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연상 의사와 최근 결혼했습니다.
벌이는 세금 떼고 월 1000-1500 정도 가져오는 것 같아요
경제권 남편한테 있고 저는 카드 받아서 생활비 및 이것저것 씁니다. 지금 집이 월세인데 월세나 공과금은 남편 계좌에서 나가고 매월 약 300만원 정도로 식비나 외식, 자잘한 것들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커리어라고 할만한 건 없고 남편이 제 외모 보고 결혼한거라.. 호텔 데스크 일하다가 남편 만난 뒤 그만두고 전업으로 지내고 있어요.
결혼할때 3천만원 들고왔는데 남편이 그건 그냥 제 비상금으로 나중에 쓰라고 억지로 제 명의 투자계좌 만들어서 미국 500무슨 주식에 넣게 했어요. 못 건드리게요.. 그냥 잊고 있으라네요.
원래 남편 살던 집으로 들어온거라 집이나 혼수 이런 돈 일절 안썼어요. 결혼식도 그냥 양가 가족들만 모여서 작게 했고요.
남편은 집안 청소, 요리 공부해서 밥 신경써서 차리기, 모든 공과금이나 각종 집안 문제들 해결 등등 돈 벌어오는 일 이외에에는 제가 모든 일을 다 하면 좋겠다고 하네요. 자기는 그냥 돈 벌어오는 일에만 신경쓰고 집에 오면 재충전 하고싶대요.
사실 남편 외모도 잘생겼고 사람도 좋긴 합니다.
술담배 안하고, 취미는 헬스장+수영장 가는거... 강아지랑 사람 없는 한적한 공원으로 산책나가서 공놀이 하는거... 뭐 이런겁니다. 동물들을 좋아해서 제가 키우던 고양이 2마리도 데리고 들어왔는데 남편이 케어를 잘 해주니 이제는 남편을 더 좋아해요. 저한테도 엄청 잘해주고 이혼해서 혼자 사시는 저희 아버지한테도 종종 영양제나 이런거 보내더라고요. 조금 더 추가하자면 쉬는날엔 그냥 저랑 어디 캠핑 가거나 보드게임 하는거 좋아해요. 그런 쪽으로는 취향이 비슷해서 같이 즐거운 시간 보냅니다.
남편도 요리하는거 좋아해서 주말에는 자기가 뭐 이것저것 하기도 합니다. 근데 주중에 일하는 날들은 그냥 일 끝나고 풀서비스 호텔로 퇴근하듯이 모든게 다 처리되어있으면 좋겠대요.
요리는 자기가 좋아서 할때만 하고싶다고.
예전에 명절에 가볍게 이런 이야기가 잠깐 나왔어서 시어머니께서 자기가 종종 들려서 돕겠다고 했는데 저희 남편이 우리 집은 양가 부모 모두 출입 금지라고 걍 선 그어버렸어요.. 초대할때만 오시라고. 근데 밖에서 만나는게 모두한테 편해서 자주 그럴 일은 없을거라고... 저희 부모님은 이혼하셔서 딱히 같이 오실 일이 없긴 한데 무튼 저희 친정 엄마도 특별한 날 아니면 암묵적으로 방문 금지입니다 ㅠㅠ
시부모님께는 아무래도 자기 부모라 그런지 그냥 엄마아빠는 당신들 삶에 대해서만 의사결정 하시고 즐겁게 사시라, 우리 의사결정은 우리가 잘 하겠다 라는 식으로 조금은 쌩하게 말을 하더라고요. "무슨 의사결정을 하든 내가 엄마아빠보다는 낫지 않겠냐"면서 농담던지듯 말하는데 의사 자식이 말해서 그런건지 시부모님도 "그래 우리는 우리대로 그냥 여행이나 다닐라니까 명절때도 올거 없다" 라는 식으로 쿨하게 넘기시더라고요.
제가 저희 부모님께 저런 이야기 했으면 집안 뒤집어졌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저희 부모님도 이사람 눈치 보느라 뭐 센 주장은 못하시고... 암튼 저희 집에도 남편이 바라는게 같은 것 같아서 제 선에서 엄마 알아서 컷트하고 있습니다.. 사실 친정엄마가 그렇게 관여하고 싶어하지도 않고요. 친정 아버지는 그냥 의사사위 의사사위 노래부르시는 분이라 사위 말이면 무조건 오케이인 스타일입니다..
아니면 저보고 새로 공부할 등록금 내줄테니 제가 원래 하고싶다고 말했었던 공부/자격증 따서 그걸로 일 잡고 해보래요. 그걸로 돈 벌어서 사람 쓰면 별 말 않겠다고.
근데 제가 호텔에서 일한 기간이 있어서 그런건지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왔을때 호텔에 온것처럼 느끼게 해달라는 말이 뭔가 기분을 묘하게 하네요.
제가 결혼 초반부터 길들임이나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걸까요?
나중에 육아도 웬만한건 제가 다 하는게 맞을 것 같다고 하네요. 주말에 애들이랑 즐거운 시간 같이 보내고, 나중에 공부할때 되면 공부 봐주는 정도만 돕고 싶다고요 ㅠ
남편은 투자 좋아하는 사람이라 집은 월세로 살면서 돈을 다 미국 500 뭐에다가 결혼 전부터 지금 몇년째 계속 넣어왔습니다.. 지금도 일부러 월세 살고있어요. 집 오르는 속도보다 그게 빠르다고.. 쨋든 나중에 애 생기면 집 살건데 그때는 당연히 공동명의 하는거라고 저한테 먼저 말해주긴 했습니다. 제가 집에서 중심 잡아주고 있어서 그만큼 벌이가 가능한거니까 사실 같이 벌어오고있는거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연애 초기부터 말은 참 잘하긴 했네요.. 저 기 죽지 않게 항상 티 안나는 배려 해주고.. 지금도 매일 완전 꿀떨어지게 예뻐해줍니다.
근데 뭔가 일처리 할때는 저한테도 이거 언제까지 해라, 저건 저기 연락해서 몇시까지 이거 받아서 몇시까지 저기로 전달해라 등등.. 로봇같이 딱딱해서 좀 무서울 때도 있긴 해요.
사실 글 쓰다 보니 좋은 삶 같긴 한데 그 호텔 발언이 너무 기분 묘하게 만드네요 ㅠㅠ 이게 사람들이 말하던 그 식모도우미, 고용된 가전제품으로 가는 길인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고요.
주변에서 가끔 이런 얘기 하는 지인들 있는데..
뭐가 맞는건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