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 때문에 파혼했는데 잘했다고 해주세요..

ㅇㅇ2025.04.02
조회309,464

안녕하세요.
주말에 파혼통보 하고 마음정리 중인데 제 친구들은 애도 아니고 고작 그런걸로 파혼까지 갈 일이냐며 배잡고 웃길래 공감 받고싶어 글 써요.

사실, 순대국 하나 때문은 아니고 그간 연애하면서 쎄한 부분은 있었어요. 그래도 만나온 정이 있으니 눈감고 모른척 합리화 했었죠.
그러다 주말, 순대국을 오랜만에 같이 먹는데 저도 남친도 순대를 좋아해요. 남친은 순대를 좋아해서 순대국이 나오자마자 순대부터 골라먹는 스타일이고, 저는 좋아하는건 아껴먹는 스타일이라 순대를 나중에 먹고요.
평소대로 남친은 순대부터 먹다보니 본인 뚝배기에 있는 순대는 다 먹었고 제 뚝배기에는 순대가 그대로 있었죠.
각자 밥 열중해서 먹고 있는데 저한테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젓가락으로 제 뚝배기에 순대를 쏙 집어먹는거에요.

여기서부터 대화체로 쓰자면,
저: 뭐야...?
남친: 순대 안 먹길래
저: 나 아껴먹는건데..나 순대 좋아하잖아
남친: 아껴먹는다고 말 안 했으니까 몰랐지.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되지 순대 하나에 이렇게 몇마디 주고받을 일이야?ㅋㅋ
저: 아니 순대가 아니라 배려의 문제잖아..적어도 먹어도 되냐 물오는 보는게 매너잖아.. 내가 아껴먹는거다 미리 말할게 아니라 순대 안 먹으면 내가 먹어도 되냐고 자기가 나한테 미리 말을 하는게 맞지
남친: 순대 하나에 뭐 별..순대 평소에 많이 못 먹어봤어? 순대 하나 덜 먹어서 억장이 무너져?
저: 사과 할 생각은 없는거지? 나 먼저 갈게 집가서 연락할게.

그리고 집 오는길에 곰곰히 생각해보고 파혼했어요.
친구들은 순대 뺏어먹었다고 파혼하는거냐 웃기다며 웃는데 순대 고작 한 알 뺏겨서 파혼하는게 아니라 그 작은 행동 하나가, 고작 순대 한 알 만큼 조차 날 배려하지 않는데 그 힘든 결혼생활을 서로 배려하며 의지하며 살 수 있을까 없을 것 같다 는 확신이 들었어요.
결혼하고 살다보면 서로 힘든 일 있더라도, 맛있는거 상대방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고 내가 힘들면 상대도 힘들겠거니, 내가 좋으면 상대방도 좋겠거니 입장바꿔 생각하며 챙겨주고 알콩달콩 사는게 그게 부부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부부가 절대 못 될거 같았어요.

한 발 양보해서, 자기도 모르게 순대를 집어먹었다 하더라도 아껴먹으려고 안 먹고 남겨놓은거다 하면 사과하면 그만인건데 아껴먹는 중이라고 미리 고지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며 본인 잘못 인정 안 하고 탓하기, 사람은 기분나빠 있는데 끝까지 사과는 커녕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가기 등 갈등해결 방식도 배우자로서 좋은 방법은 아니라 생각되고요..

이제 헤어졌으니 전남친이지만 전남친도 제 주변도 저보고 초딩이냐 순대 뺏겼다고 헤어지게 하며 비웃기만 하네요.
순대 사주면 되는거 아니냐 순대를 아주 한 박스 사줄테니 적당히 자존심 세우고 못이기는척 굽히는 맛이 있어야 현명한 여자라고 계속 연락은 옵니다.

어쨋든 남들이 뭐라 하든 제 인생이고 제 미래니 제가 선택하는거라 휩쓸릴 생각은 없는데 다른 제3자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저 유치해 보이시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