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9개월 동안
남편은 거의 집에 없는 사람이었어요.
개발자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게임 어플을 개발하겠다면서
“이번 어플만 출시하면 좀 여유 생길 거야
우리 소중한 아이에게 선물하기 위한 어플을 만들거야”
이 말만 계속 반복했고
저는 병원도 혼자, 검사도 혼자 다녔어요.
입덧으로 밤새 토해도
남편은 컴퓨터만 붙잡고 있었고
태동 얘기해도
“지금 버그 잡는 중이라 나중에”가 전부였어요.
그러다 출산했고
지금은 신생아 키우는 중인데
솔직히 말하면
남편이 만든 그 어플,
출시됐다는 소식 듣고도 쳐다보기도 싫어요.
그 어플이 잘 되든 말든
저한테는
제가 제일 힘들 때 외면당했다는 기억밖에 안 남거든요.
남편은
“너 먹고살자고 한 거다”
“지금이라도 잘 되면 다 보상할 수 있다”
이런 말만 하는데
저는 그게 너무 이기적으로 들려요.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동안
와이프가 뭘 원하는지,
어디까지 버티고 있는지
한 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해봤다면
이렇게까지 정이 떨어지진 않았을 것 같아요.
요즘은 애 보다가 문득
이 사람이랑 계속 살아도 되는 건지
그런 생각까지 들어요.
남편 입장에서는
“미래를 위해 노력한 건데 왜 이해를 못 하냐”일 테고
제 입장에서는
“가장 힘들 때 혼자였던 기억”만 남아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제가 참고 이해해주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이미 마음이 너무 멀어진 걸까요…
진짜 이제는 ‘어플’이라는 단어에 ‘어’자만 들어도 진저리가 나요.
하루에 몇 명이 들어왔니,
다운로드가 얼마나 늘었니 이런 얘기를 계속 하는데
그 말 들을 때마다 정말 속이 뒤집어집니다.
그 숫자들 뒤에
제가 혼자 버텼던 시간들이 전부 지워지는 느낌이라서요....
잘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말....제 마음은 어떻게 보상받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