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현재 고3이에요
처음에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때부터 진로를 의료계쪽으로 정했다가 이번해 초에 수의쪽으로 진로를 바꾸게 되어 현재는 정시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3월에 친구와 함께 대학로에 뮤지컬을 보러갔다가 그 뮤지컬에 반해서 고3이 된 지금까지도 꾸준히 뮤지컬을 보러 다니곤 해요
처음에는 그냥 재밌으니까 건물 하나마다 휙휙 바뀌는 배경과 상황 시대 그리고 그런 것들에 몰입하고 진짜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며 연기하는 게 신기하니까 이야기가 참신하고 넘버가 좋으니까 라는 마음으로 봤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무대에 선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말도 안 되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진지한 고민으로 바뀐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니까 작년이죠 새로 사귀어 일년 내내 같이 붙어다닌 친구가 작년 12월쯤에 갑자기 연기쪽으로 가기로 결심했다며 연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저랑 같이 뮤지컬 얘기를 종종 나눴던 터라 뮤지컬을 좋아하는 건 알고있었지만 그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줄은 몰랐기에 꽤나 놀랐습니다
저도 그쪽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던 시기라서 신기하다 재밌겠다 정도였는데 점점 뭔가...본인이 하고싶은 걸 찾아가는 게 멋지다는 생각도 들고, 좋아하는 걸 더 파고들 수 있어서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묘하게 질투가 되는겁니다
그 친구 자체를 질투한다기보다는 본인이 원하고 흥미있어 하는 길로 간다는 거 자체가 되게 부러우면서 묘하게 동태눈으로 힘들다 힘들다 거리면서 숙제 공부에 치여사는 제 현실이랑 대비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진로를 수의계로 정한 건 물론 제가 동물을 사랑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굳이 결정적인 이유를 꼽아보자면 하고싶은 게 없기 때문이었거든요
아시다시피 하고싶은 게 없다면 공부를 하라는 그런 명언 아닌 명언이 있잖아요
저는 예전부터 가수가 되고싶었지만 그저 막연한 꿈이었고 그래서 공부를 했고 지금까지 공부를 해왔어요
그런데 고3이 된 이 시점에서야 갑자기 뮤지컬배우든 매체배우든지 되어보고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저는 제가 하고싶은 게 없어서 공부를 하는 거다 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막상 하던 공부를 멈추고 냅다 연기 입시로 뛰어든다 생각하니 굉장히 무모한 짓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 자꾸 머뭇거리게 돼요
여러분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솔직히 연기라는 거 한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 당연히 없고
저는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해보고싶은데 아시다시피 대학로는 여자배우 잘 쓰지도 않고 대우도 제대로 안 해주잖아요 그렇게 좁은 바늘구멍같은 곳을 통과해야 그나마 연기로 노래로 먹고 살 수 있는데 나중에 모아둔 돈 하나 없이 살게돼서 후회하고싶지도 않고 애초에 지금 시작한다 한들 대학이든 기획사든 저를 필요로 하긴 할까 싶어요
연영과에는 예쁜사람 노래잘하는사람 연기잘하는사람 춤잘추는사람 다 넘쳐나는데 저는 뭘로 어필해야할까 싶기도 하고요
애초에 노래나 연기를 그렇게 잘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안 배워봤긴 하지만 노래는 기본 음색이나 음정맞추기 정도가 있잖아요 저는 음색도 별로고 음정도 몇 번씩 미스가 나서 이쪽으로 간다 한들 먹고는 살 수 있을까 싶어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나요?? 뮤지컬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데 다른 누군가를 그려낸다는 일이 굉장히 근사해보이는데 그냥 환상뿐인 걸까요? 그냥 안정적인 수의계쪽으로 계속 나아가는 게 나을까요?
딱히 집안에 돈이 많지도 않아서 대학때는 전적인 지원은 어려울 것 같고요
한다면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면서도 이렇게 단기간에 연영과 입시를 할 수 있나 의문이기도 하고
춤은 조금 배워봤지만 노래는 아예 안 배워봤는데 저한테 재능이 있을까 싶고
지금 당장 가슴이 뛴다고 무작정 몇십년의 미래로 도박을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치만 또 공부쪽으로 간다기엔 문득문득 이 순간이 시간낭비같고 그래요...물론 공부쪽으로 계속 갈 거라면 전혀 아닌데 그 두 갈래에서 계속 갈팡질팡하니 마음만 불안해지고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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