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혼이 쉬울줄 알았다

ㅇㅇ2025.04.01
조회89,322
10년연애 4년간의 결혼생활
끝이 보일줄 알았지만 막상 끝이 다가오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앞으로 밥벌이나 그런것들이 두려운건 아니다.
오히려 철밥통 직업이라 나한몸 건사하는데는 아무 문제도 없다.
다만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다.


연애때부터 잘맞은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전 연애에서는 1년에 한번을 싸울까 말까했던 나인데
얘랑은 그렇게도 부딪히고 울었다.

우유부단하고 눈치보고 소심한 삶을 살아온 나는
늘 당당하고 할말 다하고 사는 너가 신기하고도 멋있었다.
세심하고 성실한 모습이 존경스럽기도 했다.

그런 나를 리드하는 네가
믿음직스러웠고 그만큼 힘이 되어줄거라 생각했다.

친구도 안만나고 집 회사 헬스만 오고갔던 너라면
나만 생각하고 봐라봐줄줄 알았다.


너무 서로가 익숙해졌던 걸까
어느새 너의 세심함은 예민함으로 변해있었고
성실했던만큼 꾸준하게 나를 코너로 몰아갔다.
나의 모든 행동들에 점수를 매겼던 너니까.

매일 내가하는 집안일들이
매일 내가하는 회사생활들이
매일 내 얼굴만 보면 그렇게 짜증을 내고 투명인간 취급했다.
넌 항상 나는 되고 너는 안돼. 그래서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난 매일같이 퇴근하자마자 집안일하고
잘보이고 싶어 애를 썼다.
친구와의 약속도 회식도 1년에 두어번 있을까 말까였다.
모른척하며 살다보면 나아지겠지 했다.

어느날인가, 간만에 너와의 저녁 외식 약속을 잡고
회사 근처에서 기다리라는 연락에
조금이라도 예뻐보이고싶어 거울로 화장을 고치고 있는데
너는 그 모습을 보고 화부터 내더라.
그렇게 사람이 많은곳에서 사람부터 안찾고 뭐하냐고 화를 내더라.

화장고치기 시작한지 채 2분도 안됐을텐데 말이다..
그게 뭐가 그렇게 화가 날까,
저녁 먹는 내내 서로 한마디도 안하면서
계속 곰곰히 생각했다.

이건 그냥 내가 꼴보기 싫은거다.
아니고서야 넌 나에게 이럴 수가 없다.

다른 안좋은 일들까지 겹겹이 겹쳐지니
우울증에 공황장애 판단까지 받았다.
못버티겠더라. 못살겠더라.


너는 카톡을 주고받으며 또 뭐가 그렇게 짜증이 나있더라.
이혼하고싶어하냐고 얘기를 하라고 보채더라.
이쯤되니 너가 더 원하는것 같더라.


그래, 그래서 하자했다 이혼.


근데 왜 이제와서 당황하고 무서워하고 싹싹비는건지 모르겠다
왜 갑자기 잘해주면서 이혼을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
내가 본 너는 나만 없으면 될 사람같았다.

근데 너는 내 약점을 너무 잘안다.
동정심으로 승부하니 마음이 너무 무너진다.
그동안 바래왔던 말과 행동들을 매일 달콤하게 퍼붓는다.
반년째 혼자 모든 집안일도 다하기 시작했다.
그냥 나만 돌아오면 된댄다.
그치만 기쁘기 보다 슬프다.


이제와서 소용없다해도
죽을거라 소리치니 너무 겁이난다.
나도 이런 내가 병신같다.
그렇다고 이 친구와의 행복한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그냥 내가 죽는게 오히려 깔끔하게 끝낼수있으려나 생각만 든다.

가족도 친구도 정신과도 털어놓을곳은없고 너무 무섭다.

댓글 89

ㅋㅋㅋㅋ오래 전

Best참네...본인이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말고요. 뒤돌아보지말고 짐싸서 그집나와요. 지금 님이 그집에서 같이지내는것도 님의 미련이고 그사람이 당신을 그렇게 만든게 아니고 당신이 그렇게해도 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만든겁니다. 글쓴이같은 사람은 코드맞는 사람만나면 더 빛날수있는 사람인데 다른이에게 모질게 못하는 성향이 있는것도같은데 그걸 자기죽는거 모르고 계속 그렇게살면 님이 죽어요. 이혼하고 누굴 만나더라도 누군가에게 맞추기보단 본인의 스타일을 인정해주는 사람이랑 놀아요. 배려는 하되 헌신은 하지말고요. 이런말해봐야 씨알도 안맥힐거같지만 언능 그집서 나오고 본인을 좀더 소중히 대해요. 왜 눈치를 보고살어~ 하고싶은거 다하고 살아요.

오래 전

Best샌드백이 없어질까봐 저러는 거죠, 뭐 싹싹 빈다고 사람이 달라지나요? 그때뿐이지! 이혼하시고 홀가분해지면 내가 왜 그러고 살았나 싶으실걸요?

ㅇㅇ오래 전

Best그 사람 안 죽어요 그리고 죽는다 해도 님 잘못 아니예요. 사람 안 변합니다 결심 섰을 때 뒤도 돌아보지말고 하루빨리 갈라서세요.

ㅇㅇ오래 전

Best옭아매놓고 평생 괴롭히려고 저ㅈㄹ 하는거임. 내로남불에 가학,통제가 저인간의 본질임. 님이 도망가명 그짓거리 못하니까 잠시 저러는 거임. 사랑은 절대 아님.

ㅎㅎ오래 전

Best자기한테 맞는 감정쓰레기통이 없어지는건데 열심히 노력하겠죠.직장도 철밥통이라면서요. 그런 쓰레기통 찾는게 어디 쉬운가요.

나는나오래 전

15년 살았고.. 담주 법원갑니다.. 님 글 제 얘기 같네요. 23살 결혼해 애 둘낳고 일도 하고 다 했는데 뭐 한게 있냐며 핀잔주는 남의사람 이혼하자 하니 이제서야 사랑타령 하는데 더 마음이 식어버리네요 ..

ㅇㅇ오래 전

이 글 그대로 보내세요. 글에서 감정이 세세히 느껴지네요. 이런 감정인걸 알면 놔줘야지. 행복해지게 해줘야지.

uyfvek오래 전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저두 비슷한 상황에 놓여 연애,결혼 합쳐 20년 가까이 살다가..한번 폭발해서 시댁식구 다 있는 곳에서 미친년처럼 소리지르고 다음날 남편한테..마음에 담아둔 말을 차분하게 꺼냈습니다..너의 모든 인생에 나는 없어도 되는 사람같다고...10년 넘게 아이 내가 다 키워서 이제는 엄마손이 없어도 잘 클테니 나만 이 집에서 빠져주겠다고..그래도 아직 이혼은 못했네요...남편도..달라진 건 없습니다. 다만 제가 변했어요..그 얘기를 쏟아놓은 후로 더 이상 남편 눈치를 안보기 시작했네요..맘도 한결 편하구요~ 왜 20년을 나는 이사람한테만 이렇게 살았나..억울하지만 어차피 이혼 못하는거면 남은 인생은 나만 보며 살려구요

오오오래 전

정말 댓글 처음 달아봅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과정으로 이혼 결심하여 결심부터 헤어지는 날까지 1년 반 더 걸렸습니다. 돈 문제는 더 나중에 해결 되었지만요.. 4년 연애하고 결혼생활 3년 했습니다 결혼생활 힘들어도 뭔지 잘 모르고 일도 집안일도 제가 더 하면 그만이고, 상대방이 예민해하거나 피곤해 할때 여유있는 제가 더 받아주고 맞춰주면 된다고 생각 했어요 시간이 지나니 뭐든 다 당연 해지고 더 많은것을 요구해지는게 당연해지고 반대로 제가 뭘 요구하면 뭐든 불가능해졌죠 (둘만의 여행 데이트 귀찮아서 안감, 친정 엄마, 동성15년 친구 여행 못가게함, 친구 만나면 친구들이 제 눈치보며 먼저 집에 보내줄정도.., 돈쓰는거 일일히 내역 확인해서 눈치주고(커피 한잔 사마심)다음날 마음대로 카드 한도 줄임, 친정 무시하고 만만하게 보는 등…) 결국 우울증 등등 정신 질환으로 병원 다니기 시작하며 결심하고 이혼 요구 했더니 그동안 저를 마음대로 했던 그 말들로 가스라이팅하고 이혼 안하려고 별 짓을 다하더라고요.. 과정이 정말 정말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일단 저희 친정까지 무시하는 모습보며 너무 멀리가고있구나 싶고 그것까지 참을 수 없었어요. 저를 사랑해주고 좋아해주는 가족 친구들이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속상해하고 슬퍼할까 하는 생각에 내가 행복해지려면.. 덜 불행하려면 이혼 해야하는구나 다짐하며 계속 이혼하려고 노력했어요 지금 벗어난지 1년, 모두 정리된지는 6개월 지났거든요? 그동안 꽤 오랜시간동안 억압되어 생각이나 많은것을 지배당하다 점점 벗어나니 내가 이런사람이었지 깨닳고요, 이혼 한것을 단 한시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최근에 그랬어요 이혼은 절대 후회 하지않는다 결혼을 후회한다 했어요 괜히 글이 길어지네요 이혼하세요 소중한 본인을 잃지마세요.. 이겨내시면 꼭 덜 불행해지고 조금 행복해지는 시간이 자주 더 자주 생깁니다

후루룩오래 전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피해자

ㅇㅇ오래 전

겨우 이런거 가지고 ㅈㅅ 운운하냐? 이혼하고 남편놈 무너지는거 봐야하지 않겠어? 억울해서라도.

ㅇㅇ오래 전

쉽지. 당신 마음이 오락가락해서 그런거지. 당신 남편도 그걸 아니까 매달리는거고. 결론을 못내리니까 여기에 글 올리는거고.

오래 전

나랑 상황이 같네 연애기간도 결혼기간은 내가 2년 길어 지금이라도 결단 한 용기가 멋지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지 내 사지 다 잘라내는 기분일텐데 너무 오래 한사람만 만나서 다들 이렇게 사는거지 했는데 사랑받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많더라 니가 똑똑한거야 이제부터 그 사람 말고 너를 사랑하면서 살아

ㅇㅇ오래 전

이혼숙려캠프 같은데 나온사람들도 그렇고 연애땐 괜찮았냐고 하는 질문에 다들 아니라고 하면서 도대체 왜 꾸역꾸역 결혼을 하는거지? 결혼만 하면 갑저기 마법처럼 사람이 변할줄 알았나? 진짜 어마어마한 남미새다

ㅇㅇ오래 전

자신의 쓰레기통이 사라지려고 하니까 급 변덕떠는거지 금새 원래대로 돌아갈 거예요. 정리하세요. 남은 인생 못해도 수십년은 될 텐데 그런 애랑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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