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뉴스 대신 남편의 야망을 듣고 있습니다

o0핑크향기0o2026.01.06
조회108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옆에서 남편은 유튜브를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게임이나 예능이 아니에요. 매일같이 **〈윤성은의 모닝엔터〉**입니다. 그것도 시청이 아니라 연구 수준이에요.

“여보, 이 코너 봐. 내가 나가면 이 포인트에서 웃기면 돼.”
아니요… 아직 섭외도 안 왔습니다. 심지어 지원도 안 했어요.

남편은 요즘 아침에 눈 뜨자마자 거울을 봅니다. 머리를 만지고, 표정을 연습하고, 멘트를 중얼거려요. 출근 준비냐고 물으면 이렇게 말합니다.
“난 언젠가 방송 나갈 사람이니까 이미지 관리해야지.”

처음엔 웃겼어요. 중년 남자의 순수한 꿈 같아서요. 근데 이게 하루 이틀이 아니고, 벌써 몇 달째입니다. 가족 모임에서도, 식당에서도, 심지어 장을 보다가도 갑자기 말해요.
“내가 모닝엔터 나가면 이 얘기 꼭 해야 해.”

요즘은 저를 매니저 취급합니다.
“여보, 내가 방송 나가면 의상은 뭐가 좋을까?”
“여보, 카메라 각은 오른쪽이 낫지?”
솔직히 말하면… 저는 출연자가 아니라 현실 담당자거든요.

더 웃픈 건, 남편이 출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윤성은 님이 이런 캐릭터 좋아하실 것 같아.”
아니요… 아직 존재를 모르세요.

저는 꿈을 무시하고 싶진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무대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살잖아요. 다만 문제는, 남편의 꿈이 점점 생활 전체를 잠식하고 있다는 거예요. 대화의 90%가 방송 이야기, 미래 계획은 이미 스타 이후입니다.

가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 사람은 방송을 꿈꾸는 걸까, 아니면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그래도 또 한편으론…
아침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그 눈을 보면 쉽게 말릴 수가 없어요.
꿈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니까요.
다만 꿈에도 현실이라는 발판은 필요하다는 거, 그걸 언제쯤 알게 될까요.

오늘도 남편은 말합니다.
“여보, 나 모닝엔터 나가면 첫 멘트는 이거야.”

저는 대답 대신 커피를 내립니다.
아직은 시청자 1번으로 남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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