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못버리는 남편

ㅇㅇ2025.05.24
조회10,756
결혼한지 5년됐고 남편해외근무땜에 3년 나가있었습니다.
결혼전에 같이살아본적 없어몰랐는데 (시가도 안가봄)
막상 신혼집에 물건을 엄청 갖고오더군요? 박스가 20개가 넘고 뭐 이상한 상업용백들 (요쿠르트넣는 가방, 오래된 아이스박스, 건설도구 케이스 등) 이런게 진짜 너무 많아서 기절할뻔 했어요. 그날 이것저것 추궁하며 꺼내보니 세상에..

중학교때 입던 셔츠부터 오래된양말 각종 하이킹캠핑/물품, 진짜 아무리 봐도 뭔지 모를 잡동사니 전자제품들, 후레시가 5개 전기줄 50개 넘게 얽혀있고.. 스쿠버다이빙용품, 음악용품, 책이 50권이 넘고,,,, 엄청 큰 백팩이 있어서 뭐냐 물어보니 재난 대비한 생존키트라는데 안에 미군들 먹는 비상용사료? 같은거랑 물필터… 각종 나이프..
그 모든걸 정리하는 도구함들로만 왠만한 컨테이너 창고 하나 채울 수준이였어요.
추억이 깃들었다 한번만 봐달라해서 아파트 지하창고 하나 빌려 넣었는데, 그걸 해외발령갈때 싹다 끄내서 집에서 정리중이었습니다. 그것때문에 한 일주일 대판 싸우고 전 집 나갔고 미안하다 안그러겠다 했는데 결국 몰래 태평양 건너까지 배로 싹다 보냈더군요.
심지어 자전거랑 헬멧까지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한국으로 들어왔는데 그걸 싹다 가져온다고 난리를 쳐서 그땐 합의하에 오래된 옷들만 버리고 알아서 하라 했습니다. 다시 그나라 갈일이 없으니 시가로 보내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청소하며 부엌 세팅을 하는데.. 온갖 집기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겁니다.
신혼때부터 바다를 건너온 한번도 안쓴 칼세트가 있길래, 제가 이거 버리든 어디 줘버리자니까 엄마가 준거라고 절대 안된다 우겼습니다. 근데 주변을 둘러보니 그놈의 어미가 준 잡동사니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데..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냄비받침부터 스테이크온도 재는 나사, 저울들, 이빨빠진 그릇들..
발디딜 틈도 없는 작은 부엌을 보고있으니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며 이걸 혼자 어떻게 정리하나.. 여기서 어떻게 살림을 하나 온갖 잡념이 들더니
너무 화가나서 그냥 니엄마집으로 꺼져!!!!! 소리지르고 친정왔는데, 아무 사정도 모르는 친정엄마가 또 저희 준다고 온갖 잡동사니를 사놓으신겁니다… 냄비랑 등등
제가 그걸 보자마자 또 가슴이 욱해서 신경질을 팍 냈더니 놀라서 추궁하시길래
엉엉 울면서 사실 남편 습성때문에 너무 힘들다. 집에 잡동사니가 항상 넘쳐나고 어딜가든 자질구래한걸 사제끼고 안쓰는물건 버리지도 않고 정리도 잘 못한다. 구멍난 티셔츠도 못버리고 이래서 애낳를 엄두도 안난다. 이혼하고 싶다 다 털어놓으니 친정엄마가 왜 여지껏 말안했냐고 속상해 하시더라고요.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 남편한테 안쓰는물건 싹다 당근에 올리든 시가로 보내든 버리든 셋중 하나 해라. 아니면 이혼한다 말했더니 무슨 짐때문에 이혼하냐고 말이 되냐 난리입니다. 시가에 말한다 해서 그러라 했고요.

이혼해도 좋으니 혼자 깔끔하고 쾌적한 거실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이런것도 이혼사유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