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점심밥

Nitro2025.11.05
조회20,252

 

10월의 시작은 남이 사준 밥!


작은 도서관에 음식 인문학 강연하러 갔는데 마침 그 날이 도서관 회의 겸 식사하는 날이라 은근슬쩍 끼어 앉아 밥을 얻어먹었습니다.


메인은 동네 김밥집에서 산 김밥 한 줄 뿐이었지만 다들 나이 지긋한 어머님 뻘 참가자들이 많아서 먹을 게 끊임없이 나옵니다.


친척이 보내준 사과와 배, 누룽지 튀겨서 만든 과자, 시골 내려갔다가 주워 온 밤, 텃밭에서 캔 고구마...


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넉넉한 인심에 배가 부릅니다.


 

부대찌개 먹고싶어서 몸부림을 치다가 사먹은 김밥천국 부대찌개.


뭐, 애초에 큰 기대를 안 하긴 했지만 그냥 그렇습니다.


가락시장에서 일하면서 높아진 부대찌개 기준점 때문입니다 흑흑.


 

베이글에 크림치즈와 직접 만든 수제 딸기잼을 바르고, 보울에 인스턴트 수프와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양송이 수프를 곁들입니다.


무엇보다 큰 발전은 베이글 슬라이서를 구입했다는 거.


꽝꽝 얼어있는 베이글을 버터 나이프로 자를 때마다 오 헨리가 말한 "세상이라는 쌍각조개를 타자기로 까려고 애쓰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라는 표현을 입에 담으며 투덜거렸는데, 드디어 좀 더 나은 도구를 하나 손에 넣은 셈입니다.


그냥 베이글을 끼워 넣고 손잡이를 누르기만 하면 딱 좋게 반토막이 납니다. 


베이글 단두대의 칼날 떨어지는 소리가 기분 좋은 점심식사의 시작을 알려주네요.


 

치킨샐러드. 


보통 치킨샐러드라고 하면 샐러드 위에 닭가슴살 조금 올라간 것이 왠지 다이어트 식단의 대명사처럼 들리지만...


엄청나게 큰 훈제 닭다리가 올라가 있는 샐러드는 뭔가 박력이 넘칩니다.


만화 고기 먹듯 손에 닭다리를 들고 마음껏 뜯어먹으면서도 '나는 샐러드를 먹고 있는 거다. 몸에 좋은거다!'라고 자신을 속일 수 있는 게 장점.


 

바질페스토 파스타.


스파게티 면에 바질페스토 한 번 버무려서 유리병에 넣어 가져오고, 치즈는 마지막에 갈아 올립니다.


다이소 치즈 강판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치즈 나이프 세트에 있는 칼로 긁어 내서 먹으니 그나마 좀 낫네요.


그래도 조만간 제대로 된 치즈 강판을 하나 사야겠습니다...


 

크림치즈와 훈제연어 베이글.


깔끔하게 잘린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슥슥 바르고, 집에서 가져온 훈제연어를 얹어 먹기만 하면 됩니다.


다음에는 케이퍼도 좀 가져올까 고민중.


근데 맨날 크림치즈와 잼 아니라면 훈제연어만 먹어서리 좀 새로운 베이글 메뉴에 도전해볼까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일단 당근 라페 베이글이나 아보카도 새우 베이글을 목록에 올려둔 상태네요.


 

주먹밥과 컵라면.


주먹밥 다섯 개라고 하면 별 거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밥솥의 1/3은 털어넣은 결과물입니다.


밥이 압축되는 걸 보면 분명 엄청 많은 양인데, 막상 하나씩 집어먹다 보면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게 미스테리.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순대국 전문점인데 왠지 모르게 먹고 싶어서 홀린듯 들어갔습니다.


편육과 순대, 순대국 세트가 있길래 냉큼 시켜버렸습니다.


오래간만에 먹으니까 맛있네요.


 

음식 인문학 수업 시간에 만들었던 라따뚜이(https://blog.naver.com/40075km/224060147298)...를 활용해서 만든 파스타.


탈리아텔레 파스타에 소스 대신 라따뚜이를 듬뿍 넣어서 볶아냈습니다.


워낙 넉넉하게 만든지라 남은 걸 도시락으로 싸왔지요. 도시락으로 가져올 땐 롱 파스타보다 숏 파스타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10월도 끝나고 날씨가 휙 추워지면서 어느 덧 겨울 문턱에 다가선 11월이네요.

댓글 15

ㅁㅌㅂㄹ오래 전

너무 재밌어요. 글이 잘 읽어져요. 시리즈 연재 기다릴께요.

00오래 전

살찌것다

ㅈㅁ오래 전

무슨 해골바가지 뼈말라 연예인것들 식단같다

쓰니오래 전

잘처먹고 다니네

ㅇㅇ오래 전

저 야근하가 베이글 먹고 체해서 못먹엉요ㅠㅠ 그래서 더맛나 보여ㅠㅠ

ㅇㅇ오래 전

오늘도 잘봤어요~~최고에요~~감기조심하세요~~

ㅇㅇ오래 전

이번엔 너무 소소한데요~ 환절기 감기 조심 하세요(을지로 직장인 씀)

쓰니오래 전

빨리 범죄벌가 나치 이적행위자들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훔쳐먹는 년들이 없어지길.

ㅇㅇ오래 전

이분꺼 사진이랑 글 보고있음 뭔가 힐링되는? 편한 기분이 듬//

ㅇㅇ오래 전

헉 너무 맛있어 보여요..ㅜ 혹시 베이글과 크림치즈 어디서 구매하신 건지 알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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