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4살 터울 오빠가 한명있는데요
저랑 오빠는 학창시절부터 안 친했고
사실 제 입장에서 오빠는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싫어할만한 계기도 많았고요.
암튼 저는 20살 이후 부터는 본가에서 나와서 서울에 혼자사는 중이고, 그래서 오빠와는 만날 일이 적었고, 가끔 집에서 볼때 인사 이외에는 대화도 안했고, 거의 없는 사람 취급하면서 지내는 사이입니다.
부모님도 이걸 알고있지만 다 큰 애들한테 뭐 잔소리할 수도 없고,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기에 그냥 그 부분에 대해서 별 간섭 안하십니다.
저는 부모님이랑 셋이서 여행도 다니고, 제가 부모님 집에 자주 가고, 부모님도 저희집 자주 오십니다. 여튼 서로 친한 사이예요.
오빠도 부모님이랑 친하게 지냅니다. 오빠는 부모님집에 살다가 2~3년 전에 결혼해서 부모님과 같은 지역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있습니다.
서로 터치없이 그냥 외동인것처럼 부모님이랑 잘 지내고 있어요.
문제는 오빠가 결혼을 하고난 이후에 오빠 아내분(새언니)이 저에게 종종 연락이 옵니다.
주로 집안 행사같은거 상의 혹은 통보하는 내용인데
예를들어 어버이날 기념으로 가족 다같이 식사하려고하는데 날짜 맞춰서 내려오라는 식이라거나
엄마,아빠 생신에 식사나 선물을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을 하는 식입니다.
항상 그런 행사는 각자 알아서 준비했기에 그런 연락이 올때마다 저는 조금 당황스러운데 '그냥 저 신경쓰지 마시고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저는 따로 할게요' 이런 식의 답장을 보냈습니다. 제가 먼저 오빠나 새언니에게 연락한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작년 말에 조카가 태어났는데 이번 추석에 집에 갔다가 처음으로 조카를 보았어요. 근데 저는 아이를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오빠의 아이가 왠지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들어서 놀아주거나 돌봐주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게다가 아이 부모도 둘 다 있는 상황에서 제가 뭘하겠어요.. 그냥 귀엽다고 몇마디 하고 오빠네 식구가 돌아갈때까지 제 방에 들어가있다가 간다고해서 배웅했어요.
근데 그날 저녁에 저한테 장문의 카톡이 와있더라고요.
내용은 섭섭하다는거였어요. 하나뿐인 조카인데 출산했을때도 따로 연락도 한통 없고, 남들은 조카한테 예쁜 옷이나 선물도 많이 한다는데 고모는(갑자기 저를 이렇게 지칭하기 시작하심) 그런것도 하나도 해준적없고, 겨울에 어머님아버님이랑 여행 간다고하는거 보니까 돈이 없는것도 아닐텐데 왜 신경안써주냐고, 물질적인것만 문제인게 아니라 어린 아이가 있으면 잠깐이라도 아이를 돌봐주는게 상식인건데 제가 한번 안아주지도 않은게 너무 섭섭하다... 여튼 그런 등등의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좀 길게 답장을 했어요. '아시는 줄 알았는데 계속 모르시는 것 같아서 답장드려요. 저는 오빠와 사이가 좋지 않고, 앞으로도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 및 상속관련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 사사로운 대화를 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빠의 식구인 새언니와 조카 관련해서도 크게 친분을 쌓거나 관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서운했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해결 할 수 없는 사안같습니다. 그냥 OO이(조카)에게는 고모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냈어요. 물론 날이 서있었던거 인정해요. 하지만 자꾸 연락이 오니까 한번은 해야할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다음날 부모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새언니가 울면서 전화왔대요. 엄청 섭섭해하더라면서... 저더러 왜 그렇게 쌀쌀맞게 카톡을 보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언제가 됐더라도 해야할 말이었다고 대답했고, 10년만에 오빠한테 카톡을 했습니다. 앞으로 새언니가 연락오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중간에서 알아서 잘 정리해달라고요. 아무튼 제가 뭔가 이상한 사람이 된것같고, 부모님이랑 분위기는 좀 이상해졌지만
그렇게 잘 정리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새언니가 다시 연락이 왔어요. 곧 조카 돌잔치인데 그때도 안 올 생각이냐고, 최소한 조카한테 돌반지는 해야하지 않냐? 인간이라면 그날은 와야하지 않냐(실제 사용한 워딩임) 하더라고요.
돌잔치 한다는건 알고있었지만 전 안갈 생각이었고요, 돌반지...도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ㅠ 부모님이 손주 돌잔치 맞이해서 용돈 많이 줄 예정으로 알고있는데 왜 저까지 자꾸 끌어들이는건지...
다시 지난번같이 답장을 했다가 또 섭섭하다고 그럴까봐 지금 읽씹중인데 뭐라해야하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