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그냥 두고 휴가를 가자고 합니다.

2025.08.16
조회170,627
결혼 17년차 남편입니다. 저희는 공무원 부부라서 결혼 초기부터 집안일에 대해 남녀 구분하지 않고 공동으로 했습니다.기본적으로 제가 남이 하는 걸 기다리는 거 보다는 그냥 제가 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서 집안 일에 대해서는 아내가 불평이 없을 정도로 제가 많이 하는 편입니다.
결혼 초기에 아이가 없을 때는 여기저기 자주 놀러 다녔고, 결혼 전에도 아내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정적인 데이트를 한 경험이 없는 편입니다. 정적인 데이트라는 것은 관람이나 카페에서 죽치고 있기 등등 이런 종류를 말하는 것입니다 ㅋ 그래서 주말에 만나면 항상 차를 끌고 어디든 나가야 하는 데이트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내가 좋은지 싫은지도 모르는체 아내의 성향에만 맞추는 것에 급급하게 살아온 거 같습니다. 저는 활동적인 것도 좋지만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정적인 것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무슨 일이든 좀 움직였다 싶으면 최소 그만큼 쉬어야 충전이 된다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둘다 도드라진 성격이 아니라 고비가 몇 번 있었지만 그 사이에 이미 아이가 둘이 생겼고 또한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불행하지는 않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나~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동안에도 주말에 집에 있은 기억은 거의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 많이 다녔고 저도 그렇게 사는 삶에 행복했고 딱히 불만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아내의 만족도가 훨씬 좋았을거라는 생각은 합니다.

그러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이 되면서 사춘기가 시작되고 큰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화거부, 학교거부 등등 상상도 못한 행동으로 저희 부부가 고심을 하는 상태라서 하루는 타일렀다가 하루는 혼냈다가를 반복하는 힘든 날이 계속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큰아이가 사춘기가 많이 심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못하고 어느 하나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집에도 어쩔땐 아주 늦게 들어오고 아침에 학교도 자주 지각하고 그래서 등교 하교를 체크해야 그나마 일상적인 학교 생활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큰아이가 이렇다보니 사회 생활도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건 저희 부부 둘 다 마찬가지였고, 어떻게든 아이가 밖으로 돌지 않게 항상 노심초사 하는 와중에 지난 7월초에 아내가 저에게 휴가 얘기를 하길래 아이들이 같이 가지 않을 거 뻔한데 둘이 휴가가 되겠냐 반문을 했습니다. 그런 저의 대답이 서운했는지 아내는 그때부터 저기압이 돼서 말로는 화 난 거 아니라고 하지만 행동이나 집안의 공기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덩달아 저도 불안해지고 불쾌해지고.

제가 아내에게 큰 애가 저 상태인데 어떻게 우리 둘이 놀러 갈 생각을 하느냐고 말한게 그렇게 잘 못 된 걸까요?
1박 2일도 아니고, 제주도로 가게 되면 3박 4일, 아니면 적어도 2박 3일을 가자고 하네요. 그럼 아이들에게 너희 둘만 두고 간다고 말을 하고 갈거냐고 했더니, 연수나 업무상 출장 핑계로 거짓말을 하고 가자고 하네요. 
이런 일이 요번 처음은 아니예요. 평일 날 휴가 내고 둘이라도 당일치기로 어디를 갔다오자고 갑자기 말해서 난감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미리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전? 몇일전? 자기는 휴가 낼 수 있으니 나보고 빨리 내라고 종용하는거지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출발해서 저녁에 오면 된다고. 
가정의 평화와 아내의 히스테리가 너무 싫어서 계속 들어준 편입니다. 제가 소신있게 확고하지 못한 책임도 많다는 거 알고 있는데 이제와서 매사 응응했던 제 반응을 갑자기 바꾸기도 쉽지가 않네요.

큰아이가 너무 불안해서 집을 비운다는게 말이 안되는 거 같아서 휴가에 반대하면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제가 잘못된걸까요? 그것도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말이죠. 아니면 시도 때도 없이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놀라가야 직성이 풀리는 아내가 잘못된걸까요?

아내는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 말고도 친구들이나 모임에서 일년에 최소 2-3번은 가고 있는 편이고 그 중 최소 1번은 해외여행도 몇 년째 꾸준히 다녀오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과 집만 맴도는 타입이라 딱히 집밖의 제 사생활로 가는 여행은 결혼 생활동안 3-4번 야유회 정도입니다. 물론 이건 제 선택인거라 불만이 있는 건 아니고요.
제가 문제인거지, 아이들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휴가를 가자고 하는 아내가 문제인건지. 이번 휴가를 보류하자고 하면 최소 한달동안은 집안 공기가 끔찍할것입니다.

전 정말 일상 생활이 불안한 아이들만 두고 집을 비운다는게 정말 너무 불안하고 걱정되는데 그런 마음으로 휴가를 가면 그게 휴가가 되는 지도 의문이고,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 그런 상태인데 히스테릭한 아내가 가자고 하니까 두눈 감고 가야 하는게 맞는지 의문입니다.

덧붙이자면 아내는 큰아이가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힘든 상태인데 성적이 생각보다 안나온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전 그런 아내에게 도저히 해 줄 말이 없어서 듣기만 하고 있고요.

댓글 125

ㅇㅇ오래 전

Best아내랑 둘째는 제주도 보내고 아빠는 큰아이랑 단 둘이 여행가보는 건 어떤가요? tv에서 본 내용인데 사춘기 쎄게 온 자식이랑 아빠랑 단둘이 여행 갔다가 사이 좋아졌다고. 케바케지만 큰아이가 아빠를 크게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으면 아빠가 진솔하게 얘기해보세요. 관계를 개선해 보고 싶다. 잔소리 않하겠다 네가 원하는 곳, 원하는 여행 방식을 선택해라 등등. 부부관계보다 큰 애 하고 먼저 친해져야 할듯 하네요. 거짓말 하고 가는 건 절대 아님. 부모에 대한 신뢰는 평생가는건데 거짓말은 노노.

오래 전

Best애가 왜 사춘기가 심하게 와서 그러는지 알겠네요. 가정과 자식은 둘째고 본인 인생이 제일인 엄마. 그 엄마 눈치보고 맞춰주기 급급한 아빠. 애들두고 여행은 갈 순 있지만 거짓말 하면서 애들 두고 부부만 여행간다는건 듣도 보도 못했네요.

오래 전

Best집안 공기가 끔찍해 지는 걸 무서워 하면 쓰니는 평생 그렇게 살아야지요. 상대에게 노 라고 말하는 걸 두려워 마세요. 아내가 집안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면 그건 아내가 철이 없는 거지요. 애가 지금 저런데 내가 니 비위까지 맞춰야겠냐 한 소리 하셔도 충분히 괜찮은 상황인겁니다. 노라고 할 때는 단호하게 노라고 하세요. 내가 평생 너한테 몇 번이나 노 라고 했냐. 지금 완벽하게 노 다 라고 하세요.

samyasa오래 전

Best여행은 혼자 다녀와라 나는 애들 돌봐야겠다 아무리 그래도 미성년자들만 두고 집을 비운다는 생각을 어떴게 그렇게 아무렇지않아하냐 지금 너의 리프레쉬만 중요하냐 애들 성년 될 때까지 부모가 희생하고 인내하는 부분도 있어야지 너 그렇게 안참고 니 위주로 행동하는거 굉장히 부모답지 못하고 이기적인거다 그래도 못참고 갈거라면 혼자 가라 나까지 니 이기적인 행동에 동참하기를 강요하지 마라 이렇게 쏴붙여야 님 부인이 입 못열듯

주걱턱니킥오래 전

저도 사춘기아이 키우지만 우린 애가안가면 못간다고생각하지.둘만가지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사춘기아이들이 좋아할만한곳에 데리고가서 신나게 놀게하면 애들도 맘의문을 열어요. 거기가서는 폰을보든 뭘하든 놔두고 밥도 나가기싫다고하면 배달시켜먹음되요. 저희남편도 애가가겠나.하길래 저희애는 여행은좋아하거든요 갈거라고했고 가야된다고생각해요 애들이좋아하는곳이 아닌 어른이좋아하는데가니까 가기싫어하는거겠죠.. 저희애집에선저랑 냉랭했지만 여행가서 놀다보니 너무좋아했어요.사이도더 좋아졌고요사춘기애들은 그냥 싫다는거 안시키면되요 제가보기엔 그엄마분이 진짜 이기적이네요. 애들두고 가면안되죠.. 그럴수록 애들 데리고 가서 기분전환도 시키고 어디가고싶은지 물어보세요.. 그럼 가려고할겁니다. 부모님들도 사춘기아이들 관련책읽으시고 공부보다 지금 중요한건 부모와사이가 좋아지는겁니다. 그럴려면 부모는 다내려놓고 아이만집중해도모자라요.. 님아내는 잘못알아도 한참 잘못알고있어요. 정신차리라고하세요. 그러다 애가잘못되면 어쩌려고그럽니까, 거짓말까지해서 여행? 누굴위해삽니까? 그럴거면애 왜낳았어요, 책임져야죠부모가.. 진짜 부모는아무나되도 부모답기는 힘들다더니.. 님아내가 딱그짝이네요 눈치보지말고한소리하셔도됩니다!! 뭘그리 눈치봅니까?

오래 전

미안한데 이런 스타일의 엄마는 듣도보도 못함. 여행가서 신경안쓰고 놀 수 있단 마인드인데, 이게 가능한가요? 그래요. 둘이 여행갈 수 있죠. 그런데 그걸 몰래 거짓말하고 가자는 그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는 부분인데, 엄마보단 본인의 감정이 더 중요한 사람이군요. 난 저런 엄마 아래서 안자란게 감사하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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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오래 전

같이가자고말하고 안간다그러면 두고가면되지 뭐 애들한테 빌빌거리고삽니까 둘째만 데리고가던지하면되지 본인인생 아이한테 다바쳐서 뭐가남았는데요?

ㄴㄴ오래 전

사춘기 때는 엄마아빠와 멀어지고 싶은 시기라 여행은커녕 같이 대화하는 것도 힘들 겁니다. 놔두고 여행 가셔도 돼요. 큰아이가 걱정이라면 큰아이와 단둘이 대화하면서 잘 할 수 있지 하면서 믿음 심어주시고 보상도 예고하시고요. 그게 아니라 아내랑 단둘이 여행가는 게 싫으신 거면 이번 여행 스케줄은 내가 짤게 하면서 정적인 여행 테마로 구성해보세요

ㅇㅇ오래 전

평생눈치보고 할말못하고안건본인인데 이제와서어쩌라고

ㅇㅇ오래 전

애가 학폭이 아닌지 의심해보세요.. 대부분 갑자기 그러는건 뭔가 학교 생활에 장애가 생겼다는 거에요

ㅎㅎ오래 전

와이프 자기 틀에 맞추고 주변 사람도 자기 기준에 맞게 해줘야 하는 사람 같은데...울 아버지가 그랬어요...저 20대가 되어 사회생활 적응도 힘들고 우울증 왔는데...치료시작하고 원인 찾다가 아버지의 그런행동이 원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아버지는 병원 불려와서 의사샘께 엄청혼났구요. 중고딩 때 치료 시작했으면 애 인생이 달라졌을꺼라는 말 어머니가 들었다네요...엄마가 그 말 듣고 엄청 미안해 하셨어요...저 중고딩 때는 신경정신과 치료라는 것도 모르던 사람이 많았고...엄마도 아빠가 제게 하는 행동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주변에 말해도 그냥 사춘기 갈등 심한거라는게 주변 반응이었거든요...그말을 믿은 엄마가 멍청했다고..아버지는 병원에서 혼나고 충격먹고 의사쌤 말 대로 저 케어했어요. 이건 시간이 지나서 엄마께 들었는데..그 케어방법이 저한테 사과해라 애가 사과를 해도 화내고 욕 할꺼다...그 화를 애가 멈출 때까지 참고 들어야 한다. 화는 앞으로 아버지 볼 때마다 낼꺼고 그게 몇달이든 몇년이든 할껀데 참고 들어야 한다...이거였어요.. .5년 쯤 되니까 화낼 것도 없어졌는데 아버지는 지금도 저한테 미안해하며 살아요...그런데 저는 그나마 운 좋은 케이스구요...쓰니 첫 째 아이 도와주고 싶으면 당장 병원가서 상담부터 하세요! 지금 여행 갈 때 아닙니다!

ㅇㅇ오래 전

거짓말하고 몰래 가자니 ㅋㅋㅋㅋㅋㅋ 진짜 상상 조차 할수 없는데요? 아내보고 친정부모님 모시고 휴가 다녀오라고 해요 님은 애들하고 집에 있겠다고.. 근데 부부관계 원할하신지요?? 아이들 눈치 백단인데... 가정내에서 불안감을 느끼면 밖에서도 제대로 적응하기 힘들어요.. 애들은..

오드리햇반오래 전

아내가 기분파일듯. 자기 기분 나쁘면 다 티내고 주변사람들 불편하게 만드는 나쁜 기분파. 그걸 자식들은 십년넘게 영향받으며 자랐고 공감이라고는 받아본적이 없을테고. 그런 엄마가 무서워 그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바라만보는 무능력한 아빠. 아이들은 자신을 보호해주고 공감해주는 데서 안전함을 느낄텐데 전혀 그런것들이 없어보임. 아이가 잘못되는건 모두 부모의 잘못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함. 아빠도 아내의 잘못된점을 좀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서로 고쳐나가야 할듯. 이대로 가면 부모자식간에 균열은 좁히기 힘들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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