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걸리는 병 중에서 가장 무서운 병

안토니오킴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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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걸리는 병 중에서 가장 무서운 병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속담이 있다. 이는 '삼세지습 지우팔십(三歲之習 至于八十)' 이라는 한자성어로 표기되기도 하는데, 말인 즉슨, 어렸을 적에 들여진 버릇은 나이가 들어서도 고치기 힘들다는 뜻임을 바보나 아주 어린애가 아닌 이상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에 더하여 "제 버릇 개 못준다" 라든가 "낙숫물이 떨어진 데 또 떨어진다" 는 유사속담까지 한국사람들의 입버릇으로 습관화되어 이 땅에서 널리 퍼진지 오래이다.

이 모든 속담은 옛날 옛적부터 전해져 내려왔으니,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아득한 옛날 사람들조차도 고칠 수 없는 버릇에 대한 중대성과 심각성을 분명하게 깨닫고 있었음을 유추해낼 수 있다. 사람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 특유의 고집을 갖게 마련이며, 그 고집이 사회적으로 보편화된 고집이라면, 그것은 곧 지역성 내지는 민족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의 속담들은 모조리 그러한 속성들을 담고 있다.

지역성 또는 민족성을 떠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고집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고집의 두드러진 특징은 변화를 싫어하고 익숙함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런 감정상태에 빠져있으며, 그렇기에 인간은 자신의 고집 또는 버릇대로 행동하면서 인생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그 고집 또는 버릇이 올바른 것이라면 성공한 인생이요, 아니라면 실패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세상의 이치로 성립되었다.

인간의 본성이 그렇기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으로 그러한 감정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익숙함만을 추구하며, 그동안 있은 적이 없는 사회현상이 새로이 출현하거나 기존의 제도가 바뀐다면, 그것들을 반기기 보다는 거부감을 갖고 자신의 힘이 닿는데까지 최대한 피해가려고 한다. 만약에 그것이 법과 같은 강제적 규범이라면 어쩔 수 없이 따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예전과 같이 행동한다.

결국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 노인들은 젊은이들보다 위에서 언급된 성향이 지나칠 정도로 강하다. 그래서 상대방이 아무리 올바르고 명석한 이치와 논리를 들어서 설득하려고 하지만, 이미 노쇠한 노인들은 그 말에 아무런 헤아림도 없이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경륜이라 착각하고, 눈은 감고 귀는 막되 입만은 열려있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무시해가며, 오히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옳다면서 훈계까지 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습득한 고집 또는 버릇이 올바른 것이라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못한 노인들은 주위에서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일은 상당히 어렵기도 하지만, 그동안의 잘못된 익숙함을 버리는 일은 훨씬 더 어렵기에, 단호한 결심과 노력이 없으면 결국 불치의 병으로 남는다. 이러한 병은 노쇠함의 정도에 비례하여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 심각성은 더욱더 증가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과거의 사회적 지위나 현재의 부유함을 과시하며 거만하게 군다던가, 권위적인 태도로 상대방을 가르치려 든다던가 , 과거의 경험을 무조건 옳다고 믿고 사회생활의 행동기준으로 삼거나, 세대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젏은이들의 행동을 비난한다던가, 잔소리를 습관처럼 반복한다거나, 상명하복의 군대문화를 수하들에게 강요하거나,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남의 일에 끼어들어 참견을 늘어놓는 등등 수도 없이 많다.

나는 이 고집스런 기질을 '병' 이라 칭하였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공인된 질환이 아니므로 '병' 이라고 할게 아니라, 필요상 '노인성 고집통' 이라 정의하고 본 논설에서만 임시적으로 일겉는게 낫겠다. 물론 병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닥쳐오는게 아니듯이, '노인성 고집통' 또한 모든 노인들에게 닥쳐오는게 아니므로, 극히 일부 노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질환임을 미리 밝혀둔다. 분명한 것은 '노인성 고집통'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에 살고 계신 대부분의 노인분들은 인정이 넘치는 시대를 사셨기에 마음씨가 매우 참되고 인자하시며, 가장 높은 고개라 불렸던 보릿고개의 시련과 6.25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겪으셨음에도, 그 난관에 굴하지 않고 이땅의 근대화에 앞장서셨다. 그것도 모자라 그분들의 아들딸인 우리 세대들에게 풍요로운 세상을 선물하셨으니, 우리 세대는 당연히 어르신들을 공경하며 그동안의 수고로움에 보답해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분들이 긴 세월을 살면서 깨우치신 지혜와 자비로써, 급변하는 세상임에도 현실사회에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세대는 한 세대를 앞서 사신 어르신들의 지혜와 자비를 교훈삼아 삶의 지표로 삼을 것이되, 그분들이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위해 몸소 실천하신 근면성실의 정신 또한 계승해야 한다. 아무쪼록 이땅에 살아계신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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