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게- 나 혼자만 먹으려고 한것도 아니구-!" "......." "너 자고 있길래 혼자 갔다 온거지- 근데 너 내가 아침 먹으러가는 줄 어떻게 알았어?"
삼순이는 종이를 꺼내어 적었다.
-들였어요-
들여? 뭘?? 들...었다는 뜻인가? 어쨌든 결론은. 내가 오는 걸 본 삼순이가 날 놀리려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는데 강윤주가 나타나서 내가 삼순 이를 버리고 아침을 먹으러 갔었다. 그래서 자기는 굉장히 삐쳐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근데 강윤주랑 가는데 거기까진 왜 따라온거야?!
"따라왔으면 들어오지 왜 보고만 갔어?!"
-싸우면 어떠게요.-
아무래도 이번말은 저번에 윤주와 내가 선호네 집에서 만났을 때 싸웠던 걸 보고 혹시나 오늘 도 그러지 않을까하는 얘기인 듯 했다.
"내가 쌈닭이냐? 걔는 내가 무-지무지 싫어하는 애라 그래. 그러니까 신경끄고, 자. 아침 먹었 는데 어디 갈까?"
-내 얼굵-
잊고 있었다. 삼순이가 우리집에 있기로 한 이유. 내가 삼순이의 얼굴을 그려주는 것. 단순한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게다가 기억력도 좋았다. 때문에 우린 가까운 화방에 들렀다.
"화가 신가봐요?" "네?" "전문 도구를 많이 찾으시네요."
아무리 날라리 화가라지만 나도 프랑스에 있을 땐 학교에서 아니. 파리에서 좀 알아주는 사람 이었다구!
"아- 갖출건 갖춰야죠." "......."
어쨌든 이젤부터 시작해서 간단하겐 연필까지 모두 사왔다. 방은 한칸이었지만 거실이 꾀 넓었 던 내 오피스텔 한쪽에 작은 화실을 마련했다. 삼순이가 정리해준대로 놓고 그리기로 했지만 좀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야- 모델이 웃어야 할꺼 아냐-!"
오랜만에 잡은 연필이 어색한건지 아니면 그동안의 방탕한 생활로 인해 수전증이 생긴건지 내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깟 얼굴하나 그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움직이지 말랬잖아-!" "......." "야 그렇다고 안 웃으면 어떡해? 웃어. 얼른!"
헤벌쭉 웃고 있는 삼순이의 약간은 바보스러운 얼굴에서 백치미를 느꼈다. 촌스럽긴해도 가끔 은 아주아주 가끔은 예뻐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때 내 예술의 세계를 방해하는 전화음이 들 려왔다.
"누구야?!" "야- 너 뭐하는데 핸드폰도 안 받아?" "어- 승민아. 왜?" "어. 승민아 왜? 야. 너 지금 핸드폰 확인해봐." "아 왜에?"
난 아무렇지 않게 소파 위에 놓여 있는 내 핸드폰을 열었다. 맙소사. 부재중 전화 무려 30통.
"야- 너 싸이코지?!" "뭐?!!" "미친거 아니냐?왜 30통씩이나 전화를 해?아 징그러! 닭살 돋는다. 임마." "닭살이구 뭐구 난 너 때문에 미칠지경이다." "뭐? 왜?" "아씨 너 전화 안받는다구 변태아저씨가 꼭두새벽부터 나한테 자꾸만 전화하잖아!!" "아저씨가?" "어!!!" "왜?" "왜는 무슨. 오늘 무슨 패션숀지 뭔지 있다든데?" "아-! 그- 거?"
잊고 있었다. 12월 8일 알렉스 아저씨 생일에 한다던 쇼.
"아 얼른 전화나 해봐. 진짜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아서 나한테 자꾸만 전화하구!" "알았다. 소리좀 지르지마. 귀청 떨어져 나가겠네- 야 끊어!" "우쒸. 알았어!"
승민이와 통화를 끝내고 얼른 전화기를 들었다. 평소같았으면 전화하지 않아도 다시 오기를 기 다렸을텐데 오늘은 아저씨의 생일이었다.
미셸은 아마도 메인 모델의 이름인 듯 했다. 하지만 내 왼쪽 발목엔 정말 금이 간 상태라구!
"진짜라니까?" "헛소리 말고 네시까지 나와!"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아예 선을 뽑아버린건지 전화를 다시 하려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 다. 뭐 어쩌라구? 됐어. 안가. 안가면 그뿐이야! 다시 예술의 세계에 빠져들기위해 내 작은 화실로 왔다. 아뿔싸. 잊고 있었다.
"사, 삼순아... 너... 설마... 계속 그러고 있었어?"
삼순이는 굳은 얼굴로 끝까지 미소를 유지한채 고개를 끄덕였다. 미, 미안하다. 삼순아. 내가 언 십여분동안의 통화를 하는 내내도 삼순이는 웃는 얼굴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그래. 얼른 완성해야겠지?"
대충 얼굴에 윤곽이 잡히고 어느정도 음영처리까지 들어간 상태였다. 쉽게 말해 마무리 단계. 시간은 어느새 네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난 뿌듯함에 그림을 얼른 완성시키고자 마지막 혼신 의 힘을... 조금 남기고 창작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되가 기다려-"
삼순이는 고개를 흔들었다. 왜 그러는데?
자꾸만 시간을 가리키는 삼순이가 아무래도 지겨워서 그런가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다 끝났어. 진짜 마무리라구!"
삼순이는 기다리다 답답했는지 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야아- 안돼! 아직 마무리 안했어!!!"
고개를 자꾸만 흔드는 삼순이를 보고 내내 알았다는 대답만 했다. 그게 답답했는지 삼순이는 종이에 무언갈 적어 내게 내밀었고 난 그림이 완성이 되고서야 종이에 적힌 글씨를 읽을 수 있 었다.
-약쏙. 4시-
그랬다. 삼순이는 내가 아까 알렉스 아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얘기한 네시를 기억하고 있던 거 였다. 근데 지금은 너무도 늦어버린 다섯시 반이다.
"괜찮아- 나 아니어도 아는 모델 많아- 괜찮다구. 난 7시쯤 가면 돼."
삼순이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서너번 두드렸다.
"봐라- 그림 완성됐다- 이야- 누가 그렸는지 모델은 좀 구리지만 그림은 정말 나무랄때가 없 다. 안 그러냐?" "......." "좀 보라구-!"
삼순이는 이제 내 팔을 잡아 끌기까지 했다.
"아 왜그래? 내가 안한다는데-!" "......." "넌 내가 이 발로 모델까지 해야 된다고 생각하냐?"
그리고 그때까지도 좌우로 흔들기만 하던 목은 아래위로 끄덕여졌다. 컥...
"싫어- 싫다구! 난 사람들 앞에 서는거 딱 질색이야. 그러니까 잔말말고 저녁이나해."
몇시간에 걸쳐 노력에 노력을 더해 완성한 삼순이 인물화를 무시하고 자꾸만 내 팔을 당기는 삼순이에게 화가 났다. 때문에 난 내 방문을 쾅 닫고 들어와 버렸다. 그럼에도 삼순이는 아무렇 지 않게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와 내 팔을 당기고 있었다.
"한번만 더하면 화낸다! 어? 내가 싫다고 했지!!게다가 지금쯤이면 메인모델 구했을거라구."
그리고 삼순이의 삼십분 만의 노력끝에 난 알렉스의 쇼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젠장!
"황보신우-!!! 너 이제오면 어떡해?!" "뭐? 무슨 소리야?" "얼른 옷갈아 입어. 얼른-" "아직도 안 구했어?! 나 말곤 정말 없는거야?" "그래- 얼른 들어가자."
삼순이만을 버려두고 무대뒤의 탈의실로 달려왔다. 아니 아저씨에게 끌려들어왔다. 수없이 많 은 모델들. 근데 내가 왜 메인 대타여야 하냐구.
"어머나 왠일이니. 이거 원래 니 옷 아니야?" "오버하지마-" "이게 미셸 사이즈에 맞춘건데 어떻게 이렇게 너한테 꼭 맞지?" "됐어. 그만하구. 나 뭐하는 건데?"
솔직히 어려서부터 알렉스의 쇼는 거의 다 봐왔던 내가 메인모델이 뭘 해야하는지 모를리 없었 다. 아니 알기때문에 난 두려워서 이곳에 더 오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앞만 보고 걸어. 끝까지 오면 턴 한번만 해주고 알았지?" "어." "어떻게 하라구?" "Go and turn" "and come back" "Ok Ok!"
7시가 다되어가고 있었다. 무대뒤에서 힐끔 거리며 밖을 내다 보았다. 누가 얼마나 왔는지 보 기 위함은 당연히 아니었다. 삼순이. 아까 그렇게 끌려오고 신경쓰지 못한 삼순이가 걱정되었 다. 근데 도대체 어디 있는...
그리고 승민이와 선호의 옆에 앉아 있는 삼순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선호도 왔구나...
"자자- 5분 후에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최고예요. 자신감을 갖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쇼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아저씨가 하는 대사중 하나였다. 나도, 나도 최고일까?
"자- 잘할 수 있지? 너만 믿는다?" "알았다구 나만 믿어-"
큐 사인과 함께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눈이 부실정도로 화려하게 빛나는 스포트라이트가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떨리진 않았다. 때문에 난 여느 전문 모델 못지 않게 멋진 포즈로 걸어가고 있었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때까지 난 최고였다.
==================================================================== 답글 써주신 고마운 분들께... 한그루님 일등이시네요.ㅎㅎ;; 감사합니다.^^ 계속 관심 가져 주세요~ 이진아님 추천까지 후훗. 너무 기분 좋습니다. 헤헤 열심히 쓸께요. 열심히 읽어주세요^^ 꽃송이님 조만간 신우가 하나하나 얘기해주겠죠? 어쨌든 황보신우 주인공 시점이니까 신우가 말 할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구요. 추천도 감사합니다.^^ 파랑새님 해와달때부터 큰 관심..후훗...ㅎ_ㅎ 여툰 제가 밝은 성격이기때문에 좀 코믹에 가까운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닐리리님 앗. 하얀 장갑으로 넘버원을 외친 이모티콘까지 헤헤 감사합니다.^^ 바람의유혹님. 늦으셨군요. ㅎㅎ 저녁때 글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주 바쁜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툰 열심히 쓸게요. 자주 뵈요~^^ 솔이님 기대 만땅하시고 놀러오세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
벙어리 삼순이 #14
벙어리 삼순이 # 14
"봐, 봤냐?"
삼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아까의 나보다 훨씬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삼순이.
"아 그게- 나 혼자만 먹으려고 한것도 아니구-!"
"......."
"너 자고 있길래 혼자 갔다 온거지- 근데 너 내가 아침 먹으러가는 줄 어떻게 알았어?"
삼순이는 종이를 꺼내어 적었다.
-들였어요-
들여? 뭘?? 들...었다는 뜻인가? 어쨌든 결론은.
내가 오는 걸 본 삼순이가 날 놀리려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는데 강윤주가 나타나서 내가 삼순
이를 버리고 아침을 먹으러 갔었다. 그래서 자기는 굉장히 삐쳐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근데 강윤주랑 가는데 거기까진 왜 따라온거야?!
"따라왔으면 들어오지 왜 보고만 갔어?!"
-싸우면 어떠게요.-
아무래도 이번말은 저번에 윤주와 내가 선호네 집에서 만났을 때 싸웠던 걸 보고 혹시나 오늘
도 그러지 않을까하는 얘기인 듯 했다.
"내가 쌈닭이냐? 걔는 내가 무-지무지 싫어하는 애라 그래. 그러니까 신경끄고, 자. 아침 먹었
는데 어디 갈까?"
-내 얼굵-
잊고 있었다. 삼순이가 우리집에 있기로 한 이유. 내가 삼순이의 얼굴을 그려주는 것. 단순한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게다가 기억력도 좋았다. 때문에 우린 가까운 화방에 들렀다.
"화가 신가봐요?"
"네?"
"전문 도구를 많이 찾으시네요."
아무리 날라리 화가라지만 나도 프랑스에 있을 땐 학교에서 아니. 파리에서 좀 알아주는 사람
이었다구!
"아- 갖출건 갖춰야죠."
"......."
어쨌든 이젤부터 시작해서 간단하겐 연필까지 모두 사왔다. 방은 한칸이었지만 거실이 꾀 넓었
던 내 오피스텔 한쪽에 작은 화실을 마련했다. 삼순이가 정리해준대로 놓고 그리기로 했지만
좀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야- 모델이 웃어야 할꺼 아냐-!"
오랜만에 잡은 연필이 어색한건지 아니면 그동안의 방탕한 생활로 인해 수전증이 생긴건지 내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깟 얼굴하나 그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움직이지 말랬잖아-!"
"......."
"야 그렇다고 안 웃으면 어떡해? 웃어. 얼른!"
헤벌쭉 웃고 있는 삼순이의 약간은 바보스러운 얼굴에서 백치미를 느꼈다. 촌스럽긴해도 가끔
은 아주아주 가끔은 예뻐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때 내 예술의 세계를 방해하는 전화음이 들
려왔다.
"누구야?!"
"야- 너 뭐하는데 핸드폰도 안 받아?"
"어- 승민아. 왜?"
"어. 승민아 왜? 야. 너 지금 핸드폰 확인해봐."
"아 왜에?"
난 아무렇지 않게 소파 위에 놓여 있는 내 핸드폰을 열었다. 맙소사. 부재중 전화 무려 30통.
"야- 너 싸이코지?!"
"뭐?!!"
"미친거 아니냐?왜 30통씩이나 전화를 해?아 징그러! 닭살 돋는다. 임마."
"닭살이구 뭐구 난 너 때문에 미칠지경이다."
"뭐? 왜?"
"아씨 너 전화 안받는다구 변태아저씨가 꼭두새벽부터 나한테 자꾸만 전화하잖아!!"
"아저씨가?"
"어!!!"
"왜?"
"왜는 무슨. 오늘 무슨 패션숀지 뭔지 있다든데?"
"아-! 그- 거?"
잊고 있었다. 12월 8일 알렉스 아저씨 생일에 한다던 쇼.
"아 얼른 전화나 해봐. 진짜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아서 나한테 자꾸만 전화하구!"
"알았다. 소리좀 지르지마. 귀청 떨어져 나가겠네- 야 끊어!"
"우쒸. 알았어!"
승민이와 통화를 끝내고 얼른 전화기를 들었다. 평소같았으면 전화하지 않아도 다시 오기를 기
다렸을텐데 오늘은 아저씨의 생일이었다.
"전화 했었어?"
"야아-! 너 뭐하느라구 이렇게 전활 안받아?"
"아 진짜- 승민이 자식도 소리지르더니-!!"
"뭐냐구 진짜- 아침부터 왜 전활 안 받아? 핸드폰은 왜 갖구 다니는 거야?"
"알았어. 알았어. 근데 왜?"
"후후- 성질나 죽겠네."
"알았다구. 뭐 어쩌라는 건데?"
"있다가 4시까지 샵으로 나와."
"왜 네신데? 쇼는 7시면서?"
"펑크 났어."
"뭐가?"
"모델."
"뭐어?!"
"메인 모델이 펑크가 났다구. 발목이 부러졌대!"
"메인이 펑크나면 어떡해?! 근데 나도 발목 부러졌는데?"
"너 장난 칠래? 니가 미셸도 아니구 왜 발목이 부러져?"
미셸은 아마도 메인 모델의 이름인 듯 했다. 하지만 내 왼쪽 발목엔 정말 금이 간 상태라구!
"진짜라니까?"
"헛소리 말고 네시까지 나와!"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아예 선을 뽑아버린건지 전화를 다시 하려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
다. 뭐 어쩌라구? 됐어. 안가. 안가면 그뿐이야!
다시 예술의 세계에 빠져들기위해 내 작은 화실로 왔다. 아뿔싸. 잊고 있었다.
"사, 삼순아... 너... 설마... 계속 그러고 있었어?"
삼순이는 굳은 얼굴로 끝까지 미소를 유지한채 고개를 끄덕였다. 미, 미안하다. 삼순아.
내가 언 십여분동안의 통화를 하는 내내도 삼순이는 웃는 얼굴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그래. 얼른 완성해야겠지?"
대충 얼굴에 윤곽이 잡히고 어느정도 음영처리까지 들어간 상태였다. 쉽게 말해 마무리 단계.
시간은 어느새 네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난 뿌듯함에 그림을 얼른 완성시키고자 마지막 혼신
의 힘을... 조금 남기고 창작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되가 기다려-"
삼순이는 고개를 흔들었다. 왜 그러는데?
자꾸만 시간을 가리키는 삼순이가 아무래도 지겨워서 그런가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다 끝났어. 진짜 마무리라구!"
삼순이는 기다리다 답답했는지 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야아- 안돼! 아직 마무리 안했어!!!"
고개를 자꾸만 흔드는 삼순이를 보고 내내 알았다는 대답만 했다. 그게 답답했는지 삼순이는
종이에 무언갈 적어 내게 내밀었고 난 그림이 완성이 되고서야 종이에 적힌 글씨를 읽을 수 있
었다.
-약쏙. 4시-
그랬다. 삼순이는 내가 아까 알렉스 아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얘기한 네시를 기억하고 있던 거
였다. 근데 지금은 너무도 늦어버린 다섯시 반이다.
"괜찮아- 나 아니어도 아는 모델 많아- 괜찮다구. 난 7시쯤 가면 돼."
삼순이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서너번 두드렸다.
"봐라- 그림 완성됐다- 이야- 누가 그렸는지 모델은 좀 구리지만 그림은 정말 나무랄때가 없
다. 안 그러냐?"
"......."
"좀 보라구-!"
삼순이는 이제 내 팔을 잡아 끌기까지 했다.
"아 왜그래? 내가 안한다는데-!"
"......."
"넌 내가 이 발로 모델까지 해야 된다고 생각하냐?"
그리고 그때까지도 좌우로 흔들기만 하던 목은 아래위로 끄덕여졌다. 컥...
"싫어- 싫다구! 난 사람들 앞에 서는거 딱 질색이야. 그러니까 잔말말고 저녁이나해."
몇시간에 걸쳐 노력에 노력을 더해 완성한 삼순이 인물화를 무시하고 자꾸만 내 팔을 당기는
삼순이에게 화가 났다. 때문에 난 내 방문을 쾅 닫고 들어와 버렸다. 그럼에도 삼순이는 아무렇
지 않게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와 내 팔을 당기고 있었다.
"한번만 더하면 화낸다! 어? 내가 싫다고 했지!!게다가 지금쯤이면 메인모델 구했을거라구."
그리고 삼순이의 삼십분 만의 노력끝에 난 알렉스의 쇼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젠장!
"황보신우-!!! 너 이제오면 어떡해?!"
"뭐? 무슨 소리야?"
"얼른 옷갈아 입어. 얼른-"
"아직도 안 구했어?! 나 말곤 정말 없는거야?"
"그래- 얼른 들어가자."
삼순이만을 버려두고 무대뒤의 탈의실로 달려왔다. 아니 아저씨에게 끌려들어왔다. 수없이 많
은 모델들. 근데 내가 왜 메인 대타여야 하냐구.
"어머나 왠일이니. 이거 원래 니 옷 아니야?"
"오버하지마-"
"이게 미셸 사이즈에 맞춘건데 어떻게 이렇게 너한테 꼭 맞지?"
"됐어. 그만하구. 나 뭐하는 건데?"
솔직히 어려서부터 알렉스의 쇼는 거의 다 봐왔던 내가 메인모델이 뭘 해야하는지 모를리 없었
다. 아니 알기때문에 난 두려워서 이곳에 더 오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앞만 보고 걸어. 끝까지 오면 턴 한번만 해주고 알았지?"
"어."
"어떻게 하라구?"
"Go and turn"
"and come back"
"Ok Ok!"
7시가 다되어가고 있었다. 무대뒤에서 힐끔 거리며 밖을 내다 보았다. 누가 얼마나 왔는지 보
기 위함은 당연히 아니었다. 삼순이. 아까 그렇게 끌려오고 신경쓰지 못한 삼순이가 걱정되었
다. 근데 도대체 어디 있는...
그리고 승민이와 선호의 옆에 앉아 있는 삼순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선호도 왔구나...
"자자- 5분 후에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최고예요. 자신감을 갖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쇼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아저씨가 하는 대사중 하나였다. 나도, 나도 최고일까?
"자- 잘할 수 있지? 너만 믿는다?"
"알았다구 나만 믿어-"
큐 사인과 함께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눈이 부실정도로 화려하게 빛나는 스포트라이트가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떨리진 않았다. 때문에 난 여느 전문 모델
못지 않게 멋진 포즈로 걸어가고 있었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때까지 난 최고였다.
====================================================================
답글 써주신 고마운 분들께...
한그루님 일등이시네요.ㅎㅎ;; 감사합니다.^^ 계속 관심 가져 주세요~
이진아님 추천까지 후훗. 너무 기분 좋습니다. 헤헤 열심히 쓸께요. 열심히 읽어주세요^^
꽃송이님 조만간 신우가 하나하나 얘기해주겠죠? 어쨌든 황보신우 주인공 시점이니까
신우가 말 할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구요. 추천도 감사합니다.^^
파랑새님 해와달때부터 큰 관심..후훗...ㅎ_ㅎ 여툰 제가 밝은 성격이기때문에 좀 코믹에
가까운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닐리리님 앗. 하얀 장갑으로 넘버원을 외친 이모티콘까지 헤헤 감사합니다.^^
바람의유혹님. 늦으셨군요. ㅎㅎ 저녁때 글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주 바쁜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툰 열심히 쓸게요. 자주 뵈요~^^
솔이님 기대 만땅하시고 놀러오세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