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비벼먹는 아빠 상견례 어떡하죠

ㅇㅇ2025.12.13
조회106,104
저희 아빠는 모든 식사를 한 그릇에 비벼서 드시는 습관이 있습니다... 젊을 때 다니던 공장에서 점심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런 습관이 생기셨대요. 메뉴랑 상관없이 국에 밥 말고 반찬까지 다 거기 넣어서 드십니다. 나물 반찬만 비벼드시는 게 아니고 생선구이도 살 발라 다른 반찬이랑 비벼드시고 고기를 구워도 치킨을 시켜도... 무조건 다 넣고 비벼드셔요.

솔직히 비주얼적으로 끔찍해서 어릴 때부터 비위가 상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남들은 아직 학교에 다닐 나이부터 공장에서 고생하시느라 생긴 습관이시니까 그냥 참았어요. 동생은 저보다 비위가 약해서 좀 힘들어하긴 했습니다만 집안에서는 다들 별말 않았습니다.

문제는 밖에서 식사를 하셔도 그러세요. 외식을 하러 고깃집에 가도 된장찌개에 밥부터 시켜 드시다가 처음 올린 고기가 다 구워지면 고기 몇 점 넣고 반찬 몇 개 넣어 대충 비벼 드시고 나가서 담배 피우세요. 그렇게 드시면 식사시간이 10분 겨우 걸려요. 횟집 가도 밥 하나 시켜 밥 회 스끼다시 넣고 초장넣고 비벼드셔요. 다른 가족들 다 먹고 나오면 이미 집에 가고 없으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외식을 해본 기억도 잘 없어요.

밖에서만이라도 그러지 말라고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급하게 먹으면 건강에 안 좋을 거라고 사정도 해 봤지만 제 나이 서른이 넘도록 바뀌지를 않아서... 가족들도 이제 다들 포기했습니다. 지금은 경비일을 하시는데 근무 환경상 식사를 혼자 하시다보니 더더욱 안바뀌어요. 가끔 이 문제로 친구분들과 싸우고 들어오시더니 요즘은 계모임도 교회 식사자리도 잘 안 가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앞서 말했다시피 비위가 상하는 게 사실이라...결혼 후에는 친정에서 밥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먼저 식사를 제안하면 외식으로만... 비벼먹어도 그리 이상하지 않은 메뉴들...비빔밥 해물찜 물회 이런 곳으로만 골랐고요. 애가 생기고 나서는 애 핑계로 친정 밥을 안 먹고 오니 스스로 참 괘씸하게도 속이 후련하더라고요.

남편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넉살이 좋은 사람이라 어쩌다 친정집에서 밥을 먹을때 아빠가 밥을 그렇게 비벼먹고 있으면 장인어른이 비벼드시는 게 맛있어 보인다고 자기도 대접 달라고 해서 나물에 밥 같이 비벼먹어요. 당연히 국에 다른 반찬까지 다 넣고 비빈 아빠 밥이랑 나물만 넣은 남편 밥이랑은 비주얼이 많이 다르지만...그래도 그 넉살 덕분에 아빠가 딸들보다도 큰사위를 좋아하세요. 

문제는 내년 초에 동생 상견례가 있습니다. 저는 결혼준비중에 시어머님이 위독해지셔서 급하게 결혼하느라 상견례를 스킵했었는데... 동생 결혼이 진행될수록 가족들이 애가 탑니다. 엄마랑 동생이 아빠한테 제발 상견례 자리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사정했는데 자존심이 상하셨는지 그럴거면 자긴 상견례도 결혼식도 안오시겠다 했대요. 혼주석엔 쪽팔린 아빠 대신 저희 남편더러 앉으라 하라고 화를 내셔서 이제 얘기도 못하겠대요.

동생은 원래도 예민한 편인데 스트레스를 받아 거의 앓아누웠네요. 제부 될 사람에게 동생이 조심스레 말했더니 신경쓰지 말라고 자기 집도 별로 격식차리는 편 아니라고 했다는데 그래도 예비 사돈이 상견례 자리에서 이것저것 다 비벼 개밥, 꿀꿀이죽처럼 된 밥을 10분만에 먹는 꼴을 보일 수가 있나요... 그게 나을지 상견례를 고작 비빔밥집에서 하는 게 나을지 고민해야 될 수준입니다

인스타에서 보니 판에는 별난 집들이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렇게 드라마같은 얘기도 속시원한 얘기도 아닌 꽉막히고 답답한 넋두리지만... 혹시라도 좋은 의견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털어내듯 적어봅니다. 이런것도 일종의 강박증이고 병일까요? 병원에 가면 나아질까요...? 아니면 상견례에서 비벼먹어도 이상하지 않을 고급 메뉴라도 있을까요....??

댓글 208

ㅎㅅㅎ오래 전

Best습관이 문제가 아니라 고집이 문제네

ㅇㅇ오래 전

Best죄송하지만....동생분 파혼당할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고치실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ㅇㅇ오래 전

Best코스요리는 하나씩 나오니까 못비비지않나??

ㅇㅇ오래 전

Best스테이크집어때요? 아예 밥이 없는곳으로 가세요.

ㅇㅇ오래 전

중식요리집 가시거나 , 아님 일식집 같은곳 가셔서 식당주인한테 밥제공 안된다고 해달라고 미리 말을 맞추세요.

ㅇㅇ오래 전

지능이 낮은데 습관도 잘못들고 고집까지 있으니 삼박자가 완벽하네, 습관이고 고집이고 지능이 젤 문제임ㅉㅉ

ㅇㅇ오래 전

평생 굳어져 온 습관이라 치자. 그래도 내 자식 결혼한다는데, 예비사돈과의 식사자리에서만이라도 그 습관 내려놔달라는데, 적반하장으로 화내는 건 도대체 뭔 심보지? 고집? 열등감? "힘들게 살아온 나 자신"에 심취한 나르시시스트 같음.

ㅇㅇ오래 전

처음엔 뭐가 문제인데 ? 라는 생각이였는데 아버지 너무 하시네요 평소면 몰라도 그런자리에서는 어른답게 걱정 말라고 해야 하는게 맞는데….

뭐냥오래 전

댓글들 참 왜 그러냐? 비빔밥집에서 상견례 하면 해결되는데 ?

ㅇㅇ오래 전

둘째사위의 삶도 힘들겠네ㅋㅋㅋㅋ큰사위가 이미 맛있게 드신다고 길들여놔서 작은사위앞에서도 그럴거같은데ㅋㅋㅋㅋ그냥 다 하나같이 본인이 나쁜사람되기싫어서 외면하다가 작은딸이 폭탄맞게 생겼구나~~

오래 전

아버지 고생한건 잘 알겠는데 딸내미 상견례 하는 그 하루도 못참고 생판 처음보는 사돈될 자리 분들한테 그 드러운꼴을 보인다는게 몰상식한거죠 그 모습 보이면 파혼은 100% 일듯

트트오래 전

현실적인 제안 1. 뷔페ㅡ 어차피 한접시에 여러음식 담아오니깐 섞어먹어도 그나마 티안날듯? 한정식집같이 룸처럼 너무 조용하면 티나니깐 적당히 테이블간격 분리되있고 음식 뜨러 왔다갔다 하면 시선 돌리기도 좋을듯함 대신 쿠우쿠우 같은 뷔페말고 돈좀 써서 분위기 좋은 상급뷔페 2. 카페ㅡ 식사자리는 패스하고 정갈하고 조용한 카페가서 각자 차 마시면서 하는건 어떤지? 거기는 섞을 밥이 없으니께

ㅇㅇ오래 전

저 고집은 자식중 누가 닮았을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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