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 오늘 너무 서러웠다.
친정 다녀오는 길, 엄마가 늘 하던 것처럼 반찬 잔뜩 싸주셨다.
명절도 아니고 특별한 날도 아닌데…
그냥 “우리 딸 먹을 거”라며 바리바리 챙기는 그 손길.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서 차 안에서 괜히 울컥했었다.
근데 집에 와서 냉장고에 반찬 넣는 순간
남편이 한숨을 쉬더라.
“또 가져왔어?”
“이제 좀 그만 가져오면 안 돼?”
“우리 집 냄새 다 엄마네 냄새 나잖아.”
순간 뭐라 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
그 말이 인정할 수 없는 건 아닌데…
남편 목소리에 깔린 짜증이 나를 한 번에 무너뜨렸다.
나는 그냥 엄마가 챙겨준 걸 고스란히 들고 왔을 뿐인데
남편 눈엔 그게 ‘불편한 요소’였다.
“여기가 우리 집이지, 친정 연장선은 아니잖아.”
그 말이 결정타였다.
남편은 엄마 반찬이 불편하고,
나는 엄마가 정성 들여 싸준 걸 두고 스트레스받는 게 억울하다.
반찬 하나 놓고 갈등하는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걸 버릴까 말까” 고민하면서 서 있는 내 모습이
더 비참했다.
남편에게 사랑받는 아내이고 싶은 마음과
엄마에게 사랑받는 딸로 남고 싶은 마음이
서로 부딪히는 순간.
결혼이란 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이전 가정과의 애착을 잃어가는 과정인가.
엄마에게 미안해서 울고,
남편에게 서운해서 울고,
결국 나 혼자 식탁 앞에서 울었다.
다음번엔 반찬을 받아오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이 문제에서 꽉 막힌 건 우리 부부의 대화 자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