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시아버지께서 암 진단을 받으셨어요. 어머님은 이미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시아버지께서는 저희 집에서 1시간 거리에 혼자 살고 계시는데 그동안은 저희 부부와 시누이들이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아버님 댁에 방문해 병원에 동행해드리고 있었습니다. 항암 치료 때문에 최근 아버님의 몸이 많이 약해지신 상황이었고, 아무래도 혼자 지내시는 게 걱정이 된 남편이 우리가 아버지를 모셔와 아예 함께 사는 건 어떻겠냐고 말을 꺼낸 상황입니다.
남편 마음이 아예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제 입장에선 난감합니다. 현재 각각 어린이집, 유치원 다니는 연년생 아이가 둘이라 아직 케어가 많이 필요하고 풀타임은 아니지만 저도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아버지까지 간병하며 생활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네요.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방이 2개인데 하나는 저와 남편의 침실로 사용 중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 방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런데 만약 아버님을 모시고 살게 된다면 거실에 간이침대를 들여서 저희가 거실에서 지내든 아버님께서 거실에서 지내시든 하셔야 할텐데, 제 생각엔 아버님께서도 이렇게 지내시는 건 전혀 편치 않으실 것 같거든요. 남편은 자식된 도리로서 우리가 도와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모시고 사는 게 힘들다거나 서로 불편하다는 것을 떠나 이런 상황에서 저희 집에 아버님을 모시고 사는 게 서로에게 최선이 아닌 것 같아서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암요양병원 플랫폼이 잘 되어 있어서 아버님을 모시고 암요양병원에서 자주 찾아뵙는 건 어떻겠냐고 남편에게 제안도 해봤는데, 그냥 우리랑 함께 살면 되지 자식이 부모를 그런 곳에 넣어두고 나몰라라 하냐는 식으로 화를 내더라고요. 제가 다른 사람들 리뷰 보면 시설 좋은 암 요양 병원도 많고 오히려 환자와 가족 모두 만족한다더라, 암요양 병원에 모시는 게 전혀 효도하지 않는 게 아니다 라고 설명을 해줘도 남편은 그 얘기는 들으려고도 안 합니다..
얼마 전에는 남편이 우리가 아버님을 모시고 살겠다는 이야기를 저랑 상의도 없이 시누이들한테도 일방적으로 전한 일로 심하게 말다툼도 했습니다. 시누이들이야 언니가 같이 모시고 살아도 정말 괜찮겠냐 말은 하지만 당연히 저희가 모시고 산다면 고맙다는 입장이고..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시고 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정말 혼자 답답해 미칠 것 같습니다.
직장도 다니고 돌봐야 할 아이들도 있는데 시아버님 간병까지 하는 건 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제가 나쁜 건가요? 전문 암 요양 병원을 잘 찾아 편히 지내실 수 있도록 하는 게 오히려 의료진이 24시간 돌봐주니 전문적인 케어도 받을 수 있고 가족으로서 더 안심이 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남편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견을 구하고 싶습니다.. 혹 암 요양 병원 경험 있으신 분들 계시다면 솔직하게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