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어머니 병원 가시는 일로 다투다가
이혼해야되나 생각이 들어 답답함에 글 올려봅니다
시어머니께서 얼마전 암이 의심되니
큰병원 가라는 의사 진단을 받아서
대학병원 예약해둔 상태거든요
암판정 받은 환자분들만 보신다는 의사선생님께
예약이 잡힌걸 보면
암인게 확실하신거 같은데
상태가 그만큼 위중하시다는 건지
예약이 빨리 잡혀서 다음주 초진 모시고 갈 예정이에요
남편은 직업상 시간내기가 곤란해서
제가 월차내고 모시고 올라갈 예정이고
서울에 사는 시누이가 병원으로 오기로 했어요
근데 제가 어머니 병원 챙겨갈 서류 같은거
미리 챙겨놓는걸 보더니
그러면 시누한테 가져다줄 물건들도 좀 챙겨놓으라는 거예요
시누이랑 저랑 나이도 같고 서로 취미도 꽤 비슷하고 해서
제가 봤던 책이랑 DVD 같은거 몇가지 달라고 한게 있었거든요
제가 흔쾌히 주겠다고 했고요
근데 주기로 했고 뭐고를 떠나서
시어머니가 암이라고 큰병원 가시는 판이라
저도 병원 모시고 갈 걱정에 정신 없는데
굳이 지금 그걸 챙겨 가져다 주라는게 너무 어이가 없더군요
자차로 가는것도 아니고 시외버스 타고갈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왜 지금 그걸 챙기겠냐고
택배 보내주면 될 물건들이지 않냐고 하니
택배비 아깝게 뭘 그러냐고
가서 만나는 김에 주고 오래요
시누이가 가져다 달라고 했나 물으니 아니래요
그냥 주기로 한거 가는 길에 갖다주면 편하지뭘
이러네요
제가 주기로한 물건들 주기 싫은거 아니고
시어머니 병원 모시고 가는거
생색내고픈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저는 여러 상황을 봤을때
어머니가 편찮으신게 위중하신 상태면 어쩌나
그게 오직 걱정일 상황에 환자물건도 아니고
제삼자 취미생활에 쓸 물건들을 굳이 가져다주네마네
말하는 자체가 이상하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제가
그 물건들을 지금 왜 챙기겠냐고 하니
주기 싫은거면 두라는둥
그런 소리나 하더라고요
도대체 본인 어머니가 암 진단 받으실 상황에
그 택배비 몇천원 아깝다는 소리가 어떻게 나오는지
황당합니다
심지어 제가 본인 어머니 병원 모시고 가는거 귀찮으니까
엄한데 짜증 부리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해서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자기 어머니가 편찮으실때 조차 이렇게 개념이 이상하게 구는데
살다가 우리 가정에 다른 일이라도 생기면
얼마나 골때리게 굴까 그생각만 들어요 지금
아까도 다투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톡을 보냈길래 봤더니
시누한테 물건들 안줘도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분명히 그 물건들 적당할때 챙겨놨다가 시누이 줄건데
그걸 굳이 지금 병원갈때
챙겨갈 필요는 없지 않냐 왜 그러냐 말했는데도요
자기딴엔 어머니가 편찮으셔도 일상을 놓으면 안될 것 같아서
다들 일상적으로 살자고 그러는 거래요
병원도 놀러 다녀오는 것처럼 다니시라고
평상시처럼 그러는 거라는데
뭔 말같지도 않다는 생각만 들어요
의사들이 중환자들께 평상시처럼 지내세요 하는건
마음을 그렇게 편히 잡수시라는거지
보호자들까지 진짜 병원을 어디 놀러가는 것마냥
오라는 뜻은 아니지 않나요?
더구나 아직 암이 어느정도인지도 몰라서
제일 마음 졸이는 타이밍인것 같은데요
연애때도 참 희한하게 사소한 부분에서
저랑 개념이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큰 사건사고가 없어서 그냥저냥 사람 다 다른거지 했는데
뭐 이런 황당한 부분에서 이혼생각이 날 줄은 몰랐네요
사람이 그냥 철이 없어보이는게 아니라
사람구실할 나사가 하나 없는 것 같달까요
주변 사람들한테 남편이 이상하다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러면 시어머니 편찮으신거 말해야하니
병환에 실례될까 누구헌테 말도 못하겠어요
그래서 여기라도 글 올려봅니다
제가 좀 과하게 생각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이미 머릿속에 너무 골때린다는 생각만 들어서
진짜 남편 꼴도 보기가 싫으네요
이 정도로 개념이 다르면 이혼하는게 낫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