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저보고 죽은 시누 자리 욕심낸대요

ㅇㅇ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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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위로 4살 차이나는 누나가 있었는데 남편 2살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연애할때는 얘기를 안해서 몰랐다가 결혼전에 시부모님께 인사드리면서 알게되었고, 이 얘기를 해주시면서 죽은 딸이 보내준 인연같다고 며느리지만 내 딸이라 생각하고 살겠다고 하셨었어요.

실제로도 딸처럼 잘 대해주셨어요. 저는 학생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결혼 직전에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외동딸이고 남편이 출장중이라 저 혼자 모든 걸 해야 할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시부모님께서 오셔서 임종도 지켜주시고 장례도 도와주셨어요. 막상 저는 우느라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엄마 손 붙잡고 OO이 내자식이라 생각하고 평생 책임지겠다고 사돈 걱정마시라고 몇번이나 말씀해주셨고 엄마도 편안히 잠들듯 가셨어요.

당연히 결혼후에도 시댁이랑 갈등 전혀 없었고요, 특히 어머님이랑은 밖에나가면 다들 엄마랑 딸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잘지냈네요. 여행도 같이 다니고 아버님 수술 두번 하셨는데 그때마다 병간호 제가 다 했고요 제가 프리였다가 회사 다닌 기간이 잠깐 있었는데, 주에 한두번 어머님이 차끌고 회사 앞에 오셔서 저녁 먹고 쇼핑하자고 할 때도 많았고요.

최근에는 다시 프리로 일을 하느라 시간적 여유도 좀 생겼고 어머님이 운동에 관심이 많아지셔서 필테랑 수영을 같이 다니느라 같이 보내는 날이 많긴 했어요. 중급반으로 올라가면서 수영복을 새로 사고 싶다고 하셔서 수영복 사러 갔다 왔는데 어머님 내려드리려는 찰나 남편 전화가 와서 받았어요. 

어디냐고 해서 어머님 수영복 샀는데 이제 차 세웠어~ 했더니 남편이 그걸 어머님 내려드리고 와서 저희집에 차 세웠단 소리로 착각했는지 야!! 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니가 그런다고 딸 되는 거 아니다, 니가 뭔데 우리 누나 자리를 꿰차려 하냐고 하더라고요. 술을 마신 거 같긴 했는데...욕심낼 게 따로 있지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고 제가 급하게 전화를 끊었지만 당연히 옆에 계시던 어머님도 다 들으셨고요...

집에 올라가시라고 모셔다 드린다고 설득했는데 결단코 저희 집으로 가야겠다고 니가 안 데려다 주면 내 차 끌고 가겠다고 난리가 나셔서, 결국 모시고 가서 남편은 어머님께 머리채 잡혀 두들겨 맞았고요... 그날부로 저희집은 냉전상태...처럼 말도 안 하고 냉랭합니다. 시부모님은 크게 개의치는 않으시는지 계속 저더러 오늘도 같이 밥먹자, 놀러가자 하시는데 남편한테도 같이 갈지 물어보겠다고 하면 필요없으니까 너만 나오라고 그러셔요. 

남편이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평소에는 밖에나가서 우리 와이프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한테 친딸같이 잘한다고 자랑도 많이 하던 사람입니다... 돈 문제인가 생각도 해봤지만...명확하게 세어 본 적은 없어도 맹세코 금전적으로 받은 건 비슷하게, 또는 더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시부모님께 선물받은 것도 많지만 저도 그만큼 해드리고요. 평소에 시부모님이 주시는 선물은 남편 것보다는 제 것 위주기 때문에 저도 시댁에 드리는 건 거의 공동 생활비가 아닌 제 돈에서 사용합니다... 

이건 조금 민감한 얘기지만 시댁은 여유있긴 해도 막 엄청나게 유산을 남겨주실 만큼 부유한 건 아니시고요. 남편도 평소에 시부모님께 뭐 물려줄 필요 없으니 하고싶은 거 다 하면서 다 쓰고 가시라 말했습니다. 오히려 저는 돌아가신 친정 부모님 두 분 모두가 전문직이셨기에 제 벌이는 보통이어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한 번도 시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분들이 나한테 뭘 많이 남겨주시겠지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런 생각이 있다면 오히려 제가 여행이나 쇼핑을 안 따라다니겠죠... 그 돈 아껴서 나중에 제가 받고 싶다면...

누구보다 가깝다고 생각했던 남편에게 그런 소리를 듣고 나니 남들 눈에도 지금껏 그렇게 보였을까 싶은 걱정도 들고, 어쩌면 제가 시부모님과 잘 지내는 게 남편에게 누나를 떠올리게 해서 힘든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부모님은 겉으로는 개의치 않아 보이시지만 분명 그 말이 상처가 되었을 텐데 싶기도 하고요. 

제가 외동이라 이해를 못하는걸까 싶어서 횡설수설하지만 글을 써보네요. 자매나 남매가 있으신 분들, 만약 그 피붙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배우자가 내 부모님이랑 너무 잘 지내면 내 동생, 내 언니의 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화가 나고 미우실까요? 그럼 제가 남편을 위해 의도적으로 시부모님과 거리를 둬야 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