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가 힘들었으면 좋겠어

쓰니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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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지 두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
상처받고 연연하는 내 성격 상 너를 잊으려면 아주 오래
걸릴꺼라 생각했어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만났고 너와 결혼도 하고 싶었는데
적어도 2년은 난 계속 힘들어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무서웠지

고등학생 시절 그저 아는 애 였던 너와 인스타를 통해 7년만에
연락이 닿고, 나 만나면 후회 안할꺼라고, 당당하던 너 모습에 반해
생각에도 없던 연애를 시작했어

결국 우리도 흔하디 흔한 얘기겠지
뜨겁던 연애를 하다가 직장도 바뀌고 거리도 멀어지고
연락도 전화도 얼굴 보는 시간도 예전보다 줄어들며
내가 애틋한 감정을 키워갈 때 넌 이미 마음이 식어갔던걸까

몸이 아프다며, 피곤하다며 스킨십을 1년 가까이 거부하고
달라진 너의 표현,행동과 태도들을 보며 힘들어서 그렇겠지
예전처럼 돌아오겠지 다시 전처럼 돌아갈 수 있겠지 하며
버텨왔던 내가 바보 같았던걸까

사랑하니까 포기한다 놓는다 다 개소린줄 알았는데
나도 마찬가지더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네 모습을 보면서 모른 척 지내왔었어
나만 놓으면 끝날 사이란걸 알면서 버텨왔었어

참다참다 너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몇시간을 지웠다 썼다
고민하다 보낸 내 카톡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던 너는 열흘 뒤
헤어지지 않은 채로 나도 모르는 누군가와 해외여행을 가서 놀다가
내 말이 맞다고 미안하다고 그만하자고 연락이 왔어

모든 걸 공유하고 함께하던 사람이 헤어지지도 않은 채
나한텐 비공개로 숨기고 국외로 다녀왔단 사실에
허망하고 배신감에 휩싸여서 ..
다신 보지말고 연락하지말자고 모진 말도 건냈어

잊을려고 너 생각 안할려고 발악하며 바쁘게 지냈어
오랜만에 본가에 갔다가 너와 찍은 사진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봤어
이젠 정말 너를 정리해야 될 것 같아서 사진첩도 정리 하고
너에 대해 기록해놓은 메모장도 정리하고
커플 릴스 올리려고 만들었던 공용 계정도 지우는데
공용계정 때문에 너 인스타 아이디도 로그인 되더라

그러면 안 되는걸 알면서 보고 말았어

넌 이미 나와 헤어지기 전 부터 여러명의 남자들과 디엠도 주고받고
나에게 거짓말도 수시로 하고 그러면서 살아왔더라
다른 남자한테 공주 소리 들으며 행복감 느끼는 것 같더라
친한 지인한테 내일 누구랑 데이트한다며 어디 갈 지 추천해달라는
너를 보며 너를 이젠 잊었다고 생각한 게 내 착각이란걸 알았어

고마워 깨끗하게 잊게해줘서
고마워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지금의 감정을 양분삼아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할게
후회없이 사랑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어
너랑의 시간들도 떠올렸을 때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며
웃어넘길 수 있는 날이 빠르게 올 수 있을 것 같아

이기적인 감정인 걸 알고있어 미안해 그치만
언젠가 너를 위해 모든걸 쏟아냈던 날 가끔 떠올리며
나는 너가 힘들었으면 좋겠어
사랑했었어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