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내 나이 19살이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친구와 나는 안산 시화공단 근처의 지하도를 걷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라 수많은 사람이 지하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 걷는 내내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었다.
나는 친구에게 "누가 나 부르는 거 같지 않냐?"고 물었지만, 친구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고향이 이곳이 아니어서 만나러 가는 친구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걸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었다.
결국 가던 길을 멈추고 두리번거리자, 친구가 의아하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나는 "누가 날 부른다니까"라며 시선을 돌렸고, 그때 지하도 한쪽 구석에 앉아 계신 한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 할아버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손짓하고 계셨다.
내가 그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자, 할아버지는 갑자기 내 손목을 '확' 잡아채더니 큰 소리로 외치셨다.
"평강 공주는 온달 장군을 만나야 잘살어!"
그러면서 점을 보고 가라는 것이었다. 지나가던 많은 사람이 할아버지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고 소리치는 모습에 일제히 우리를 쳐다봤다.
어린 나이에 당황하고 무서웠던 나는 급히 손목을 빼고 도망치듯 친구와 함께 지하도를 벗어났다.
나중에 나이가 좀 더 들어 그때를 되돌아볼수록 신기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지하도는 정말 크고 사람이 가득했는데, 구석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가 나를 부르는 걸 내가 정확히 느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내가 태어난 곳이 실제로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설화가 전해지는 지역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곳을 어떻게 알았으며, 왜 하필 그 순간 내게 "평강 공주는 온달 장군을 만나야 잘산다"는 말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고 기묘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그때 내가 용기를 내어 할아버지에게 점을 봤더라면, 내 미래를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지금의 내 삶은 현재와 완전히 달라졌을까?
아니면 할아버지는 이미 내게 펼쳐질 지금의 이 삶을 예견하고 계셨던 것일까? 답을 알 수 없는 그날의 기묘한 만남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예전에
친구와 나는 안산 시화공단 근처의 지하도를 걷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라 수많은 사람이 지하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 걷는 내내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었다.
나는 친구에게 "누가 나 부르는 거 같지 않냐?"고 물었지만, 친구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고향이 이곳이 아니어서 만나러 가는 친구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걸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었다.
결국 가던 길을 멈추고 두리번거리자, 친구가 의아하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나는 "누가 날 부른다니까"라며 시선을 돌렸고, 그때 지하도 한쪽 구석에 앉아 계신 한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 할아버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손짓하고 계셨다.
내가 그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자, 할아버지는 갑자기 내 손목을 '확' 잡아채더니 큰 소리로 외치셨다.
"평강 공주는 온달 장군을 만나야 잘살어!"
그러면서 점을 보고 가라는 것이었다. 지나가던 많은 사람이 할아버지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고 소리치는 모습에 일제히 우리를 쳐다봤다.
어린 나이에 당황하고 무서웠던 나는 급히 손목을 빼고 도망치듯 친구와 함께 지하도를 벗어났다.
나중에 나이가 좀 더 들어 그때를 되돌아볼수록 신기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지하도는 정말 크고 사람이 가득했는데, 구석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가 나를 부르는 걸 내가 정확히 느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내가 태어난 곳이 실제로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설화가 전해지는 지역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곳을 어떻게 알았으며, 왜 하필 그 순간 내게 "평강 공주는 온달 장군을 만나야 잘산다"는 말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고 기묘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그때 내가 용기를 내어 할아버지에게 점을 봤더라면, 내 미래를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지금의 내 삶은 현재와 완전히 달라졌을까?
아니면 할아버지는 이미 내게 펼쳐질 지금의 이 삶을 예견하고 계셨던 것일까? 답을 알 수 없는 그날의 기묘한 만남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