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스트 보이프렌드

님프이나2009.01.26
조회493
 

“같은 20대니까 우리 친구해요.”


이를테면 그가 사귀자고 말하는 것일까?

"좋아요.”


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중에 클럽에서 한 잔할래요?”


“클럽이요?” 

“네, 나중엔 진짜 제 요트도 함께 타고 싶어요. 그럼, 이만!”


“날 쳐다보는 눈 빛 봤지?”

해진은 호텔 셔틀버스 정거장까지 부측 해준 미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곤 미노의 핸드폰 넘버가 메모된 폰을 설레는 맘으로 꼭 붙잡았다. 문미노란 남자가 해진의 핸드폰에 자신의 폰넘버를 찍어 놓곤 날름 사라져버린 것이다. 해진은 멍하니 꿈을 꾸는 것만 같았고 그것을 에푸에푸하며 응급센터에서 걸어 나오는 새롬에게 말해버렸다. 꼭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


“에이씨, 아까 그 멋진 오빠가 그 꿈속의 남자였어? 결국, 찾았구나.”

해진에게 구조의 기회를 빼앗기고 응급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깨어 난 새롬은 다시 한 번 쿨럭 거렸다.


“넌 어땠어?”

“꿈 깼지 뭐. 완전 아저씨더라고. 난 얘들도 싫지만 니끼한 아저씨들도 싫어. 그래서 나 결심했다.”


“뭔데?”

미지의 남자에게 선택되기 위해 깜찍할 정도로 나이를 속인 해진은 핸드폰을 흔들거리며 새롬을 바라보았다. 파티장에서도 파도에서도 언뜻언뜻 스치기만 했던 그 남자를 결국 해진이 눈앞에서 만난 것이다.


“이런 말 있지? 공주는 눈을 떠서 첫 번째 본 남자와 결혼한다. 나 꼭 장윤주 언니처럼 예쁘고 멋져져서 진짜 왕자를 찾을 거야. 그 때까지 열심히 예뻐져야지! 많이많이 예뻐져서 다시 한 번 물에 빠진 다음 멋지게 눈을 뜰 거다….”


“어떻게 하면 장윤주처럼 될 수 있을까? 장윤주처럼 먹으면? 장윤주처럼 걸으면? 장윤주처럼 노래하면?”

장윤주는 새롬과 해진의 도달 목표, 새롬은 꼭 모델 장윤주처럼 돼서 멋진 남자를 만나고 싶었고 이미 만난 해진은 당장이라도 그렇게 돼서 멋진 남자 문미노를 평생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오늘부터 전부 다해야지.”

“전부?”


새롬의 말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여행 가방에 장윤주 언니의 음반CD가 있다. 세계 각국을 모델활동을 하며 돌아다닌 언니는 그간 익힌 국제 감각으로 노래를 부르며 음반을 냈다. 트렁크 가방에는 언니의 화보집과 언니가 포샵 된 잡지도 있다. 일단 언니의 노래를 듣고 언니를 따라 옷을 입기로 해진은 새롬과 함께 결심했다. 빠른 시일 내에. 해진은 새롬 보다 더 급했다. 문미노를 만나기 위해, 첫데이트를 하기 위해 우선 예뻐져야 한다. 지금도 예쁘지만 더 예뻐져야 한다. 몇 년 있으면 해진도 이십대가 되겠지만 해진은 이번 여름에 우선 근사한 이십대 젊은 여성이 되어 미노를 사로잡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모두!”

“Have a nice day~♡ ”

그래서 함께 하이파이브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