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정확하게 나눠먹는 가족들 계신가요?

ㅇㅇ2025.11.22
조회87,351
정말 궁금해서 씁니다

최근에 남자친구네 집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서 다녀왔거든요
오래 사귄거 아니고 결혼 예정 아니지만
저도 그간 연애하면서 엄마한테 남자친구 소개시켜 드린적 몇번 있거든요
그냥 ‘엄마 저는 이런 사람이랑 건전하게 잘 만나고 있어요’ 라고 간단한 소개하는.. 남친네 식사 자리도 그런 자리였다고 보시면 될거 같아요

남친은 따로 자취하고 본가엔 부모님,형 셋이서 산다고 했고 아버지는 현재 지방에 출장중이라 집에는 엄마랑 형만 있을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꿀 한병+메론 한통을 사들고 갔는데 결혼해서 따로 사는 남친네 누나가 아이3명을 데리고 와 계셨고
저녁 반찬이... 된장국, 마른 반찬 몇가지, 김치, 이름 모를 생선구이(두마리) 만 있었어요
누나가 냉장고를 열더니 엄마 이 고기 뭐야? 라고 하자 어머님께서는 “그거 낼 니네 아버지 오시면 구워먹을거니까 냅둬” 라고 하셨어요

저는 항상 집에 누군가가 손님으로 오면 가벼운 자리든 아니든
엄마가 장을 보고 몇시간에 걸쳐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갈비찜 잡채 해물탕 뭐 재료가 대단히 비싸진 않아도 신경쓴듯한 모양새 내기 좋은 음식들이 있잖아요
아니면 고기만 사서 손님이랑 같이 구워먹으면 제일 편하고 쉽잖아요

그런데 ‘얘들아 오늘은 대충 한끼 떼우자’ 하는 식의 밥상이라 속으로 많이 놀랐지만 뭐 나를 편하게 생각해서 그러신가보다, 내가 중요한 손님으로 방문한게 아니니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밥을 먹었어요

그리고 제가 백화점에서 메론을 샀는데 남친이 이거 하나에 오만원이 넘는다고 떠드니까 남친 어머니가 이런거 처음 먹어본다고 좋아하시더니 저에게 “메론 먹을거에요?” 하고 물어보셨어요

잘라서 다같이 먹자고 포크 내밀면 저도 한두개 집어먹을텐데 그렇게 물어보시니까 당황해서 “아..저는 괜찮아요..” 했고 어머니가 메론을 자르면서 갯수를 세는듯한? 손짓을 하시는거에요

남친 누나가 먼저 잘라진 메론을 두개 연속으로 집어먹으니까 어머니가 “넌(누나) 거기부터 여기까지만 먹어. 여기부터 여기까진 너(형)먹고, 요건 너(남친)먹고”
하더니 남친 어머니가 식탁에 서서 앉지도 않고 메론을 먹더니 너무 달고 맛있다고 좋아하셨어요
먹으면서 계속 “이건 내꺼고 넌 그쪽거랑 이거랑 두개만 더 먹어” 라는 식의 갯수를 정확히 나누는 대화를 하셨어요

저는 그 광경을 넋놓고 보고 있었고 누나네 애들 셋 중에 둘은 아직 어렸고(한 3살?4살?) 한명은 6,7살?이었는데 제일 큰애가 달려나와서 뭐먹어? 나도 줘 하니까 누나가 “너 매론 안좋아하잖아 귤 먹어 귤” 하더니 애한테 귤을 쥐어줬고 큰애가 먹어볼래 먹어볼래 계속 얘기하는데 어머니가 “어차피 쟤넨 맛도 몰라. 야(누나) 가서 애들 귤 먹게 까줘라”

얼마나 놀라웠는지 아직도 그때 모습과 가족들의 대화가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남친이 메론 먹다가 저에게 하나 줄까? 하는 모션을 취했으나 메론은 너무나 작았고 식탁에 모여 허겁지겁 먹고 있는 어머니,남친,형,누나의 모습을 보니 차마 먹겠다는 소리가 안나와서 배부르다고 했어요

그렇게 메론까지 먹고 어머님이 메론이랑 꿀 고맙다고 다음에 또 놀러오라며 다음에는 빈손으로 오라고 하는 말을 뒤로하고 저는 그 집을 나왔어요

뭐 집집마다 생활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건 알고 정답이 없는것도 알지만 ...

저는 부모님이 저랑 남동생에게 맛있는걸 양보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랐고 남동생이랑 저는 맛있는걸 반잘라서 먹고 반은 부모님 그릇에 얹어드리는 삶을 살았어요

부모님이 끝내 거절해도 같이먹어요! 맛있어요! 라며 억지로 부모님 입에 넣어주면 부모님은 마지못해 받아먹으며 우리 딸,아들이 줘서 더 맛있네 ㅎㅎ 하며 웃으셨구요

물론 매번 그렇게 서로 배려하고 권하는건 아니에요 ㅎ
부모님이 니네끼리 먹어라 하시면 저랑 동생 둘이서 다 먹는 경우도 더러있고 제가 배불러서 더 못먹겠다 하면 부모님이 마지막 남은 고기 한점 먹는 경우도 있죠


음식이 모자랐던 적은 한번도 없고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아서 집에 식료품은 늘 넉넉하게 있어서 실컷 먹다가 조금 남는 경우에 그렇게 나눠먹었다는걸 얘기하는거에요

가족끼리 음식 먹으면서 서로 너 몇개 먹었냐고 묻고 너는 여기부터 여기까지만 먹으라고 갯수 정해서 나누고 어린애들은 맛도 모른다며 한입도 안주고 손님에게 음식을 두번 권하지 않는 모습은.. 저로서는 제법 낯설었던거 같아요

평소에 남친과 식사할땐 어땠는지 돌아보니
저는 식단을 오래 하다보니 항상 소식해요
식당에서 나오는 1인분의 음식 중 절반정도 먹으면 많이 먹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제 남은 음식은 항상 남친이 먹었고 한그릇씩 나오는 메뉴일때 남친은 제게 단 한번도 나눠준적이 없었네요
처음부터 제가 욕심내지도 않지만(애초에 제 음식도 다 못먹으니까) 남친은 빈말로라도 ”내꺼 한입 먹어봐“ 소리 안했고

음식이 나오면 저는 수저 세팅하고 물 따르는데 일단 입에 욱여넣기 바쁜? 그런것도 걍 배가 고팠나보다 난 배가 안고프니까 천천히 먹어야지 생각하면서 크게 신경을 안썼는데 집에 다녀오고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나니 아....싶어요

고민하다가 원래 가족들이랑 음식 정확하게 나눠서 먹냐고 물어봤더니 해맑게 웃으며 “응 우리집은 공평한거 좋아해. 니네집은 안그래?” 하길래 우리집은 서로가 서로한테 한개 더 먹으라고 권한다고 얘기했더니 오히려 우리집을 이해 못하겠다고ㅎㅎ

부모라고 해서 자식한테 일방적으로 다 양보하는게 말이 안되고 불공평한거라고 생각한대요
그리고 형제들끼리도 정확하게 나눠 먹어야 공평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안생긴다며 자기 주변 친구들도 다 그렇다고, 우리집이 오히려 신기하대요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결론은 정말로 우리집이 드문 케이스고 남친 집 처럼 정확하게 나눠서 먹는 집이 흔한지 궁금해서요ㅎㅎ




댓글 233

ㅇㅇ오래 전

Best확실한거, 님은 거기 시집가면 귤도 못먹을 수 있음.

ㅇㅇ오래 전

Best설령 평소엔 칼같이 나눠서 먹는 집구석이라쳐도 적어도 손님이라고 집에 사람 불러서 저러진 않죠. 님을 손님 취급도 안한거거나 뭐가 문제인지도 전혀 모르는거죠. 지들끼리 있을때야 저게 '공평' 이지 남들 앞에서 저러는건 못 배워먹은거고 지지리 궁상이고 이기적인겁니다 이래서 집구석에서 보고 배운게 중요하다는겁니다

A오래 전

Best손님 불러놓고 보ㆍ인들밥상에 숟가락하나 더 얹은 사람이나 그게 뭐가 문제인지 생각이 없는 남재나 . 손님이 사간 과일한조각조차 나누지 않는 집안인걸 알게된걸로 다행이다 생각하시고 정리하시는게 맞는거같네요. 공평하게 나누는게 좋긴한데 행동방식이 집에 먹을게 없어 제대로 못먹어 전부 식탐이 심해 저렇게 나눠먹는 느낌임. 님아 적어도 기본은 되는 사람 만나요. 남자나 저집사람들이나 좀 많이 그래요. 저러면 없던 식탐도 생김.

ㅇㅇ오래 전

Best하는짓거리가 전부 개거지같은데 지새끼한테 메론한조각 안준다는게 충격적이다. 3~4세 아기들도 메론 엄청 잘먹는데 어떻게 애기들한테 귤만 줄수가! 그정도로 그지같이 살면서 애를 셋이나 낳고?? 아우..짜증나. 쓰니는 그남자랑 결혼하며 저꼴보며 살아야해요 쓰니자식도 메론한조각 못얻어 먹는거유~!!

힘내오래 전

Best미리 잘 가 봤네요.언능 헤어지고. 쓰니 위하는 사람 만나요~

ㅇㅇ오래 전

너무 거지 같아. 숨도 쉬지 말고 우선 헤어지세요. 지지리 궁상은 신도 못 고침. 안봐도 가성비 여친하며 연애 할듯.

21오래 전

그냥 거지 집구석.. 더먹고 덜먹으면 쌈 나니까 그러는거임 지도 쪽팔리니까 정확하고 공평하게 나눠먹는다고 하는거..

레드오래 전

인스타에 이글보고 굳이 찾아서 읽었네 기도안찬다 어휴 상놈의 집구석

ㅇㅇ오래 전

남친도 지집보다 님네 집처럼 하는게 더 좋고 행복한 가정인거 알고 있음ㅋㅋ 지 집 구질구질한거도 알고있음 근데 자존심상하니까 아닌척 공평 웅앵 이러고있는거 ㅋㅋㅋ

팅크오래 전

바로 손절각임... 하나를보면 열이 보인다고.. 저집에 시집갓다가 귤쪼가리가 아닌 찬밥신세 될듯....절레절레

ㅇㅇ오래 전

어유 그냥 헤어지세요.

맞벌이오래 전

5만원짜리 멜론으로 조상신이 도왔다 생각하고 얼른 도망치세요. 결혼하면 님이 먹는 거 아까워서 먹던것도 뺏어갈 사람들이에요. 어떻게 손주들 입에 멜론 한조각 못넣어줄 정도로 거지같지? 아무리 없이 살아도 무슨 지지리 궁상도 아니고... 저는 생판 남인데도 살면서 절대 마주치고 싶지도 않는 인간들이에요. 손님 앞에서 쪽팔려서 저런 모습 보여주기 쉽지 않은데 대놓고 저런 구질구질한 모습을 보여줬다는건 이미 뼛속 깊이 저런 궁핍함과 추접스러움이 몸에 배어있다는 거임. 너무 싫다 진짜...

ㅇㅇ오래 전

살다살다 저런 집 처음 봅니다. 자신들만 있을때 그런 집도 있겠지만 손님이 왔는데 저런식이라..쓰니를 손님으로 보지 않고 함부로 본건데…벌써부터 저런 취급이면 만약에 결혼이라도 한다하면 과일 하나 먹을때마다 눈치 줄것 같네요. 남자라도 제정신이였으면 모르겠는데 쓰니가 저런 취급 받는걸 아무렇지 않게 보다니..이제까지 어르신들 있는 집 가면(친구집이든 남친집이든)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하던데요.

ㅇㅇㅇ오래 전

정확하게 나눠 먹어야 공평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안생긴다며 자기 주변 친구들도 다 그렇다고... 음식 먹는데 뭐가 억울한 피해자 ㅋㅋㅋㅋ 주변이 다 그렇다는게 더 놀라운데?

oo오래 전

그 집으로 시집 안 갈거죠? 손님 대접 못할 정도로 그 집이 진짜 찢어지게 못사는 집이면 그거대로 문제고 손님 오시는데 밥상을 진짜 수저 하나 더 얹은 정도로 차리는 집이면 진짜 아닌 집임 그냥 가게 된것도 아니고 무려 초대를 받아서 갔는데 저런 대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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