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주는 엄마(후기포함)

ㅇㅇ2025.03.13
조회20,782

제목 그대로 엄마가 약을 주지 않아요.(일반 의약품, 전문 의약품 둘 다)

저는 현재 17살인데 약국에서 조제된 전문 의약품은 7살 이후로 안 먹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안 먹은 지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초등 때 발가락이 골절돼서 병원에서 약을 처방해 줬을 때(아마 진통제, 소염제 계열이였을 거예요), 초등 때 독감에 쎄게 걸려서 엄청나게 고생했을 때, 작년에 코ㄹ나에 걸려서 인후통이 너무 심했을 때 등등 제가 의약품이 필요한 모든 순간마다 약은 화학이라 먹으면 몸 다 망가진다고 병원에 가면 병을 낫고 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병을 얻어 온다며 약을 주지 않고 아플 때마다 미제 영양제를 줬어요.

그런데 영양제는 영양제지 진통제가 아니라서 그 값비싼 미제 영양제를 먹는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전혀 없었어요.

이번에 감기가 독하고 엄청 유행이라 저도 감기 걸려서 너무 기운 없고 인후통 생기고 두통 생기길래 집에 있던 타이레놀 콜드 딱 1알 먹었는데 엄마가 타이레놀 콜드 꺼내져 있는 것 보고서 저한테 엄청 뭐라했네요..

그리고 아플 때 약을 안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병원에도 안 데려갔어요.

사실 병원에 가긴 갔어요. 그런데 그때는 학교를 결석해서 병원 진료확인서 떼와야 하는 것 때문에 간 거고 진료확인서 떼 오라는 말이 없었더라면 엄마는 절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을 거예요.

지난번 아기가 많이 아픈데도 제때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이지 않았다가 결국 병이 훨씬 악화되는 바람에 몸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져 버린 사례를 봐서 저도 만약 그렇게 될까 봐 겁나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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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올려놓고 며칠 못 본 사이 오늘의 판이 되었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제 사연에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다 답글을 드리고 싶은데 댓글이 너무 많아서 그러지 못할 것 같아 후기를 작성하며 해 주신 조언과,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던 점에 대해 답변 드리고자 합니다.
몇몇 분들이 본문에 언급된 집에 있는 타이레놀 콜드가 엄마는 약 절대 안 주는데도 불구하고 어디서 나왔는지 의아해 하셨는데, 일단 그 타이레놀 콜드는 확실하진 않지만 22년 말~23년쯤부터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복용기한은 아직 안 지났어요) 저나 저희 아빠가 산 건 아니고 엄마가 산 거 같은데.. 저도 의약품 그렇게 싫어하는 엄마가 타이레놀 콜드는 왜 산 건지 모르겠네요.
제가 엄마가 어쩌다가 의약품을 안 주게 된 건지 7살이였던 2015년 말로 기억을 되돌려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2015년 연말 전까지만 해도 전 어려서 면역력이 약했던 건지 감기를 달고 살았어서 자주 이비인후과나 소아청소년과에 갔던 걸로 기억해요. 그때까지만 해도 거기서 조그마한 병에 든 물약? 이랑 항생제랑 엄청 달달한 포도맛 나는 부루펜 해열제 같은 것도 처방받아 먹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그런데 2015년 말, 엄마가 어디서 미제 영양제 같은 것들을 알아와서 약 안 먹어도 된다고 그 영양제가 천연 항생제라면서 일반 의약품, 전문 의약품들을 안 먹이고 그 미제 영양제를 먹이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해요. (제가 너무 어린 나이였고 10년 전 기억이라 엄청 자세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런 시나리오였던 것 같습니다)
용돈으로 병원 몰래 혼자 가라고도 해 주셨는데, 제가 용돈을 받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이것저것 하다 보면 병원비로 쓰기엔 많이 빠듯해서 일반 병원보다 진료비가 저렴하다고 하셨던 동네 보건소 갈지도 고려 중이예요.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현재 17살인데 7살 때부터 이랬던 거라 의약품은 꼭 먹어야 하는 거라고 말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고, 엄마의 생각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이런 비슷한 일들이 뉴스에 제보되어 다루어지는 걸 봐서 kbs, sbs, mbc, ytn, jtbc, 연합뉴스 등등 여러 유명 언론사 뉴스에 제보해서 해결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저의 이야기를 수많은 국민분들이 보시는 언론사 뉴스 제보하는 게 난생처음이라 긴장되고 걱정되기도 해서.. 이 방법은 좀 더 많이 깊이있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일단 긴 글 읽어주시고 저의 사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