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회사왕은 입사 6개월차입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공유해볼게요.
어느 날, 다같이 점심을 먹고 카페를 갔어요.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 곳이라 한명씩 주문을 하고 뒤로 빠졌어요.
마지막 순서가 신입이었는데, 주문을 확인하던 직원분이 영수증을 들고 고개를 갸우뚱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우리쪽으로 오셔서 묻는거에요.
“마지막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하신 걸까요?”
다들 영수증을 다시 보는데, 저도 모르게 고개가 같이 갸우뚱해졌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 연하게 + 샷 추가’
음??? 연하게 샷추가 ??????
다들 동시에 “이게 뭐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입이 “전데요, 왜요?” 하는 눈빛으로 저희를 쳐다보는 거예요.
그래서 동료 한 명이 물었어요.“이거 뭘 시킨 거예요?”
신입 왈, “아샷추요.”
왓… 아샷추는 아이스티에 샷 추가입니다.
순간 모두가 벙.. 찌고
그날 이후, 우리는 그 카페에 다시는 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일이 시작이었을까요, 제일 황당했던 사건이 생겨요.
저희 팀은 업무 특성상 엑셀을 조금은 다를 줄 알아야 일이 편해요.
신입이 입사했을 때 제가 물어봤죠.
“엑셀 조금 다룰 줄 알면 일하기 훨씬 편할 텐데, 간단한 수정 정도는 할 줄 아나요?”“못해도 괜찮아요. 금방 배우니까요.”
그랬더니, 자신 있게 “네, 할 줄 알아요.”
오? 다행이다 싶었어요.
마침 엑셀로 파일 정리할 일이 있어서 필터 거는 방법이랑 신입이 해야 할 부분을 알려줬어요.
“이렇게 필터 걸어서 필요한 부분만 보면 돼요.”그리고 다른 동료가 “파일 정리해서 주세요” 하더라고요.
그런데 필터가 완전 엉망 그자체였어요.
다른 부서 것까지 다 섞여있는..
당황해서 동료가 물어봤어요.“혹시 필터를 어떻게 걸었나요?”
신입의 대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건든 게 없는데요? 그대로 다운 받았습니다.”
……네? 아니 그럼.. 귀신이 필터를 건 건가요?
본인은 손 안 댔다 하고, 엑셀이 알아서 이상해졌다는 신입.
컴퓨터를 이기는 인간, 여기있네요.
그리고 신입은 여전히 필터를 제대로 못겁니다..
추가로 들은 이야기인데, 팀장님이 우연히 신입이랑 동료가 엑셀 필터로 이야기하는 걸 보셨대요.
그래서 신입과 면담을 할 때, 엑셀 필터 관련해서 어려운 게 있는지 물어보셨는데
여전히 본인은 건든 게 없다면서 억울하다고 했다고 했나 봐요.
답답하셨던 팀장님이 결국 직접 컴퓨터 보여주시면 "엑셀은 틀릴 수가 없어."
기계는 잘못하지 않는다고 신입이 잘못한 거라고 딱 짚어주셨대요.
답답한 회사 생활 속에서 사이다 한 모금 마신 기분이었어요.(신입이 어디에 어떻게 말할지 몰라서 늘 조심해야 하고 있지만요.. )
신입 회사왕의 이런 에피소드는 마트료시카와 같아요.
하나 끝났다 싶으면 또 다른 일들이 생겨요.
일 배우는 게 느려도, 알려주면 정리 잘하고 배우는 태도만 좋아도 저나 동료들이나 얼마든지 도와주고 예쁘게 볼텐데 참 쉽지 않네요.
답답한 마음에 쓴 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댓글도 하나하나 다 읽었고 조언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지각 관련 기록도 따로 체크하고, 업무 중 발생하는 문제들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려고요.
그리고 신입 회사왕의 이야기는 아마… 계속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