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이 아니라서 백수일 때보다도 위축되네요

쓰니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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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취업을 했는데 흔히들 생각하는 사무직이 아니라 판매직으로 취업했습니다.
나이는 곧 있으면 서른이고.. 사무직종은 쭈욱 서탈 면탈을 반복해서 뭐라도 하자 싶은 초조한 마음에 판매직에 지원해서 붙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이기도 하고, 사무직이 아니라는 점이 가족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않았기에 예상대로 축하는 못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친척들에게도 제 취업 소식을 알리지 않기도 했고요. 쪽팔린다며.

어머니는 그래도 제 선택을 존중하고 취업난에 어디라도 붙은 게 장하다며 응원은 해주십니다. (수습 기간 내에 이직을 바라는 것 같지만..) 아버지는 제가 일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표정부터 굳어지고 "네가 사무직이 아니니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 라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공부를 더 해서 대학원을 가거나 공무원을 해보는 건 어떠냐, 형편이 부족하더라도 사업을 하고 싶다면 지원해줄 수 있다. 등의 말을 하면서 지금의 일에서 벗어나 다른 직업을 가지길 원한다는 의사를 표하십니다. 저는 공부가 너무 싫어서 교수님으로부터의 대학원 제의를 거절한 적이 있음에도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쉽다느니 공부를 더 해보면 어떠냐는 말을 꺼내는 게 좀 씁쓸하지만..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가 집안 분위기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턴이든 계약직이든 뭐든 앉아서 키보드 두드리는 사무직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제 직업을 쪽팔려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니 씁쓸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