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우물, 수세식 변기통 하재청 내가 빼 던진 눈알이 하늘에 매달렸네 하늘로 가는 징검다리가 집집마다 뻥 뚫려 웃고 있네 차 오른 변기통 물 속에서 어제 거꾸로 몸을 던진 옆집 남자가 웃고 있네 하늘로 가는 징검다리는 허공에 떠 있기 위해 가벼워지고 잠시 가벼워진 군살을 위해 부서지며 차 오르는 달 우물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 긴 밧줄을 내린다 어, 낚시 줄에 걸려 올라오는 두레박 안에서 웃는 아버지의 얼굴 달은 아버지의 얼굴을 닮았다 - [시와 사상] 2004년 가을호
달, 우물, 수세식 변기통
달, 우물, 수세식 변기통
하재청
내가 빼 던진 눈알이
하늘에 매달렸네
하늘로 가는 징검다리가
집집마다 뻥 뚫려 웃고 있네
차 오른 변기통 물 속에서
어제 거꾸로 몸을 던진
옆집 남자가 웃고 있네
하늘로 가는 징검다리는
허공에 떠 있기 위해
가벼워지고
잠시
가벼워진 군살을 위해
부서지며 차 오르는 달
우물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 긴 밧줄을 내린다
어, 낚시 줄에 걸려 올라오는
두레박 안에서 웃는
아버지의 얼굴
달은 아버지의 얼굴을 닮았다
- [시와 사상] 2004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