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태어나 탯줄을 묻은 땅 크면서, 기어다니고 걸어다니며 지렁이와 강아지와 함께 놀던 땅 이땅에서 누나는 파초도 장미도 접시꽃도 심었다.
감나무에 까치밥만 달려 있던 가을날 국화 향기만이 지독하게 깔려 있는 이곳에서 누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시집을 갔다 다음 해에 형님은 싱글벙글거리며 장가도 들었다 그 대는 이땅이 읍내 장터보다 더 좋아 보였다.
세월을 삼키며 잡초를 토해 내던 이곳에서 아버님께서는 쓰러지셨고 만가가 무겁게 울려 퍼지며 지신을 밟아 죽이듯 빈 마당을 몇 바퀴 돌며 상여가 뜨던 날에도 나는 땅속 깊이 스며드는 눈물 자국을 보며 손톱으로 흙의 체온을 내어 보았다
엄마의 손을 잡고 이사 나오던 날 나는 엄마의 애틋한 눈물을 보았다 손때 묻은 문설주와 이땅을 악착같이 지키시려던 가녀린 정성으로 잡귀를 물리치고 액운도 쫓아내려고 대문 앞에 소금을 뿌리시며 헷쉐- 헷쉐- 하시던 땅 가족의 무병 장수를 기원하며 귀신을 찾아 음복을 나누어 주시던 고씨네- 고씨네- 하시던 땅.
엄마의 땅
엄마의 땅
공영구
얼마나 그리움에 젖어
다져 온 마음인지
생각만 해도 늘 편안하다.
내가 세상에서 태어나 탯줄을 묻은 땅
크면서, 기어다니고 걸어다니며
지렁이와 강아지와 함께 놀던 땅
이땅에서 누나는 파초도 장미도
접시꽃도 심었다.
감나무에 까치밥만 달려 있던 가을날
국화 향기만이 지독하게 깔려 있는 이곳에서
누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시집을 갔다
다음 해에 형님은 싱글벙글거리며
장가도 들었다
그 대는 이땅이 읍내 장터보다 더 좋아 보였다.
세월을 삼키며 잡초를 토해 내던 이곳에서
아버님께서는 쓰러지셨고
만가가 무겁게 울려 퍼지며
지신을 밟아 죽이듯 빈 마당을
몇 바퀴 돌며 상여가 뜨던 날에도
나는 땅속 깊이 스며드는 눈물 자국을 보며
손톱으로 흙의 체온을 내어 보았다
엄마의 손을 잡고 이사 나오던 날
나는 엄마의 애틋한 눈물을 보았다
손때 묻은 문설주와 이땅을
악착같이 지키시려던 가녀린 정성으로
잡귀를 물리치고
액운도 쫓아내려고
대문 앞에 소금을 뿌리시며
헷쉐- 헷쉐- 하시던 땅
가족의 무병 장수를 기원하며
귀신을 찾아 음복을 나누어 주시던
고씨네- 고씨네- 하시던 땅.
마당은 바로 고향의 품이요
언제 보아도 넓고도 포근한
엄마의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