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집 스트레스에요

허허2025.04.19
조회28,068
20대까지만 해도 제가 이런걸로 고민할 줄 몰랐어요. 그냥 저는 제 인생 살기바빴어요.
요즘 너무 스트레스라서 여러 명의 의견을 듣고싶어서 그냥 써봅니다. 조언이나 의견,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댓글로 편하게 써주세요.

집안이 지저분합니다.
어느날 친오빠가 새언니를 우리집에 초대하기에 우리집이 너무 더럽다고 하면서 지적하길래 그때까지도 인지를 못했어요.
근데 제가 결혼할 나이가 되고 집안을 보니, 그 지적을 왜 했는 지 알 것 같고, 너무 더러워보이는거죠.. 상태는 계속 악화됩니다.
십몇년 전 처음부터 큰집에서 작은집으로 이사오느라 집안이 어수선했어요. 나아지겠지 했는데, 오랜 기간동안 점점더 지저분해졌죠.

어머니는 딸자식이 하는 잔소리에 자존심 상해하시고, 싫은 소리들으면 귀를 닫으시는 편이에요.
최근에 너무 싫어했더니, 자기도 깨끗한 편이 아닌건 알고있지만 힘이 없어서 안한다고 하세요. 그치만 제가 봤을때는 애초에 집을 관리하거나 집안에 있는 물품을 관리한다는 생각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전업주부이시고, 빨래도 1-2주에 1번 하고, 음식도 욕심이없으셔서 끼니를 때우는 식으로만 합니다. 가끔 냉장고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면 청소하시구요.


1. 벽이 꽉차있어요
그림을 좋아하고, 추억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벽면에 사진, 그림, 액자 이런걸로 꽉채웠어요.
설거지하면서, 식탁에서, 방에서, 거실에서, 쉽게 시계를 봐야겠다며 집안에 시계가 곳곳에 있습니다.
벽뿐만아니라 높이가 낮은 옷장 책장 위에도 무언가들로 꽉차있어요. 예쁜 공예품도 있지만, 지저분하다버니 하나도 안예뻐보입니다.

2. 가전 가구 관리를 안합니다.
가전제품 가구들 전부 오래쓰는데, 제가 처음으로 세탁기 내부 청소했었습니다.
가구의 먼지 안닦고, 가구 사이에도 옷이나 접이식 탁자, 가방등을 우겨넣어서 보관합니다.
밥솥의 겉면도, 전자레인지 내부도 닦지않습니다.

3. 물건과 공간을 목적에 안맞게 씁니다.
폐업하는 카페의 식탁 의자를 주워온 후 식탁으로 씁니다. 의자는 카페 특징에 맞게 앉고나면 몸이 조금 뒤로 젖혀져서 밥먹기에 적합하지않아요.
오히려 그런 의자에서 밥먹으려니 구부정하게 먹게돼요. 제가 돈드릴테니 사라고 해도 싫어하십니다. 본인이 한 선택에 제가 부정하는거니깐요.
목재바닥에 식물을 키우셔서 그옆에 나무로된 책장과 바닥이 점점더 질이 안좋아지고 있어요. 화분 밑에 안쓰는 그릇을 깔아두었고, 화분 사이 바닥을 닦으려면 하나하나 다 옮겨서 닦아야해요. 화분때문에 그 뒤 책장서랍은 열지도못하구요.

4. 하고싶은게 많으십니다.
모든 취미생활을 시작만하고 오래 유지하지않아요. 힘들어서요.
미술도구 사서 안씁니다. 전시회를 가서 그림그리는 명화세트 사와서 아까워서 안쓰고 다른 종이에 연습만 하십니다. 종이봉투나 딴딴한 종이만 보면 캘리그래피 연습하기 딱 좋다며 집에 모아둡니다.
천을 사와서 가방을 만들어서 가방만 30개가 넘습니다. 그리고 남에게 주지 않습니다. 천은 제 옷장만큼 많이 있습니다.

5. 자극적인 영상이나 글을 보고 물건을 사둡니다.
전쟁, 지진 글을 보면 생수나 뭘 잔뜩 사놓고 유통기한이 지나도 지난줄 모르십니다.
건강에 좋다며 즙을 왕창 사오셨고, 처음부터 저는 저와 안맞다고 안먹는다고 했으나 남에게 주지않고 팔지않고 버리지를 않으니 그대로 벌레랑 같이 보관됩니다..

정리할 방법이라던가, 물건을 관리하는것 관심없으세요.
기분나쁘면 제가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제옷을 버려도 어머니는 옷감을 잘라서 쓸 수 있다며, 또는 자기가 입겠다며 쓰레기봉투를 다시 헤집어서 갖고와서 나중에 보면 저희 집안에 있습니다.
30대인 제가 중학생때 사입은 경량패딩을 어머니가 아직도 입고 다녀서 화가나서 가위로 잘라버린적도 있습니다..(생활비랑 별개로 옷사입으실 돈도 드립니다)

제가 예민한 것도 있겠죠.
저는 형편보다는 귀하게 자랐을거에요. 고생도 했지만 부모님만큼 고생한것도 아닐거에요.

저는 생활비를 드리고 있고, 주말마다 먼지를 털고 청소하고 바닥을 닦고, 제 옷은 제가 다 빨래를합니다. 그리고 존재감이 없는 것들을 몰래몰래 버립니다. 요리를 하거나 음식을 사오면서 집안일을 도와드립니다.
하지만, 몰래 버리는것도 한계가있다보니, 집안의 모습은 크게 바뀌지않아요.

그치만, 이제는 좀 크게 바꾸고 싶어요. 어떻게 바꾸죠..?
남자 입장에서는 결혼할 여자의 집에 한번도 방문 하지 않아도 되나요?
여기서 같이 먼지마시면서 살거나, 그냥 변화를 기대하지말고 따로 사는 것 선택지는 두 개 뿐인가요?
- 사실 저는 제 기준에서 관리가 쉬운 집안 형태(대부분 물건이 수납이 잘 된 상태)에서 집안일 하면서 그냥 행복하게 같이 있고 싶어요.
엄마를 바꾸려고 하는게 제 욕심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