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때 다니던 수학학원 썰임. 내가 살던 동네가 좀 외진 편이라 학원이 거의 없었음. 선택지라고 해봐야 두 군데 정도였고 나는 그중에서 그나마 큰 학원을 다니고 있었음. 같은 반에 여자애 하나 있었는데 예쁘장하고 성격도 순한 애였음. 막 튀는 타입은 아니고 분위기 밝고 무난해서 그냥 잘 지냈음. 어느 날 수학 선생님이 새로 들어옴. 유부남이었고, 어린 딸도 있다고 들었음. 그래서 다들 그냥 “아 새 선생님 왔네” 이 정도였지, 별생각 없었음.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여자애가 점점 이상해짐. 말수 줄고 표정도 계속 굳어 있고 전체적으로 기운이 빠진 느낌. 나는 그냥 “학교에서 무슨 일 있나?” 이 정도로만 넘겼음. 그러다 내가 자리를 옮기게 됐는데 원래는 선생님 책상 바로 앞자리였고 그 옆자리로 이동하게 됐음. 그 학원 수업 방식이 뭐였냐면 문제 풀고 나면 앞으로 나와서 채점받고 선생님이 하나하나 직접 봐주는 방식이었음. 이건 선택이 아니라 수업 루틴 자체라 거절할 수도 없는 구조였음. 그날도 그 여자애가 채점받으러 앞으로 나왔고 나는 바로 옆에서 그 장면을 보게 됨. 근데 선생님이 그 여자애 허벅지를 만지고 있었음. 설명하는 척하면서 손을 올려놓은 채로 계속. 나는 순간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빤히 보고만 있었음. 그 여자애 표정은 누가 봐도 불편해 보였음. 근데 문제는 우리가 중1이었고 이게 정확히 뭐가 잘못된 상황인지, 어떻게 거부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는 거임. 그래서 그 애는 “아 네…” 하면서 그냥 설명 듣는 척만 하다가 자리로 돌아감. 그때서야 이해됨. 아, 그래서 얘가 점점 축 처졌구나. 더 답답했던 건 그 동네엔 학원이 거의 없었고 다른 학원 가려면 왕복 한 시간 반은 나가야 했다는 거. 게다가 걔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할머니랑 살고 있었음. 즉, 어른한테 바로 말하기도 어렵고 참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태였던 거임. 그러다 어느 날 그 여자애가 남학생이랑 트러블이 생김. 사실상 남학생이 먼저 시비 건 거였는데 일이 커져서 학부모들 귀에도 들어감. 그 일을 계기로 그 여자애는 학원을 옮김. 마지막 날 내가 조심스럽게 말했음. “사실… 그때 봤는데 모른 척해서 미안해.” 그랬더니 걔가 웃으면서 말하더라. “괜찮아. 사실 그 남자애 때문은 아니고 선생님 때문이었어. 근데 이렇게 일이 생겨서 나한텐 오히려 좋았어. 옮길 이유가 생겼으니까.” 그 말이 아직도 잊히질 않음. 근데 진짜 소름은 그 다음임. 그 여자애가 나간 뒤부터 그 수학 선생님이 갑자기 텐션이 확 떨어짐. 수업도 대충대충 하고 말수도 줄어듦. 그리고 어느 날 이런 말을 남김. “너희는 다수가 소수를 몰아가서 그만두게 만드는 게 정말 옳은 일인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원을 관둠. 그 말 듣는 순간 진짜 소름이 쫙 돋았음. 그 여자애가 학원을 그만둔 본질적인 이유는 그 선생님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자기가 원인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거임. 끝까지 자기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지. 그때 처음 느낌. 아, 인간은 이렇게까지 무서울 수 있구나.155
소름끼치고 역겨운 선생님 썰
내가 살던 동네가 좀 외진 편이라
학원이 거의 없었음.
선택지라고 해봐야 두 군데 정도였고
나는 그중에서 그나마 큰 학원을 다니고 있었음.
같은 반에 여자애 하나 있었는데
예쁘장하고 성격도 순한 애였음.
막 튀는 타입은 아니고
분위기 밝고 무난해서 그냥 잘 지냈음.
어느 날 수학 선생님이 새로 들어옴.
유부남이었고, 어린 딸도 있다고 들었음.
그래서 다들 그냥
“아 새 선생님 왔네”
이 정도였지, 별생각 없었음.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여자애가 점점 이상해짐.
말수 줄고
표정도 계속 굳어 있고
전체적으로 기운이 빠진 느낌.
나는 그냥
“학교에서 무슨 일 있나?”
이 정도로만 넘겼음.
그러다 내가 자리를 옮기게 됐는데
원래는 선생님 책상 바로 앞자리였고
그 옆자리로 이동하게 됐음.
그 학원 수업 방식이 뭐였냐면
문제 풀고 나면
앞으로 나와서 채점받고
선생님이 하나하나 직접 봐주는 방식이었음.
이건 선택이 아니라
수업 루틴 자체라
거절할 수도 없는 구조였음.
그날도
그 여자애가 채점받으러 앞으로 나왔고
나는 바로 옆에서 그 장면을 보게 됨.
근데
선생님이
그 여자애 허벅지를 만지고 있었음.
설명하는 척하면서
손을 올려놓은 채로 계속.
나는 순간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빤히 보고만 있었음.
그 여자애 표정은
누가 봐도 불편해 보였음.
근데 문제는
우리가 중1이었고
이게 정확히 뭐가 잘못된 상황인지,
어떻게 거부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는 거임.
그래서 그 애는
“아 네…” 하면서
그냥 설명 듣는 척만 하다가
자리로 돌아감.
그때서야 이해됨.
아, 그래서 얘가 점점 축 처졌구나.
더 답답했던 건
그 동네엔 학원이 거의 없었고
다른 학원 가려면
왕복 한 시간 반은 나가야 했다는 거.
게다가 걔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할머니랑 살고 있었음.
즉,
어른한테 바로 말하기도 어렵고
참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태였던 거임.
그러다 어느 날
그 여자애가 남학생이랑 트러블이 생김.
사실상 남학생이 먼저 시비 건 거였는데
일이 커져서 학부모들 귀에도 들어감.
그 일을 계기로
그 여자애는 학원을 옮김.
마지막 날
내가 조심스럽게 말했음.
“사실… 그때 봤는데
모른 척해서 미안해.”
그랬더니 걔가 웃으면서 말하더라.
“괜찮아.
사실 그 남자애 때문은 아니고
선생님 때문이었어.
근데 이렇게 일이 생겨서
나한텐 오히려 좋았어.
옮길 이유가 생겼으니까.”
그 말이 아직도 잊히질 않음.
근데 진짜 소름은 그 다음임.
그 여자애가 나간 뒤부터
그 수학 선생님이
갑자기 텐션이 확 떨어짐.
수업도 대충대충 하고
말수도 줄어듦.
그리고 어느 날
이런 말을 남김.
“너희는 다수가 소수를 몰아가서
그만두게 만드는 게
정말 옳은 일인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원을 관둠.
그 말 듣는 순간
진짜 소름이 쫙 돋았음.
그 여자애가 학원을 그만둔
본질적인 이유는
그 선생님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자기가 원인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거임.
끝까지
자기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지.
그때 처음 느낌.
아, 인간은
이렇게까지 무서울 수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