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꽂고 걷는 길엔
분명 음악밖에 없는 세상이었는데,
문득 코 끝을 스치는 아카시아향에
뒤돌아본 시선의 끝엔 그 무엇도 없더라.
너일리가 없지.
그러다 흠칫, 네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자연스러움에 입술만 잘근 씹고
다시 기억 속 서랍 안에 너를 넣어보려 애쓴다.
내 생각을 하긴 할까.
.. 쉬이 쉬울리가.
터져버린 네 생각에 가슴을 붙잡고
울화통 지르듯 두드리며 속으로 삼켜본다.
보고 싶다.
이어폰을 꾹꾹 누르며 음악에 온전히
널 그려보고, 날 죽이는 노랫말에 다시 한번 취한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