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 "번아웃,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쉼 중요"
사진 설명=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연예인·문화예술인과 프리랜서·단속 노동 형태로 일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검진 사각지대가 건강 위험을 키운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 건강검진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가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75.9%로 대상자 4명 중 3명은 정기 검진을 받았다. 하지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현장 스태프 중 12%만 건강검진을 받았다. 영화인 중 열에 여덟이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예술·방송 분야는 미수검률이 더욱 높아 직업 특성상 예방 검진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일반 근로자와 예술인의 건강검진 환경은 천차만별이다. 일반 근로자는 사업주가 건강검진 비용을 부담하고 근무시간 중 검진을 받을 수 있지만, 프리랜서 예술인은 개인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검진을 받고 싶어도 시간이 없고, 쉬면 곧바로 소득이 줄어드는 구조 때문에 정기검진을 미루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건강검진이 계속 미뤄지고 결국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 대상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대상 인원과 예산이 제한적이어서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예술인·특고 종사자에 대한 건강검진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몸의 아픔만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예술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불안장애는 비정상적·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으로 공황장애·사회불안장애·범불안장애 등이 포함된다. 특히 바쁜 스케줄로 인해 번아웃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금쪽상담소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을 많이 하면서 완벽주의적으로 혼신의 힘을 쏟는 사람이 번아웃이 많이 온다. 굉장히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라며 “번아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고갈된 상태로 본다.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진다. 불안과 우울을 동반한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 짜증이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이어 “번아웃 상태가 지속되면 심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번아웃이 온 건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거다. 다음을 위해 좀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건강한 극복을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의 건강 고백이 단순한 사생활 노출이 아니라 대중과 동료 예술인 모두에게 건강 신호를 알아차리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개인의 용기와 결심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기 어려운 예술인들을 위한 제도적 안전망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