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소설

ㅇㅇ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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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홍적세 빙하기 북미.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당시의 말, 낙타, 들소, 땅나무늘보 같은 초식동물들. 

그런 이들을 사냥하는 포식자들. 집단사냥이 특기인 다이어울프, 완력과 칼날 검치가 무기인 검치호랑이 스밀로돈, 이들도 힘으로 압도할 정도로 거대한 아르크토두스(곰) 같은 거대하고 강력한 육식동물들. 이들은 당시 빙하기에서 가장 크고 강한, 최상위 포식자 강자들이였다. 

하지만 이들조차 건들지 못하는 진정한 최강자는 따로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매머드. 오늘날의 아프리카코끼리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육상동물 중 하나인데다가 무리까지 짓기에, 성체는 커녕 무리의 보호를 받는 새끼조차 어지간히 강한 포식자들도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당시 북미에서 가장 거대한 무적의 이들이였다.

다만, 현 상황에선 그 거대한 덩치가 매머드들의 위기를 초래했다.
바로 인간, 호모 사피엔스.
매머드에게 있어 검치호나 곰 같은 맹수들은 압도적인 덩치와 힘으로 꺼지라고 밀어붙이면 그만이다.
그러나 인간은 신체적 강함이 아닌 전략과 도구를 사용했다.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거나 알아도 당장 인간들의 공격으로부터 도망가다가 걸릴 수밖에 없는 덫, 맷집이 아무리 강해도 그 통증을 견딜 수 없는 불, 저 멀리서 안전하게 던져 공격할 수 있기에 매머드의 위협과 몸짓이 통하지 않는 투창. 이들 앞에서는 매머드도 안전할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너무 크고 느린, 군침 흘리게 만드는 몇 톤짜리 고깃덩어리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육식동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에게는 사자의 이빨과 발톱도, 검치호의 칼이빨도, 곰의 압도적인 덩치와 앞발도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에게 자신들이 사냥하던 먹이의 상당수를 경쟁에서 빼앗겼고, 간혹 반항하는 녀석들이 있었지만, 그들도 결국은 인간에게 사냥당하거나, 상처 입은 채로 빠질 꽁지조차 없게 달아나거나 둘 중 하나뿐이였다.

주인공인 북미 회색여우:
‘쯧쯧, 불쌍한 놈들, 매머드들은 되려 그 덩치 탓에 인간놈들에게 사냥당하질 않나, 다른 육식동물 놈들은 인간이 얼마나 강한테 깝치다가 그 꼴을 당하냐? 결국 저 녀석들은 과거의 영광을 잃어가는 추세가 됐지.

하지만, 나는 상황이 다르다. 왜냐면 오히려 인간들의 덕을 보고 있기 때문! 저들은 빙하기라 대형 동물들을 주로 사냥하기에 뼈에 붙은 고기 살점들을 뜯어먹을 수 있는데다가, 사체에 이끌리는 새,쥐,곤충 같은 동물들을 숨어 있다가 사냥하기에도 최적의 상태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보다 큰 다른 맹수들은 인간들의 강함을 알기에 그들의 요새에 얼씬도 하지 못한다. 반면 나는 그들에게 사냥감으로도, 경쟁 상대로도 너무 작고 재빠르기에 얼씬거려도 관심도 갖지 않는다. 또한 지금 내가 신세 지고 있는 인간들의 요새는 숲 속의 동굴로, 설령 다른 맹수들이 온다고 해도 잽싸게 내가 먹을 것만 물어서 안전하게 나무 위로 올라가서 먹으면 되니까. 
처음 인간들이 올땐 무서웠지만, 이런 편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해 준 것에 이젠 오히려 고마워진다.


환경의 변화 앞에서 크고 강한 이들보다 오히려 작고 약하지만 유연한 이가 잘 살아남은 것을 보여준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