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통제하려던 친구, 이게 맞나요?

ㅇㅇ2025.08.04
조회8,796
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35살 미혼 여자입니다. 알게 된지는 꽤 오래 됐지만 최근에 급격하게 친해진 친구와 관계가 완전히 끝났어요.
지금도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뒤죽박죽이라…
두서없이 긴 글일텐데 부디 읽어주시고 조언 부탁드릴게요.
제가 잘못한 건지 계속 자책하게 되네요.


그 친구(동성)는 저 이외엔 친구도 거의 없고 연애도 안한지 2년정도 됐대요. 알고보니 그 친구는 술을 거의 매일 마시다시피 했고, 일주일에 7번 마시는 날도 있을 정도였어요.

특히 집에서 혼술을 정말 자주 했는데 저는 그게 너무 충격이고 걱정돼서 “혼자 마시지 말고 정말 마시고 싶을 때는 나랑 만났을 때만 마시자”고 했어요.

그만큼 그 친구의 상태가 불안해 보여서
정말 진심으로 걱정하고 챙겨주려고 했던 거였어요.

친구가 술과 약 과다복용으로 안 좋은 시도를 했고 매일 하루하루를 버티는게 너무 힘들며 살기 싫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친구가 잘못 될까봐 차마 거절을 못 했고 거의 매번 맞춰줬어요.
본인이 힘들다며 자주 불쑥 “술 마시러 지금 나오라”고 연락했고, 제가 다음날 출근해야하는데 평일 새벽에도 “지금 우리집으로 와서 내 옆에 꼭 같이 있어줘”라고 사정하는 날도 많았어요. 
그 친구는 프리랜서로 일이 거의 없어서 출근하는 일이 많이 없거든요.



저는 원래 술도 거의 안마시고 지금껏 외박도 잘 안 하고 살아왔어요.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는 입장이라 그런 부탁들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그 과정에서 제가 술도 갑자기 자주 마시고 괴로워하는 저의 모습에 가족들의 걱정이 많아져서 갈등까지 생겼어요.
제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지만 ‘그 친구니까’ 계속 참았던 것 같아요. 저도 잘한 행동은 아니죠…
그리고 진작 이 상황을 가족에게 다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친구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서 부모님이 혹시라도 그 친구를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색안경 끼실까봐 하는 짧은 생각에 그랬네요


그렇게 갑자기 친구랑 자주 지내면서 저도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안마시던 술을 매일 같이 마시게 되고 제 일상에 체력도 정신도 많이 흐트러졌어요. 그래서 저도 친구한테는 우리 이제 12시에는 집에 가자고 부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어느 날 결국 일이 터졌어요.
평일이었고, 저는 다음 날 아침에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날도 그 친구는 전날처럼 술을 마시자고 해서 친구를 재우고 가려고 했는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한테 또 너무 힘들고 못 잘 거 같다며 “가지 말고 제발 꼭 같이 있어달라” 고 간절히 붙잡았어요.


사실 그날도 부모님이 가끔도 아니고 갑자기 거의 매일 술 마시는 제 모습에 전화로 계속 걱정하고 계셨고 요즘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건지 하셨거든요.
저는 취하기 전까진 “곧 집에 간다”고 답장까지 드려놨었는데, 결국 그 친구 집에서 제가 먼저 잠이 들어버렸고, 연락이 두절됐던 거예요.

그 결과 가족이 갑자기 없어진 저를 찾지 못해 실종 신고까지 하게 됐고, 경찰에 위치추적까지 요청하게 됐어요.
하필 그 친구 집이 한강변 근처여서 경찰은 “사람이 있을 장소가 아니다”라며 한강에서 무슨 일이 생긴 줄로 착각했고,
정확한 위치는 개인정보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하자
가족들은 거의 패닉 상태가 돼버렸어요.


결국 마지막에 저랑 함께 있었던 그 친구한테도 연락이 간 건데, 옆에서 같이 잠들어있던 그 친구는 그걸 두고
“왜 내게 전화하냐, 너희 가족은 상식도 예의도 없는 행동을 했다” 라며 엄청 화를 내고, 자기가 마치 나쁜 사람이라도 된 거 같아서 너무 기분 나쁘다며 길길이 날뛰었어요.


제가 아무리 가족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설명해도
“난 너희 가족에게 무례한 행동에 대해 사과도 못 받았다, 나이 다 먹은 자식인데 외박을 하든말든 왜 간섭하냐” 며 화를 계속 냈고,
그날 이후에도 저한테 자기 기분만 반복해서 말하며 계속 혼내듯이 대했어요.



그 즈음, 치구가 또 문제 삼은 게 있었는데…
그 친구의 번호를 부모님이 알게 된 일이에요.
그 친구와 자주 술을 마시면서 취하고 연락이 잘 안 되다 보니 부모님이 너무 걱정하셔서 “그 친구 번호를 당장 알려달라”고 하셨고 저는 그때 너무 정신없던 상황이라
제 폰을 보시고 아버지가 그 번호를 알아내어 어머니에게도 전달했어요.
그 친구 입장에선 그걸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친구는 이걸 두고
“내 허락도 없이 번호를 알린 건 무례하고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엄청 화를 냈고,
제가 아무리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상황을 설명해도 “넌 틀렸고 나쁜 사람이고 잘못한 거야”라고 했어요.
내가 잘못이고 내 실수고 미안하다고 해도 절대 안받더라구요..

한 번은, 다른 친구랑 셋이 같이 만난 자리에서도 그 친구가 저한테 너무 과하게 뭐라 하니까 다른 친구가 “얘한테 왜 이렇게 잡도리를 심하게 하냐”고 걱정할 정도였어요.

그때는 제가 당시 남자친구에게도 거절을 잘 못 하고 관계에서 배려를 못 받았던 시기라 그 친구가 저한테 “넌 너무 문제다, 왜 제대로 못 하냐 너가 다 받아주고 착하게 구는게 너무 화가난다”고 4시간, 6시간 넘게 계속 혼내듯 말한 적도 있어요.

제가 착한사람증후군이고 제가 남자 자체를 너무 좋아하고 남 의식을 많이 한다며, 남에게 잘 보이려는 거 그만하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 말을 저를 아껴서 해주는 말이라고 믿고 귀담아들었는데 만나기만 하면 제가 꺼내지도 않은 남자친구 얘기를 먼저 꺼내며 같은 말이 반복되고, 제가 또 혼나고 있는 상황이라 점점 정신적으로도 지치고 힘들어졌어요.



그 친구는 미국에서 자랐고, 친구도 현재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지만 나이도 있으니 자기는 소통을 단절하고 말도 안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감히 자기 방에 들어오지도 않고, 오늘은 나가서 뭐했는지 누굴 만나는지 물어봐도 자기는 안 받아준대요.


저는 진심으로 그 친구가 좋았고 맨날 사는게 의미나 의욕도 없고 죽고 싶어하니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맞춰주고, 감정도 들어주고, 불편해도 옆에 있어줬던 건데…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친구는 저와 ‘둘만의 세계’ 안에서만 관계를 맺으려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가족 이야기나 강아지 얘기, 일상 얘기를 하면 “그 얘기 좀 그만하라”며 짜증을 내거나 대놓고 화를 냈고, 자기 얘기 외의 다른 얘기를 꺼내면 반응이 차가워졌어요.

말을 꺼내는 게 무서울 정도로 매번 혼나는 기분이었고,
저는 점점 제 감정을 숨기게 됐어요.



제가 가족과 함께 사는 걸 두고
“그게 문제다, 독립도 못 하고 부모에게 예속돼 있다”며
몇 시간 동안 저를 몰아붙였어요.
자취를 못 하는 건 직장 특성상 너무 가까운 거리라 굳이 독립할 필요도 안느껴지고, 여긴 전월세가 너무 비싼 동네라 아직 경제적인 부담도 있고, 제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지금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건데, 그 친구는 그런 설명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마지막 통화에서는
“너를 이해해줄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어”
라는 말까지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한참 멍하다가 그냥
“그렇구나 알겠어” 하고 대답했더니
“네 폰이랑 부모님 폰에서 내 번호 다 지워. 나도 너 차단할 거야.”
라고 해서 알겠어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리고 나서 한참을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돌이켜보면 그 친구는 제가
“내가 틀렸어, 내가 나빴어, 우리 가족도 다 잘못했어”
이렇게 말하길 바랐던 것 같아요.

다른 일들에도 한 번 사과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사과해야만 관계가 유지되는 구조였고 조금이라도제 입장을 말하면
“넌 항상 내 말 안 들어”라며 분노했어요.
나중엔 연락하는 것 자체가 무서울 정도였어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제가 정말 그렇게 나쁜 걸까요?
그래서 이런게 가스라이팅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끝나고 나니까 너무 허망해요.
지금도 계속
“내가 진짜 나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래도 지금은 멀어지면서 다시 술도 멀리하니까 저도 많이 편해지고 있어요.
감정적으로 부담이 확실히 덜하긴 하더라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로 조언 주시면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