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언니네 부부에게 주제 넘었던 걸까요?

ㅇㅇ2025.10.12
조회88,004
언니랑 나이차가 띠동갑이 넘습니다. 그래서 제가 초등학교 갓 입학했을 때 아버지는 환갑에 가까우셨고, 어머니도 50대 초중반 정도셨어요. 아버지는 초등학생 때 돌아가시고, 언니는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쭉 기숙사 생활을 해서 함께한 기억이 잘 없습니다. 절 키워준 건 어머니와 같은 지역에 사셨던 이모들이에요.

아무튼,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어린 시절에는 그 나이에도 가난이 뭔지 깨달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어요. 어머니의 노고에 비하면 우습지만, 뭐 하나 제가 원하는 걸 해본적이 없네요.

언니가 지금 40대 중반이고 조카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 조카도 아직 어리고, 엄청 노력해서 얻은 아이예요. 언니와 형부는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싶어하는데 뜻대로 잘 안 되고 언니 몸도 너무 힘드니까 제게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다독여줬지만, 장학금 하나하나가 다 절박한 제게 시험기간이든 공모전 기간이든 다짜고짜 자취방 찾아와서 엉엉 울고 가는데 미치겠더라구요.

3년 차 되니, 제가 돌려 말해서 다짜고짜 찾아오는 건 줄었고 얼마 전에 전화가 와서 받으니, 자신이 생각해도 둘째에 집착하는 게 미련한 것 같다고 제3자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얘기해달래요. 그래서 솔직히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둘째 가져도 애가 대학 들어가기도 전에 언니랑 형부가 정년퇴직할 나인데, 아이가 홀로 설 준비가 안 되었음에도 부모가 경제적으로 케어해주지 못할 만큼 나이가 많은 건 죄라고요.

언니네가 모아둔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둘이 맞벌이 하는 40대 중반 부부인데도 합쳐도 연봉이 높은 편이 아니라, 지금부터 차차 모아도 첫째와 둘째가 홀로 설 때까지 케어가 가능한 금액까진 불가능하다. 심지어 지금 조카도 아직 너무 어려서 언니와 형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시 조카까지 큰 일 나는 거다. 언니랑 나랑 나이차가 이렇게나 많이 나는데도 언니도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혼자 먹고 살기 바빴는데 나이차 적은 형제자매들은 얼마나 각자 힘들겠냐, 라고요.

언니가 별 반응 없이 그렇냐고 한 다음 전화 끊었는데, 엄마한테 얘기했는지 엄마가 절 한참을 혼내셨어요. 언니한테 주제 넘게 굴지 마라, 라는 내용이 주였습니다.

제 말이 부드럽지 않았다는 거, 예민한 부분이 있다는 거 압니다. 그런데 전 괜히 조카 볼 때마다 제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일부러 맛난 거 더 사주고 더 놀아주고 그래요. 또래 어른만이 채워줄 수 있는 활기가 따로 있거든요. 근데 부부 욕심으로 감당 안 되는 둘째까지 굳이 가져야 하나 싶어요. 이미 나이가 둘 다 40대 중반인데...

저희집이나 형부네 집이나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올 거 없어서 맨땅부터 시작하는 와중에 뒤늦게 조카 하나 얻어, 이 아이도 그렇게 넉넉히 키우지 못하는데 왜 그리 자신의 몸이 망가지면서까지 시험관하고, 돈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나 주제 넘었을까요.

댓글 73

ㅇㅇ오래 전

Best올바른 소리만 했는데요. 언니보다 님이 더 어른같아요.

ㅇㅇ오래 전

Best맞말 한거임. 엄마가 화내는건 본인도 찔리고 미안하기도해서 그런거고ㅋㅋ

ㅇㅇ오래 전

Best아니..언니든 친구든 저렇게 타인을 감정쓰레기통으로 쓰는 사람있는데 직설적이게 말 안하면 못알아들음..어쩔수없음..님이 지금 안했어도 1년이든 5년이든 10년이든 안에 멀어질 관계였음. 어른이면 어른답게 처신해야지. 한참 어린 동생한테 왜저러나. 그렇게 하소연이 하고싶으면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하든지.

ㅇㅇ오래 전

Best오히려 잘 된 일이네요. 갑자기 찾아오지도 않고 하소연 하지도 않겠네요. 또 비슷한 말 꺼내기라도 하면 괜히 엄마한테 야단만 맞았다. 그만 얘기하라고 딱 잘라 말해요.

ㅇㅇ오래 전

본인이 말해달라고 했잖아요

ㅇㅇ오래 전

조카는 언니 책임인데 놀아주지마세요 대리육아해주니 만민한가보네

ㅇㅇ오래 전

언니는 유년기에 아버지그늘에 커서그런가 늙기만하고 철이 덜들었네 같은 형제라도 어릴때부텨 아버지없는사람하고 다름

이스타오래 전

맞는말인데 돈도없는데 나이먹어서 애낳으면 애는 무슨죄인가.. 돈이라도있고 애를위해 부모도 자기 건강관리할수있고 여유가있어야지 책임지지못할거 자기욕심때문에 애를 낳겠다고?!?? 무슨 논리지 애 하고싶은거 뒷바라지 못하면 낳으면안됨

행인오래 전

쓸데없는데 에너지 쏟지말고 언니나 엄마 둘다 거리두기 해요 님 인생부터 챙겨요

세상오래 전

제3자인 내가 글로 보기에는 선 안 넘게 딱 똑부러지게 말 잘했어요. 그런건 가족안에서나 말해줄수 있는 말이라서요. 어릴때 부터 일찍 철들어서 그런가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젊은 처자가 참 잘컸네요.

0오래 전

대견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요. 힘든거 티 내지 않는 긍정 마인드도 예쁘고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가족 구성이 반대로 되었습니다. 언니가 쓰니에게 의존하려는 건 알겠는데 틀린 말 하나 없는 옳은 소릴 고깝게 여겨 엄마한테 일러바친 언니나 그걸 주제 넘었다고 야단치는 엄마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인생이 차암. 님 잘못 하나도 없어요. 괜한 일로 상처 받지 말고 털어 버리세요.

ㅇㅇ오래 전

언니가 또 하소연하면 엄마한테 혼나니까 해줄말없다고 딱잘라서 말해요..더이상 이야기하지말라구요. 의견물어봐서 대답해준게 뭔 잘못인가여? 엄마가 왜 참견이신지..그리고 형편도 좋지않은데 40대중반에 왜 애낳으려고 하는건지 언니도 진짜 답없네여..

ㅇㅇ오래 전

엄마도 찔렸던거지ㅋㅋ 다 늙어빠져서 애 낳아가지고 애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가난에 허덕여서 크게 한게 지도 찔린거지 뭐ㅋㅋ 그런 얘기 들으면 죄책감 느끼고 너도 그랬냐고 사과해야지 오히려 화풀이 하는거 봐라 효도는 하지마~ ㅋㅋ

ㅇㅇ오래 전

맞는말인데 찔려서 화난듯하네 글고 재산이 많고 돈 많이벌면 40중반에 애낳는거 문제는 안 됨. 그런것도 아니면서 애욕심만 있어가지고 애를 또 낳으려고 하냐. 애가 20살이면 부모가 할머니 할아버지 나이인데 자식도 부모랑 오래 같이살고싶지 자식은 아직어린데 부모가 가버리면 그것도 못할짓임 애를 낳고싶었으면 더 빨리 결혼해서 낳아야지 무슨 40살도 훨씬 넘어서 욕심부려 애 생각은 절대 안 하고 지들 욕심에 낳고 싶어하는듯함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님 돈은 절대 들이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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