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후 한달, 계속 다니는 게 맞을까요? (긴글죄송)

쓰니2025.03.30
조회31,250
작년 5월 약 6년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실업급여 7개월 수령,약 2개월간 쉬면서 취업준비해서 재취업에 성공한지 이제 막 한 달 조금 넘었습니다.
나이는 이제 서른 됐습니다.일은 고졸 취업해서 사무직만 10년 했어요.
하는 일은 그냥 온라인 판매 MD 겸 경리 사무직이에요.전화 상담하고 견적서 보내고, 온라인, 메일 주문건 전표입력하고 발주하고 뭐... 그런 일입니다.
20살초에 다녔던 회사에서 상사들때문에 많이 힘들었기 때문인지일이 좀 힘들어도 사람이 좋으면 좋은거다라는 생각이 큽니다.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상사들때문에 스트레스로 생리불순, 우울증도 심하게 왔었거든요.
취업 불황인 요즘에 이력서 10개 넣으면 그 중 면접은 1-2번이고 나머지는 서류 탈락, 아니면 이력서 열람조차 안 하는 회사도 많더라구요.와중에 감사하게도 취업이 되어 한 달 정도 다니고 있습니다.5인 미만 기업이지만, 연월차 등 복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사무직 치고는 급여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사무직은 사실 경력이랄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경력 인정 해주시고(연봉 올려서 옴)식대는 미지원이지만 매일 다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 가끔 간단하게 사먹거나 도시락 싸고 다니면 괜찮더라구요. 그만큼 저녁 외식, 배달을 줄여서 오히려 나은 거 같기도 해요.
직원분들도 다 좋아요.사장님과 사무실이 분리 되어 있고, 일에 간섭이 없으십니다.(이전 회사는 사무실, 현장에 cctv가 있었음.)제 위로 대리님 둘, 부장님 한 분이신데 다 착하신 거 같고 좋아요.다들 일 잘하고, 농땡이 안 피우고, 진짜진짜 너무 좋아요.부장님은 제가 실수하고 힘들어 할 때 그래도 잘 해주고 있다고 얘기도 해주시고,사고 친 이후에 대리님들도 카톡으로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고 위로해주시고 같이 산책도 가자고 해주시고...사무실 환경도 여러모로 예전보다 좋아서 다 만족합니다. 위치도 만족하고요.
여기까지 보면 정말 괜찮은 곳에 재취업했다고 저도 생각하지만,문제는 제가 일을 못 따라가는 거 같습니다.한가한 회사에서만 일을 하다 와서 그런지, 제가 감당하기엔 업무량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발주, 견적, 전화상담, 기타 상담, 업무 등등...대리님들이 일부 업무를 같이 부담해주시는데도 당일에 다 못끝내고 퇴근해서 다음날까지 이어지고, 그럼 그 다음날도 업무가 밀리고.... (그렇다고 저를 혼내거나 하진 않아요.)야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6시 되면 불 끕니다. 집에 가자고.그냥 너무 바쁜 거 같아요. 카톡 한 번 열 시간 없고, 정말 화장실만 갔다와서 일만 합니다.여태 다녔던 회사에서 일 못한다는 소리 들은적 없고, 나름 일머리 있다고 생각하고,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여기서 업무량을 따라가지 못하니까 요즘 제가 너무 폐급같고 자괴감이 들어요.자꾸 우울해지고, 토요일 저녁부터 회사 갈 생각에 우울해집니다...바쁘다보니 자잘한 실수가 계속 발생하고(물론 신경써서 고쳐나가고 있습니다)한 달차에 대형 사고도 벌써 두 건이나 쳤습니다... ㅠㅠ
저 뽑을 때 공고에 2명을 뽑는다고 했었고,실제로 현재도 지금 공고는 올라가있는 상태입니다.저 출근 시작하고 2명이 왔다가 하루, 이틀하고 나갔어요.저 뽑기 전에도 한 3명정도가 한달 미만으로 근무하고 나간 거 같습니다.
대리님 두 분 다 5년차 이상이신데, 그 아래로 저에요.중간 연차가 없습니다.대리님 두 분은 다 저보다 어리구요.
근데..... 저는 진짜 너무 바쁜데 사람을 안 뽑아요...면접을 저 입사하고 면접 보는 거 딱 1번 봤습니다. 이력서가 안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면접 조차 안 보니까 사람을 뽑을 생각이 없는건가 싶습니다...
일이 좀 익숙해지고, 사람 한 명 더 들어오면 좀 더 수월하겠지. 그럼 덜 바빠질테니까 더 더 꼼꼼히 보고 실수도 줄일 수 있겠지.하고 한 달을 다녔는데 사람 뽑을 생각을 안하니까 미치겠습니다...신입이라 진짜 뽑긴 하는건지 물어보기도 눈치 보이고요.
"직장 동료들은 다 너무 좋고, 요즘에 취업도 힘들고, 급여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냥 다니자."라는 마음과"일 자체는 어느정도 익혔는데도 이렇게 실수가 많이 나는데, 과연 시간이 지난다고 이 일을 내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을까? 지금도 손목 나갈 거 같은데? 사실 나는 그냥을 일을 개못하는 폐급이고 두세 달이 지나도 일을 적응하지 못하고 이모양이면 어떡하지? 부장님, 대리님들도 나랑 일하는게 힘드신 거 아닐까?"라는 마음때문에 힘들어요.
제가 너무 오래 놀아서, 더 놀고 싶은 마음에 게을러서 그런 생각이 더 드는 건지....한가한 회사에서 적당히 개인시간 보내면서 일해왔어서 진짜 근무시간에 일만 하는 회사에 적응을 못하는 건지...
그냥 급여를 조금 덜 받을 것과 직장 동료들이 어떤 사람일지 모르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빨리 그만두고 새 직장을 찾을지, 그냥 다니는 게 맞는지 고민입니다.친구들 의견은 "요즘 취업도 힘든데 더 다녀봐라. 아직 한 달이면 적응기간인데 실수가 날 수도 있다. 너 적응하면 잘할거니까 다녀라." 반, "벌써부터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하고 업무량이 딱 봐도 많아 보이는데 사람도 안 뽑을 거 같으면 빨리 그만둬라 추노꾼이 많고 중간 연차가 없는데는 이유가 있다." 반입니다.일단은 죽이되든 밥이되든 딱 세 달, 수습기간(급여는 100%)만 다녀보자. 라는 마음이긴 해요. 요즘 취업이 진짜 어려워서.
할만한데? 아씨X아닌듯. 할만한데? 아닌듯.이걸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해요. ㅋㅋㅋㅋ ㅠㅠㅠ기술이나 배울걸. 이제와서 기술 배우면 많이 늦었겠지. 싶기도 하고...(할 줄 아는 기술? 은 포토샵 일러 정도입니다... 근데 미적 감각 이런 건 없어요.ㅋㅋ)
여러분이라면 계속 다닐 것 같나요?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다른데 찾아볼 것 같나요?솔직히 이제 막 회사를 옮겨 다니기에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닌지라 고민이 크네요...아직도 나잇값 못하고 그냥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징징대는 거 같고, 이런 고민을 혼자 결정 내리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상담하고 다니고, 이런 제 행동들이 모두 다 자괴감이 드는 요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