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출근 준비하다가 한숨 스무 번 들이켰던 여동생입니다. 저희 집엔 요즘 이상한 생명체가 하나 살아요. 이름은 오빠, 종족은 집콕형 인간플랜트. 광합성도 안 하는데 왜 그렇게 잘 자라는지 모르겠어요. 물도 안 줬는데 얼굴이 반질반질합니다. 원리가 뭔데? 아침에 제일 먼저 듣는 소리가 뭔 줄 아세요? 알람? 아니요. “누워봤자 자리 없어~ 나 먼저 누웠다~” 이런 소리예요. 이 양반은 침대에서 장기근속 중입니다. 경력만 따지면 거의 집안의 임원급이에요. 제가 회사 나가려고 구두 신고 있는데, 오빠는 이불에 둘둘 말린 채 말하죠. “나 오늘 바빠. 낮잠 스케줄 꽉 찼어.” 와… 진짜 스케줄 관리 앱 켜놓고 싶다. ‘낮잠 1차, 간식 1차, 낮잠 2차, 게임, 낮잠 3차…’ 프로젝트명: 쉴 자격 없는 자의 쉼. 엄마는 또 오빠 편 들어요. “큰아들은 원래 그래~ 느긋해~” 느긋? 엄마… 우리 오빠는 느긋한 게 아니라 그냥 멈춰 있어요. 생태계의 정지화면이야… 저녁에 제가 퇴근해서 문 열면 오빠가 또 말해요. “어? 뭐야, 벌써 왔어? 나 지금 바쁨!” 근데 화면 보니까 몬스터 잡는 중. 몬스터도 내가 볼 때는 피곤해서 도망가고 싶어 보이더라. 그래도 웃긴 건, 엄마가 오빠한테 뭐라 하면 갑자기 사무직 직원처럼 근엄한 톤으로 말하더라구요. “지금 나는 경력 전환기를 거치고 있어. 내 삶의 로드맵을 정비 중이야.” 로드맵이요? 제가 보기엔 로드맵이 아니라 방구 냄새 맵 완성 단계예요. 그런데도 가끔 귀엽긴 해요. 밤에 물 마시러 나가면 혼자 앉아서 “내가 뭐라도 해야 되긴 하겠지…?” 하며 무릎 꿇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다가가서 말하죠. “일단 설거지부터 하자. 그거라도 해라. 인류를 위해.” 요즘은 조금씩 진화해서 쓰레기 버리기 같은 초급 퀘스트는 깨요. 그럼 제가 박수쳐 줍니다. “우리 집 인간플랜트, 드디어 움직인다! 기록이다!” 여러분 집에도 이런 생명체 있나요? 없으면 저 드릴게요. 택배비는 착불입니다.
우리 집에 기생하는 생명체 하나… 친오빠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출근 준비하다가 한숨 스무 번 들이켰던 여동생입니다.
저희 집엔 요즘 이상한 생명체가 하나 살아요.
이름은 오빠, 종족은 집콕형 인간플랜트.
광합성도 안 하는데 왜 그렇게 잘 자라는지 모르겠어요.
물도 안 줬는데 얼굴이 반질반질합니다. 원리가 뭔데?
아침에 제일 먼저 듣는 소리가 뭔 줄 아세요?
알람? 아니요.
“누워봤자 자리 없어~ 나 먼저 누웠다~”
이런 소리예요.
이 양반은 침대에서 장기근속 중입니다.
경력만 따지면 거의 집안의 임원급이에요.
제가 회사 나가려고 구두 신고 있는데,
오빠는 이불에 둘둘 말린 채 말하죠.
“나 오늘 바빠. 낮잠 스케줄 꽉 찼어.”
와… 진짜 스케줄 관리 앱 켜놓고 싶다.
‘낮잠 1차, 간식 1차, 낮잠 2차, 게임, 낮잠 3차…’
프로젝트명: 쉴 자격 없는 자의 쉼.
엄마는 또 오빠 편 들어요.
“큰아들은 원래 그래~ 느긋해~”
느긋?
엄마… 우리 오빠는 느긋한 게 아니라 그냥 멈춰 있어요.
생태계의 정지화면이야…
저녁에 제가 퇴근해서 문 열면 오빠가 또 말해요.
“어? 뭐야, 벌써 왔어? 나 지금 바쁨!”
근데 화면 보니까 몬스터 잡는 중.
몬스터도 내가 볼 때는 피곤해서 도망가고 싶어 보이더라.
그래도 웃긴 건, 엄마가 오빠한테 뭐라 하면
갑자기 사무직 직원처럼 근엄한 톤으로 말하더라구요.
“지금 나는 경력 전환기를 거치고 있어.
내 삶의 로드맵을 정비 중이야.”
로드맵이요?
제가 보기엔 로드맵이 아니라 방구 냄새 맵 완성 단계예요.
그런데도 가끔 귀엽긴 해요.
밤에 물 마시러 나가면 혼자 앉아서
“내가 뭐라도 해야 되긴 하겠지…?” 하며 무릎 꿇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다가가서 말하죠.
“일단 설거지부터 하자. 그거라도 해라. 인류를 위해.”
요즘은 조금씩 진화해서 쓰레기 버리기 같은
초급 퀘스트는 깨요.
그럼 제가 박수쳐 줍니다.
“우리 집 인간플랜트, 드디어 움직인다! 기록이다!”
여러분 집에도 이런 생명체 있나요?
없으면 저 드릴게요. 택배비는 착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