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길목 임동윤 구구구 지나가는 길목은 캄캄하다바람에 부대끼는 날개를 펼쳐들고그는, 마지막 남은 다리 하나로 공원 분수대 옆을 콩콩콩 돌아다닌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쪼아 먹다가이젠 스스로 비상하는 법도 잊어 버렸다그는 언제나 공원에 나가 아이들을 기다린다아이들이 붐비는 곳이야말로 먹거리가 언제나 풍성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공원 벤치에 어둠이 깃들고아이들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다시 뒤뚱뒤뚱 시린 발목으로 떠돈다어쩔 수 없이 버려진 뒷골목 음식점 앞비닐에 싸인 음식찌꺼기를 쪼아 먹어야 한다 그러다가 보이지 않는 낚싯줄에다시 나머지 한 쪽 다리가 덜컥 묶이고 끝내는 잘려야 할지도 모른다살기 위해서 비닐봉지를 물어뜯어야 하는이 굴욕,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보아라, 저 뒷골목 쓰레기더미에서 또 한 마리의 동료가푸드득 푸드득 발버둥치는 것을그가 지나가는 길목은 언제나 캄캄하다
캄캄한 길목
캄캄한 길목
임동윤
구구구 지나가는 길목은 캄캄하다
바람에 부대끼는 날개를 펼쳐들고
그는, 마지막 남은 다리 하나로
공원 분수대 옆을 콩콩콩 돌아다닌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쪼아 먹다가
이젠 스스로 비상하는 법도 잊어 버렸다
그는 언제나 공원에 나가 아이들을 기다린다
아이들이 붐비는 곳이야말로
먹거리가 언제나 풍성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공원 벤치에 어둠이 깃들고
아이들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다시 뒤뚱뒤뚱 시린 발목으로 떠돈다
어쩔 수 없이 버려진 뒷골목 음식점 앞
비닐에 싸인 음식찌꺼기를 쪼아 먹어야 한다
그러다가 보이지 않는 낚싯줄에
다시 나머지 한 쪽 다리가
덜컥 묶이고 끝내는 잘려야 할지도 모른다
살기 위해서 비닐봉지를 물어뜯어야 하는
이 굴욕,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보아라, 저 뒷골목 쓰레기더미에서
또 한 마리의 동료가
푸드득 푸드득 발버둥치는 것을
그가 지나가는 길목은 언제나 캄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