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진 거울마다 조각난 파도가 밀려온다. 한 귀퉁이에 너부러진 수건들, 뿌연 먼지에 던져진지 오래다. 길이 멈춘 구두엔 주인대신 묵직한 어둠이 신겨있다. 칠이 벗겨진 의자 위에도 정지된 시간이 더께로 앉았다. 바람이 기웃거릴 때마다 저들끼리 휘감겨 뭉쳐지는 것들, 허공을 훑어낸 상처들일까. 몇 해 전, 이발사는 여자와 함께 종적을 감췄다. 죽은 사내의 목덜미에는 포말이 일었고, 파도처럼 한차례 깊이 벤 흔적이 역력했다. 그날 밤 쉬지 않고 면도칼같은 비가 내렸다. 그 후 며칠동안 소문처럼 파출소 깃발이 격렬하게 바람을 쥐었다 놓았지만, 바다는 여태껏 그날을 함구해왔다. 어시장 붉은 함지마다 현상금처럼 달이 뜨고
갈매기가 떼지어 어둠을 폐가로 물어 나른다. 삐걱거리는 문을 향해, 아낙이 주워든 돌을 힘껏 팔매질한다. 어둠이 수런대자 터질 듯 까르르 웃는다.
바닷가 이발소
바닷가 이발소
안시아
저녁놀이 포구의 가로등을 하나 둘 켜올 때, 덤불처럼 헝클어진 아낙이 돌을 쌓고 있다.
이발소 깨진 거울마다 조각난 파도가 밀려온다. 한 귀퉁이에 너부러진 수건들, 뿌연 먼지에 던져진지 오래다. 길이 멈춘 구두엔 주인대신 묵직한 어둠이 신겨있다. 칠이 벗겨진 의자 위에도 정지된 시간이 더께로 앉았다. 바람이 기웃거릴 때마다 저들끼리 휘감겨 뭉쳐지는 것들, 허공을 훑어낸 상처들일까. 몇 해 전, 이발사는 여자와 함께 종적을 감췄다. 죽은 사내의 목덜미에는 포말이 일었고, 파도처럼 한차례 깊이 벤 흔적이 역력했다. 그날 밤 쉬지 않고 면도칼같은 비가 내렸다. 그 후 며칠동안 소문처럼 파출소 깃발이 격렬하게 바람을 쥐었다 놓았지만, 바다는 여태껏 그날을 함구해왔다. 어시장 붉은 함지마다 현상금처럼 달이 뜨고
갈매기가 떼지어 어둠을 폐가로 물어 나른다. 삐걱거리는 문을 향해, 아낙이 주워든 돌을 힘껏 팔매질한다. 어둠이 수런대자 터질 듯 까르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