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마지막 7만 원까지 노리는 사기꾼을 고발합니다

쓰니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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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복합터미널에서 겪은 일을 공유합니다. 분노와 수치심이 밀려오지만,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냅니다.

어제(2025년 5월 20일) 오후 4시, 또 한 번의 면접 탈락 메일을 받은 직후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8개월째 취업 준비 중인 저는 이미 서른 번 넘게 이런 메일을 받았습니다. 세상이 저를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에 한껏 위축된 상태였죠.

그때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다가왔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말하는 그는 핸드폰과 지갑을 분실했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의 절박한 표정에서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면접에서 거절당하고 초라해진 제가, 그 남자의 "도와주세요"라는 말에 투영되었습니다. '적어도 이 사람에게는 내가 필요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엔 경남은행 위치를 물었습니다. 김해에서 왔다며 돌아가야 한다고 했고, 버스표가 매진되자 7만 원만 빌려달라고 간청했습니다.

"... 꼭 갚을게예..."

제 잔고에는 고작 8만 5천 원이 있었습니다.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려고 알바로 겨우 모은 돈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돈을 건넸습니다. 면접관에게 거절당했어도, 적어도 이 사람에게는 제가 구원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세상에 거절당한 제가, 누군가에게는 "네"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ATM에서 7만 원을 건네자마자 7시반에 카톡으로 돌려주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사라졌습니다.

깨달았습니다. 저는 또 한 번 거절당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엔 저의 선의마저도요.

저는 본가로 돌아온 지금 다음 알바비가 나올때까지 절약해야 집까지 걷고있습니다. 이후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이런 수법으로 특히 취준생들을 노리는 사기꾼이 여럿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업의 문은 좁고, 사기꾼의 손길은 넓습니다. 그 사이에서 우리 같은 취준생들은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