁한다는 거 자체가 난 이해가 안 가. 심지어 예전에 나 미국 와서 차 사려고 했는데, 차 사는 거 미루면서 그 돈도 시댁으로 갔지...
2. 남편은 우리 집 유산을 이야기해
그래, 상황이 급하면 그럴 수 있지. 남편이 항상 하는 말이 있어.
"지금 유산을 받아서 도움을 주신다면 감사함이 100이겠지만, 후일 안정되고 나서 내가 유산을 받는다면 감사함이 20일 거야."
하... 솔직히, 나한테 먼저 유산 이야기를 꺼냈다는 게 너무 기분이 나빠서 "우리 부모님이 무슨 돈 찍는 공장이냐?"라고 했더니, 남편은 "자기 부모님은 자기들한테 너희 집에서 받은 돈보다 더 큰돈 쓰고 그랬다"면서, 내가 '공장'이라고 한 말을 더 기분 나빠 하더라.
아니, 부모님 멀쩡히 살아 계시는데 유산이라니? 그리고 감사함을 저렇게 친절하게 점수로 말해서 어쩌자는 거야?
그래서 나중에는 덜 고마울 거라고..?
나는 시댁 돈 생각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안 그럴 건데. 내가 저런 말 듣고 서운하게 안 느끼는 게 이상한 거야?
나는 싸우기 싫고, 감정 상하기 싫어서 일단 아무 말 안 하거든?
그럼 나는 그냥 이유 없이 기분 나쁜 사람이 되어 있고, 남편은 내가 나쁘다고 몰아가.
3. 우리 부모님이 돈을 빌려주고 싶으실까?
남편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근데 우리 부모님이 아주버님이 여자 데리고 와서 동거하는 거 알고 있고, 그렇다고 시어머니가 나한테 엄청 살갑게 하시는 것도 아니야.
세상에 어느 부모가 그 상황에서 돈을 주고 싶겠어?
결혼한 딸이 동거하는 아주버님이랑 같이 살으라고? (참고로 난 동거 나쁘게 안 봐.)
남편은 내가 아주버님이랑 저 여자 사는 걸로 불편해하는데,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것도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있는데, 아무튼 다 제쳐두고 보면, 딸이 온전히 사위랑 사는 집도 아니고, 아무리 아주버님 명의라고 하지만 결국엔 시댁 소유의 집인데.
빌려주시기 쉽지 않으시지.
나는 우리 부모님 입장이 이해돼. 이게 딸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상황이 너무 복잡하고 좋지 않잖아.
남편의 생각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서운할 수도 있지. (그렇다고 남편한테 우리 집에서 돈을 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냐.)
근데 남편은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이후로 우리 부모님께 연락도 잘 안 해.
난 그게 너무 속 보인다고 느껴져.
바빠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문자라도 하면 되잖아.
내가 문자라도 하라고 했는데 안 한 거 같아.
참고로 나는 그 전부터 시어머니가 나 싫어하셔서 연락을 완전히 끊지는 않아도, 문자로만이라도 연락드렸어. (내가 시어머니한테 데이고 나서, 전화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려서 전화를 못 하겠어.)
근데 시어머니는 내 문자에 답도 안 하셔. 그래도 명절이나 중요한 날에는 나는 안부 문자 드려. 답을 주시건 안 주시건.
아무튼 남편은 내가 나쁘다고, 이상하다고 하는데, 내가 정말 그렇게 이상한 거야? 우리 집이 그렇게 나빠?
컴퓨터로 작성한 거라 가독성이 떨어진 거 같은데 고쳐 봤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