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쉼터가 아니라 PC방 대기실이 됐습니다

o0핑크향기0o2025.12.19
조회13,797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 남이, 지금의 제가 됐네요.

결혼 전엔 “잠깐 쉬는 중”이라던 남편.
그 잠깐이 계절을 몇 번이나 갈아치웠고, 지금도 끝날 기미가 없어요.
아침에 눈 뜨면 컴퓨터 전원 켜는 소리가 알람보다 빠르고,
저녁이 되면 “한 판만 더”라는 말이 하루 일과의 마침표입니다.

직장은 없고, 계획은 없고, 대신 랭크는 오릅니다.
현실 레벨은 그대로인데 게임 캐릭터만 만렙이네요.
처음엔 이해해보려 했어요.
요즘 취업 힘들지, 스트레스 많지… 스스로를 설득했죠.

근데요, 이해도 유통기한이 있더라고요.
생활비는 점점 빠듯해지고, 미래 이야기를 꺼내면
남편은 모니터에서 눈도 안 떼고 “나중에”라는 말만 반복해요.
그 나중이가 도대체 언제인지, 지도 앱에도 안 나오네요.

잔소리하면 싸움, 조용히 있으면 답답.
이 집엔 대화 대신 키보드 소리만 울려요.
같이 사는데 혼자 사는 기분, 이게 제일 아프네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지금 이 불안이 너무 당연한 건지 모르겠어요.
사랑은 아직 남아 있는데, 신뢰는 로딩 중에서 멈춘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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