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타이밍놓쳤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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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어쩌고 싶은가? 이다.

몇 주전부터 너는 지속적으로 우리 관계에 대한 언급을
살포시 하고 있다.
그래서 너의 이야기를 내가 이해한대로 종합해보자면

결혼할 사이는 아니지만
(이건 사실 첫만남에 상호협의가 되었으니 할말 없다.)
시간 될 때 얼굴보며 차 마시고 식사하고 이야기하며
드라이브 할 수 있는 만남 정도.
오히려 그런 관계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너는 감사하는 것도.

사귄다거나, 연애를 한다는 언급은 없었다.
아니다, 사귀는 것처럼, 이라고 말했었나.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니까.

그 정도의 가벼움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걸 명확히 말해주지 않아 헷갈렸을 뿐이다.

그래서 결론은 나는 그 정도의 가벼움이면 괜찮은 것인가,
라는 질문.
사실 타이밍을 놓쳤다. 그 이야기가 나올 때,
'사실 궁금했었다 우리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라고 말했어야했는뎃! 뭔가 너의 이야기에 긍정해줘야한다
는 생각(강박이 조금 더 정확하겠지만 인정하고 싶진 않다.)
에 대답을 얼버무렸다.
그러면 안 되었다고 생각한 건
만남이 끝나버린 이후였을 것이다.
나는 결국 잃어버린 타이밍 때문에
네가 말한 관계를 무의식적으로 긍정해버렸다.
그 사람은 그래서 더 편해졌을 것이다.

사실 괜찮지 않았다, 가 내 결론이긴하다.
나는 너와 연애를 하고 싶었다. 결혼까진 어려운 거 아니까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사귀고 싶었다.
어쩌면 조금 더 무거운 마음이었을 것이다.
너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나는 애를 태웠고
어쩌면 너는 그리 가벼운 마음이었기에 7개월이 지나도록
우리 관계를 명확히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네 마음을 말해주어야 할 것 같으니
이야기를 한 거겠지.

이제 진짜 나는 선택의 길 앞에 놓여있다.
너는 분명 나를 만나는 게 싫은 건 아니다. 나를 만나면
시간이 잘 간다 하였으니 호감은 맞을 것이다.
다만 거기서 스탑인 셈이다.
내 마음은 모르는 척 그리 가벼움이라도 좋으니
너를 계속 보고 있을건지, 아니면 내 마음은 없었던 척
이러한 관계를 정리하는 게 좋을지.

마음 같아선 솔직하게 터놓고 사실 나는 너를 이성으로 좋아
하는데 너와 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이다. 근데 네가 그 마음
이 아니라면 나는 너와 만나는 게 불편하고 힘들 것 같다,
(고 오늘이라도 말했어야했낫!!!) 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 진짜 어쩌고 싶은지 아직 내 생각이 정리가 안 되어서.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몰라서. 그럼에도 너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심을 어떻게 잠재울지 몰라서.

결국은 내 마음을 모른 척 하거나 없었던 것처럼 해야 하는
이 상황이 나를 내려앉게 만든다.
그래도 나를 호감이라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게 맞으려나, 하고 쓴웃음 지으면 괜찮을까?

이토록 오롯이 내 마음만 들여다보게 되는 관계는 처음이라
무엇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지 계속 계속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