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이었던 그때의 내편에게

설아정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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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보면 화가 막 나는데, 또 얼굴을 봐야 살 것 같고.
네 뒷모습을 한참을 보면 짜증이 막 나서 때려버리고싶고
원망이 밀려오고 화가 나는데,
결국엔 그 등이 너무 애틋해서. 안쓰러워서,
그냥 안아주고싶었어.
잠깐이라도 너랑 눈이 마주치면 그걸로 일주일을 버텼고,
네가 너무너무 미워도 네가 웃고 있는 걸 봐야 나도 웃음이 났어.
내 하루하루가 너라는 돌에 짓눌려져있는 동안에도
넌 걱정 하나 없이 잠에 들었음 좋겠다고 생각했어.
예쁜 것들을 보면 지쳤을 네게 보여주고 싶었고,
좋은 곳을 가면 너랑 같이 여기서 웃는 장면을 상상했어.
웃긴영상을 보면 너한테도 알려주고 싶었고, 급식을 먹으면 너에게 사진찍어서 보내고싶었고,
내가 너무 힘이 들면 달려가서 안기고 싶었고,
내가 너무 웃는 날이면 이리와서 나랑 같이 웃어달라고 말하고싶었어.
넌 웃는 게 엄청 예뻐서 너가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너가 나 없이 잘 웃고 다니길 바랬었어. 그러다가도 나보다 더 웃는 걸 보면 미워서 돌아버릴 것 같았어..
네 행복을 바라면서도 나 없이 행복해하는 건 보기가 힘들더라. 널 제일 행복하게 한 건 나였으니까.
너를 보는 내 표정, 너를 따라다니는 내 눈 전부
네가 나를 보는 눈빛,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 살짝 웃는 네 미소, 나만 보면 부끄러운 듯 웃다가 한 팔을 벌려 품 안에 들어오라고 했고 수천번 수백번을 매일같이 사랑한다고 해준 너에게만 나올 수 있는 나였어.
내 사랑이었던 그때의 내편아,
이제 나는 너의 품속이 기억이 나지를 않아.
나에게 오늘은 뭐했냐고 따뜻히 물어보던 네 목소리가 기억이 안나. 우리가 연애할때 뭘 하고 웃었는지, 어떤 장난을 쳤는지 이제는 하나도 기억이 안나.
하지만 오빠
날 너의 집을 지나쳐 집앞까지 데려다주고 막차 놓칠까 헐레벌떡 뛰어가던 너의 뒷모습을, 그 뒷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내가 한참을 바라본 거 기억하고
골목으로 나를 끌고 가서 무릎 꿇고 팔지 주며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네 목소리, 웃겨서 배아파하던 내 모습, 그날 네가 입은 칠부 청바지까지도 다 기억이 나.
내가 사랑했던 기억, 미치게 사랑받았던 기억, 그 사랑을 함께 지켜내려했던 기억, 너가 지쳐 사랑을 져버렸던 기억, 결국 나도 이 사랑을 그만두기로 한 그 기억을 선물해준 너가 , 너가 추억이 되어가고있네.
오빠, 그땐 정신없이 사랑하느라 몰랐는데 과하게 울고 화내고 웃느라 몰랐는데 다 끝나고나니 그때의 내 모습을 돌이켜보면 사랑했었던 것 같아. 그때 우리가 한 그건 사랑이 맞는 것 같아.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많은 것을 꿈꾸게 한대.
넌 나에게 그런 사랑을 줬어. 나도 너에게 한 번쯤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됐음 좋겠어.
너한테 난 미쳐있었고 내 온 세상은 너였어
그냥 남자친구가 아니라, 연애라는 삶의 하나 카테고리 정도가 아니라 정말 내 전부였어.
너 따라 시간이 흘렀고 내 하루가 흘렀고
너가 좋음 나도 좋았고 너가 별로면 나도 별로였고
널 힘들고 속상하게 하는 모든 사람들을 네 곁에서 다 없애버리고싶었는데 나마저도 없어져버렸네
이게 너와 나에게 맞는 결과인 것 같아
하지만 끝이 꼭 예뻐야만 완벽한 사랑은 아니잖아
나름 예뻤어 우리 나름대로. 그치 않아?
두 번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은 사랑이었어
내게 이런 사랑을 줘서 고마워.
순수했던 첫사랑으로 과했던 불장난으로
결국엔 좋은 추억 정도로
남겨두고 잘지내자
난 늘 너가 행복하길 바라고있어
안녕 오빠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