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판 황당한 일

핑게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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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소개로 집 근처 공사장에서 정리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장은 늘 분주했지만, 나를 챙겨주는 든든한 선배가 한 명 있었다. 소장이 올 때마다 그는 능숙하게 웃으며 “내일 12만 5천 원에 몇 명 배치해 주라”는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아, 이 사람이 여기 인사 담당자구나’ 하고 믿게 되었다.


며칠 뒤, 선배가 느닷없이 물었다.

“넌 어떤 일 하고 싶어?”

순간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저는 전기공사 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 28일에 전기팀이 들어오는데 네 자리를 내가 맡아 줄게”라며 전화를 걸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밥 한 끼 사야지?”


처음엔 단순한 부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또 불러서는 “오늘은 네가 밥 사”라고 했다. 순간 의아했지만, 팀에 들어가는 과정이라 여겼고, 그가 고른 식당으로 향했다. 소고기 집 13만 원.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식사 후 그는 자연스럽게 말했다.

“노래방 가자. 내 취미가 노래거든. 두 시간 정도 즐기자. 비용은 반반.”


괜히 기분을 맞춰야 할 것 같아 따라갔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 전화를 꺼내 들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가씨 두 명 불러.”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노래 한 곡만 겨우 부른 뒤,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야겠다”며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선배가 다급히 말했다.

“야, 내가 카드를 안 가져왔네. 네 카드로 계산해. 내일 바로 입금해 줄게.”


술기운에 판단이 흐려졌던 탓일까. 어쩔 수 없이 카드를 내밀었다. 그런데 택시 안에서 확인한 금액은… 87만 원!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황당함과 분노가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바로 문자를 보내 입금을 부탁했지만,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토요일에 준다더니 월요일로,

월요일에서 수요일로,

수요일에서 금요일로,

금요일에서 일요일로,

일요일에서 또 월요일로…



약속은 끝없이 미뤄졌고, 돈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금 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이 황당한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끝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