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안 막내동생 이야기

해내리2026.01.26
조회289

 무슨 세상에 흔해빠지고 진부한 

 그런 이야기를 하려거나 

 마치 저희만이 무슨 한많고 설움많은 인생을 산양 

 그런 청승을 떨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저희집안 조금 특별한 사연을 

 이야기해볼까 하네요 

 

 저희는 모두 오자매입니다 

 편의상 천상 가명의 설정을 해야곘네요 

 이름을 미란,미경,미선,미진,미옥(이상 가명. 나이순) 

 이라고 해두죠 

 그렇게 5자매 

 그리고 아마 막내동생이 태어났을때가 

 제가 14살, 미경이가 12살, 미선이가 10살 

 미진이 7살, 미옥이 5살때네요 

 그러니까 5자매중 막내인 미옥이랑 

 막내 남동생 나이터울이 다섯 살 

 

 네...뭐 이쯤되면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들을 낳으려다보니 그만 위로 

 딸이 다섯이나 된 그런 집안이네요 

 사실 동생들은 아직 철이없고 어릴때라 모르겠지만 

 저는 대충 초등학교 저학년을 지나 고학년으로 올라갈 무렵 

 그러니까 대략 4-5학년 무렵부터 

 느끼는게 있었어요 

 할머니가 저희 엄마를 

 어찌 대하시는지 

 사실 저희 아버지가 외동아들에 독자이시거든요 

 그러니까 무녀독남인 외동아들 

 그래서 더더욱 

 아들을 원히산거죠 

  

 사실 그렇다고 무슨 3대독자...4대독자 

 이렇게까지 되는 집안은 아니고 

 아버지는 외동이시지만  

 할아버지대는 형제관계가 총 4남2녀 

 6남매셨기 때문에 

 그래도 뭐 저희 아버지가 외동이시고 

 저희대도 남자형제는 그렇게 

 제가 중학교 2학년이나 되어서야 태어난 

 막내남동생 달랑 하나뿐이니 

 막내가 뭐 자연스레 

 2대독자가 되는거긴 하네요 뭐 

 

 아들 못낳는다는 구박 

 할머니가 많이 하셨습니다 

 참...그런데 이건 뭐 

 왜 그런말 있죠... 

 저도 뭐 이런 여혐깃든 표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무슨 시집살이 호되게한 며느리가 

 나중에 더하더라는식의 이야기 

 따지고보면 저희 할머니도 증조할머니로부터 

 아들 못낳는다는 구박 많이 받으셨다고 해요 

 물론 결과적으로 저희 아버지가 세상에 태어났으니 

 아들을 아주 못낳으신건 아니지만 

 시집온지 5년동안 아이가 없다고 

 온갖 있는비방,없는비방 다 써가다 결국 본개 

 저희 아버지라니까 

 뭐...저희 할머니도 증조할머니로부터 

 아들 못낳는다...아이 못한는다는 구박 

 많이 받으셨겠구나 하는 

 그 짐작 내지 이해는 갑니다 

 

 참...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들이든 딸이든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건 아닌이상 

 그걸 그렇게 구박하고 

 무슨 쫏아낸다 어쩐다...또는 심지어 

 첩실을 들이던가 밖에서라도 낳아와라 

 이런 막말까지 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 

 여하튼 불행인지 다행인지 줄줄이 딸 다섯을 낳고 

 막내여동생 미옥이도 어느덧 다섯 살 되어가던 무렵 

 극적으로 아들이 태어나긴 하였습니다 

 그때 이미 저희 아버지도 어머니도 연세는 이미 

 40을 훌쩍 넘기셨을때구요 

 

 그렇게 태어난 막내 남동생 

 사실 장애가 좀 있었습니다 

 어릴때는 잘 몰랐는데... 

 커가면서 자연스레 느껴졌습니다 

 어릴땐...그냥 애가 말을 잘 못하거나 

 행동이 굼뜨는거 아닌가 싶어 

 엄마도 종종 걱정되는 듯 고민을 토로하시곤 했는데 

 그때마다 저는 물론 둘째 미경이나 셋쨰 미선이까지 

 나중엔 일곱 살 미진이나 다섯 살 미옥이까지 

 (* 참...나 그러고보면...지들이 알면 뭘 안다구) 

 ‘엄마 걱정마...크면 점점 더 나아지겠지... 

 그리고 아기땐 다 그런거야’ 

 그런식으로 위로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난뒤에 

 동생이 

 자폐증에 지적장애(* 사실 예전에는 ‘지체장애아’라 불렀습니다만)를 

 앓고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동생이 다른아이들보다 

 말이 좀 늦게 트이고 행동이 좀 굼뜬 

 그런걸로만 생각했는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또래 아이들에 비해 말도 너무 늦고 

 행동도 영 아닌 것 같아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만 

 그런 진단이 나오더군요 

 저뿐만 아니라 미경이,미선이,미진이,미옥이까지 

 오자매 모두 다 ‘크면 저절로 괜찮아질 것...조금만 

 더 지나면 말도 제대로 하고 제멋대로 뛰어다니고 

 그래서 골치아플시간 곧 오니 

 벌써부터 쓸데없는 걱정 안해도 된다’며 

 그렇게 엄마를 안심시켰는데 

 

 동생이 그런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할머니는 대성통곡을 하시더군요 

 ‘아이고~~~!!! 불쌍한 내새끼...이 일을 어쩌면 좋으냐 

 세상에 어떻게 생긴 아들인데...어떻게 생긴 우리집안 

 귀한 손주인데...’ 

 그렇게 통곡하시는 모습 

 이전까지는 볼수 없었기에  

 그래서 더 놀랍고 충격받았다기보다는 

 한편으로는 뭔가 좀 미묘한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더군요 

 

 치잇~~~!!! 

 그까짓 아들이 뭐라고 

 그렇게 아들...아들 하더니 

 대이을 아들 하나는 있어야한다 집안 제사 이어갈 

 장손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별 소리를 다하시더니만  

 할머니의 대성통곡만큼은 저희 5자매 

 약간의 착잡한 기분과 냉소섞인 감정으로 

 그렇게 바라보았었습니다 

 

 사실 자폐증에 지적장애 외에도 

 동생이 앓는 병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확실한 병명을 몰라서 어릴땐 

 그저 ‘다리저는병’이라고만 불러왔는데... 

 증상은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그러고보니 막내동생이 

 걷는것도 또래 애들보다 조금 

 늦어진것만은 사실인데 

 어느정도 제 발로 걸을수 있는 나이와 

 몸상태가 되고나서도 

 동생의 발걸음이며 걸음걸이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처음엔 역시 아직 어려서 

 뒤뚱뒤뚱...좀 불편하고 힘들어서 

 어색하게 걷는가보다... 

 그렇게 막연히 생각했는데 

 역시 나이 다섯 살,여섯살이 되도록 

 딱히 걸음걸이 상태가 나아지는게 없어서 

 역시 병원에 데려가 

 정밀진단을 받아보았습니다 

 

 병원에선 조심스럽게 

 혹시 ‘유전’일 가능성이 있으니 한번 알아보라고 

 그러시더군요 

 가끔 이런 질환이 대대로 유전되는 경우가 있고 

 대를 한 대나 두 대 건너뛰어 유전되는 경우도 있고 

 아들에서 딸로 다시 딸에서 아들로 

 뭐 그렇게 유전이 될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집안 가정사 

 일단 저희 5자매 모두 멀쩡하고 

 아버지는 외동이시기도 하지만 아버지 역시 

 멀쩡하십니다 

 혹시몰라 할아버지대...할아버지 형제 6남매나 

 그분들 자손의 경우에까지 모두 

 전수조사라도 하듯 확인을 해보았지만 

 그런 경우 없고... 

 할머니는 더더욱 당치도 않다는 듯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내가 선대(先代)의 말씀은 하나 빼놓지 않고 들었는데 

 그게 무슨 당치도 않은 소리냐며’ 

 

 펄쩍뛰시는 모습보다 

 일자무식 문맹의 할머니가 

 ‘선대’라는 어려운 단어는 도대체 언제 어떻게 

 어디서 들어서 알고 계시는지 

 그게 더 신기하더이다 

 외가쪽으로도 확인은 해보았는데 

 근데 그러고보니 동생의 유전병(?) 문제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워낙 아들...아들...하며 집착하는 

 우리나라 가족문화다보니 

 혹시 아들낳는 유전자, 딸 낳는 유전자 

 그런게 따로 있는건 아닐까 하는 

 

 일단 저희 아버지가 외동아들인건 말씀드렸죠 

 그러니까 할머니의 경우 시집온지 5년이 되도록 

 자손을 못보다 아들 하나를 겨우 낳은거고 

 할아버지대는 총 4남2녀 6남매라고 하셨으니 

 그 윗대는 아들,딸 골고루 나은 셈이네요 

 외가쪽을 알아보았어요 

 그러고보니 엄마는 저희 딸 다섯을 낳았고 

 엄마 역시 4자매중 둘째입니다 

 그리고 외할머니의 경우에도 

 아마 위로 언니 한분, 아래로 동생 한분이 더 계신 

 그런 3자매중 둘째인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러니까...엄마도...외할머니도 또 그 윗대의 할머니도 

 줄줄이 딸만 낳은 셈이잖아요 

 외할아버지쪽 형제까진... 

 가계도가 너무 복잡해질까봐 포기했습니다 

 여하튼 동생의 유전자보다는 

 우리집안 친가쪽은 몰라도 외가쪽이 

 줄줄이 딸만 낳은 엄마고 외할머니란 점에 

 더 신기해했었죠 

 

 어쨌거나... 

 지적장애에 자폐증 그리고 다리저는병(* 유전병은 아님)까지 

 나 원 참... 

 지가 무슨 삼중고에 시달렸다는 헬렌켈러도 아니고... 

 뭐...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저흰 그런 막내동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어요 

 이유는... 

 아무리 남아선호 사상에 찌든 세대고 시절이라도 그렇지 

 도대체 그까짓 아들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맨날 ‘대 이을 아들 하나는 있어야한다’면서 

 매일같이 저희 엄마를 압박을 주시다시피 하시던 할머니 

 거기에 아버지 역시  

 ‘그래도 아들 하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할머니처럼 대놓고 노골적으로 나오시진 않았지만 

 역시 그렇게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시는 아빠 

 그렇게 태어난 막내남동생을 

 그렇게 애지중지 소중히 여기시는 

 아빠나 할머니를 보면서 

 자연스레 반발심이 생기지 않을수 없었거든요 

 도대체가 이들...아들... 

 그까짓 아들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 시절 어린이들은 대개 그럤듯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보통 소년잡지 연재만화나 

 TV에서 해주는 만화영화 같은 것을 보며 소일했었고 

 또는 클로버문고니 뭐니 하는데서 

 단행본식으로 판매하는 만화책도 있었으니 

 그런걸 용돈모아 사보거나...아니면 

 만화가게서 빌려보거나 

 그런식으로 소일거리를 삼어 보냈습니다 

 저나 미경이 방에는 물론 

 미선이,미진이,미옥이 방에도 각기 

 자기가 보는 소년잡지나 직접 구입한 만화책 

 한 몇권씩은 있곤 했었으니까요 

 헌데 동생이 

 그래도 꼴에...그것도 지적장애에 자폐증까지 있는 아이가 

 그래도 어느덧 한글좀 뗐다고 

 만화책 정도는 읽을 능력이 생기던지 

 가끔은 저희방에 몰래 들어와 

 저희가 보는 만화책을 훔쳐보고는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저희는 

 동생을 때렸습니다 

 ‘이런거 보지말라고 언니가 그랬잖아 !!!’ 

 한두번도 아니고 몇 번을 그랬는데 

 그 패턴이 도대체가 바뀌지 않더군요 

 저희가 없을 때 저희방에 몰래 들어와 

 저희방에 있는 만화책 보다 들키고 

 그러면 저희가 

 ‘이런거 보지말라고 언니그 그랬잖아 !!!’ 

 그러면서 때리고 욕하고 

 그 패턴...한 수년은 반복되었던거 같네요 

 

 근데 왜 ‘누나’가 아니고 ‘언니’냐구요 ? 

 글쎄요 뭐...그건...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저희 마음입니다 

 그래도 저나 둘째 미경이, 셋째 미선이는 

 막내에게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라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미진이와 미옥이는 

 막내한테 ‘오빠’라고 부르라 하더군요 

 그러니까 이런식이에요 

 지들방에 있는 만화책 그 바보막내가 보고있으면 

 저희는 ‘이거 언니가 보지 말랬잖아 !!’ 

 미진이나 미옥이는 

 ‘이거 오빠가 보지 말랬잖아 !!!’ 

 

 근데 참... 

 아무리...저나 미경이 미선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아이들이라 해도 그렇지 

 - 가령 바보막내가 다섯 살쯤 되었을 때 

 미진이가 열두살, 미옥이가 열 살이었네요 

 근데 그 정도 나이면 

 ‘언니’나 ‘오빠’ 호칭이 어떨 때 쓰는건지 

 인지못할 나이는 아닌데... 

 아니 그보다도... 

 그 아이들이 ‘오빠’란 말을 누구한테 배웠는지가 

 더 궁금해지더이다 

 

 대충 앞서서도 저희집안 가족사항을 

 다소 자세히 설명해드리기도 했지만 

 그러고보니 저희 집안엔 ‘오빠’라는 호칭을 쓸만한 사람이 

 사실상 거의 없어요 

 말씀드렸듯이 저희 형제는 5자매에  

 제일 막내가 남동생 

 게다가 아버지는 외동이니 다른 형제가 없고 

 엄마 또한 4자매중 둘째니 ‘오빠’라고 부를  

 손윗 남자형제는 없고 

 사촌은 말씀드렸다시피 아버지가 외동이니 친가쪽으론 

 사촌이 있을수 없고 

 외가쪽으로는 가령 엄마한테 언니인 큰 이모도 

 딸만 둘을 낳았고 나머지 작은이모들이 낳은 

 이종사촌들도 다 – 사내아이건 여자아이건간에 - 

 저희보다 동생들이기 때문에 

 외가쪽으로도 ‘오빠’라 부를 사람은 없는데 

 그럼 혹시 할아버지...하지만 할아버지의 경우엔 

 저나 미경이가 어릴 때 이미 세상을 떠나신분이라   

 미진이나 미옥이뿐만 아니라 셋째 미선이까지도 

 솔직히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는 사람입니다 

 - 그러니 할아버지한테 여동생이 있건 뭐가 있건간에 

 그런분이 저희 할아버지한테 오빠라고 부르는걸 

 볼일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죠 

  

 다만 할머니의 경우엔 위로 손윗 오빠가 두어분 계시다는 

 이야긴 아마 어릴 때 얼핏 들은적이 있는데 

 하지만 역시 미경,미진,미옥이 모두 그런 어린나이에 

 그것도 할머니한테 손윗오빠가 되실 그런분들과 

 전화통화하거나 대화하는걸 들었을수 있는 

 그런 나이는 아니네요 

 그러니 결론적으로 

 우리집안 식구 가계도중 

 ‘오빠’라는 호칭을 쓸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가 않은데 

 대체 나이어린 미진이나 미옥이가 ‘오빠’란 말을 어디서 들었길래 

 그것도 지들한테 남동생인 바보막내한테 지칭하여 

 ‘이거 오빠가 보지 말랬잖아 !!!’ 

 이런말을 할수있냐 이거죠 

 그것도 지들이 보는 만화책 동생이 몰래 보다가 적발되었을 때 말이죠 

 

 저희엄마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덧붙여야 할 것 같네여 

 뭐 무슨 별 대단한게 있는게 아니라 

 사실 저희때만 해도 아직은 

 직장여성보다는 전업주부가 다수이던 그런 시절인데  

 하지만 그,때 저희 엄마는 하는일이 있었습니다 

 실은 저희 엄마가 음대출신인데 

 결혼전까지는 피아노학원 선생님으로 일하셨고 

 결혼후에도 그 일을 계속 하고 싶으셔서 

 남편...즉 저희 아빠를 조르고 졸라서 

 결혼후에도 그 일을 계속 하셨습니다 

 근데 사실 저희 5자매에 막내로 남동생까지 

 총 여섯명을 낳았음에도 

 그런 상황에서 그 시절에도 피아노학원 선생노릇은 

 - 뭐 임신중일 때 출산준비 때문에 

 중간에 간간이 쉬신적은 있지만요 

 계속하신 것을 보면 

 그야말로 ‘의지의 한국여성’이네요 ^^ 

 

 게다가 막내를 낳은뒤엔 

 이제 자기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하셨는지 

 오히려 그 뒤에도 더 적극적으로  

 피아노학원 선생일은 계속 하시더라구요 

 그땐 엄마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으로 

 접어들때임에도 말입니다 

 여하튼 그래서 저희는 학교갔다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보통은 

 만화책을 보거나 TV 만화영화 할시간 되면 

 그것을 보며 시간을 보냈고 

 사실 TV 만화영화 할 시간에는 

 거실은 물론 사실상 부엌까지도 

 저희 5자매 독차지였습니다 

   

 ‘들장미소녀 캔디’니 ‘금발의 소녀 제니’니 하는 

 순정만화는 물론 

 때론 ‘보물섬’이나 ‘플란다스의 개’,‘엄마찾아 삼만리’ 같은 

 서양동화를 각색한 만화영화까지도 

 모두 섭렵해 보았으니까요 

 뿐인줄 아나요 ? 내친김에 ‘호랑이 선생님’ 같은 어린이 드라마나 

 ‘짱구탐정’,‘우주소년 토토’ 같은 어린이 인형극 

 경우에 따라선 ‘고교생일기’는 물론 그 시절 인기 반공드라마 

 ‘지금 평양에선’까지 

 그렇게 대략 오후 다섯시 조금 넘어 

 저녁 7시 지나 8시 다 될 때까지는  

 거실과 부엌은 저희 오자매 차지였습니다 

 

 그렇게 같이 TV 만화보며 어린이 인형극이나 드라마 보며 

 그러면서 저희끼리 저녁을 지어먹으며 때론 

 다른 맛있는 것을 저희끼리 해먹거나 

 때론 시켜먹기도 하며 

 저희 오자매끼리만 주로 거실과 부엌공간을 이용했고 

 바보막내 남동생은 

 공부하라고 

 집안에 가두어버렸습니다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조금 짖궂은 장난을 쳤어요 

 바보막내를 골려주었다고나 할까 

 문득 어떤 생각이 들어서 마치 오자매가 

 서로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 

 마침 같이 동네 한바퀴 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동물의 배설물... 

 대충 그것을 진흙과 섞은뒤 

 거기에 참기름과 이런저런 오물 같은 것을 

 살짝 뒤섞은지 

 바보막내를 불렀죠 

 맛있는거니까 먹어보라구... 

 바보막내는...누가 바보 아니랄까봐 

 아무런 의심없이 먹더군요 

 사실 조금 정신이 멀쩡한 아이였어됴 

 맛이 좀 이상하게 느껴서라도 

 ‘엣퇴퇴~~~’ 뱉으면서 ‘이거 대체 뭐냐 ?’고 

 저희에게 따지기라도 했을텐데 

  

 바보 막내는 그런 맛도 구분을 못하는지 

 저희가 주는대로 계속 받아먹더이다 ^^;; 

 한알...두알...세알... 

 그러고보니 어느덧 중학생,고등학생인 저나 미경이 미선이는 

 그쯤에서 멈추려고 했는데  

 아직 국민 학생인 미진이외 미옥이는 

 재미가 들렸는지 계속 바보막내에게 

 그것을 먹이더라구요 

 그러다 진짜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제 그쯤 해두자’며 

 제지하간 히였습니다 

 

 바보막내가 어느덧 

 학교갈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자연스레 

 자폐증에 지적장애 게다가 다리병신이기까지한 막내 

 학교 데려다주고 오는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하지만 막내 학교갈 나이가 되었을땐 

 저와 미경이는 어느덧 대학생  

 미선이가 고등학생, 미진이가 중학생 

 막내 미옥이는 국민 학교 6학년 

 우선 저랑 미경이는 학교가는 버스가 완전 반대방향이고  

 거리도 멀어 곤란하다고 손사래를 쳤고 

 고등학생 미선이, 중학생 미진이는 

 공부해야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했고 

 자연스레 남은건 유일하게 아직 국민 학교에 다니는 

 다섯쨰 미옥이밖에 안남았더군요 

 사실 저희가 그때 

 그러지말고 막내를 ‘특수학교’에 보내면 안되느냐고 하니까 

 거긴 비용떄문에 곤란하고 

 그냥 일반학교를 보내야한다는게 

 부모님 말씀이셨습니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특수학교를 보낸다 하더라도 

 장애인 학교에 별도의 기숙시설이나 수용시설이 

 있는지까진 저희도 잘 모르곘지만 

 학교 데려다주고 오고 하는 문제는 여전히 

 달라지는게 없겠더군요 

 

 근데 이쯤되면  

 솔직히 엄마가 직접 나서지 않고 뭐했나 

 그 생각도 들더군요 

 아빠나 저희들 모두 회사 일찍 출근하고 학교가는 문제 때문에 

 곤란하더라도 

 피아노학원을 새벽같이 일찍 여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거잖아요 

 - 대충 그때 저희가 알기로 엄마가 강사로 일하는 피아노 학원은 

 대략 오전 열시쯤부터 문열고 

 그래서 엄마는 저희들 학교 다 보내고 늦으감치 

 천천히 아침식사 하며 아침드라마까지 챙겨본뒤 

 9시 좀 넘어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있었습니다 

 - 대신 피아노학원도 가끔 저녁반 강의 같은게 있을때가 있어 

 밤에는 어떨 때 아버지보다도 늦게 퇴근하셨지만 

 대신 출근시간이 늦으지 

 동생 학교 데려다주고 가도 

 충분한 시간이거든요 

 ...엄마가 그때까지 차 운전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 80년대 중,후반쯤 되면 그래도 

 마이카붐 한참 일어날때라...꼭 강남이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중산층 평수좀 되는 아파트단지에 살면서 

 자가용 한두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한건데 ^^;; 

 

 결국 바보막내 학교보내는 역할은 

 6학년 막내 미옥이에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옥이는...특수학교 보내는 문제는 둘쨰치고라도 

 ‘내년이면 나도 중학생인데 그땐 어떡하냐 ?’고 

 짜증을 팍팍 내더군요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바보막내는 1학년이니 오전수업만 하고 끝날테고 

 미옥인 6학년이라 6교시까지 수업하고나면 

 대략 오후 세시는 넘는 시간인데 

 미옥인 그때 반에서 같이 어울리는 패거리 친구가 

 한 5-6명 정도 되는데 

 졸졸 따라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바로...저희집 바보막내죠 

 하지만 마옥이는 

 마치 어떤 이상한 동네바보나 수상쩍은 사람이 

 따라오기라도 하는양 

 친구들과 하교길을 서두르면서 

 뒤를 흘끔흘끔 쳐다보았습니다 

 마치 ‘더이상 따라오지 말라’고 눈치라도 주듯 

 그...그나마 정신이라도 좀 멀쩡하거나 눈치라도 도는 아이같으면 

 ‘저 누나들이 나랑 같이 가는거 싫어하는구나’ 

 대충 눈치채고 다른길로 꺼지거나 할텐데 

 그 바보막내는 진짜 눈치가 없는건지 

 제 누나가 지 수업 끝날때까지(?) 기다려준줄만 알고 

 헤헤 거리며 따라오더라는거죠 

 미옥인 최후 수단을 썼습니다 

 결국...그냥 생판 누군지도 알지도 못하는 

 그냥 동네 바보거나 성격 이상한 변태가 

 따라오기라도 하는 듯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전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난겁니다 

 

 그런일이 한 몇 번 더 있었던걸로 아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그 바보막내는 

 다행히 어디사는 누군지 알아보는 동네 아주머니가 있어서 

 무사히 그 아주머니가 집으로 데려워줘서 

 일단 길을 잃는일은 없었습니다 

 바보막내 입장에선 착한 동네 아주머니였을지 몰라도 

 솔직히 저희 입장에선 

 진짜 재수없고 쓸데없이 오지랖넓은  

 진상 동네 아줌마가 된거죠 

 ...솔직히 그 바보...딱 그렇게 꺼져버려줬으면 좋았겠건만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바보막내를 방으로 불러 

 여자 옷차림을 해줬습니다 

 한두벌도 아니고 한번은 한복으로 한번은 양복정장으로 

 내친김에 한번은 또 아예 비키니 차림으로 

 그렇게 연달아 여자옷으로 갈아입히면서 

 한바퀴 돌아보아라...절을 해봐라... 

 별짓을 다 시켰고 

 그리고 바보막내의 여자 옷차림과 갖가지 우스꽝스러운 동작들을 

 전부 사진에 담아버렸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바보막내는 

 그대로 시키는대로 하더군요 

 마치 어떤 불륜 막장영화 여주인공의 한숨섞인 대사마냥 

 ‘그 사람은 그냥...제가 시키는대로 (부적절한 행위라는걸 알면서도) 

 다 해요...;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게 바보막내인지 

 아니면 동생을 변태바보 만들려는 우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한번 그런 거사를 치루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희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좀 이상한 집이 하나 있습니다 

 정확히는 집이라기보단 어떤 야산 중턱같은데 

 방치된 폐가쯤 된다고나 할까요 ? 

 말씀드렸지만 일단 저희동네는 아니고 

 거리상으로 좀 떨어진곳 

 (* 대충 버스정류장 기준 5-6정거장정도  

   떨어진 지역이라고 해두죠 뭐... 그럼 일단 개념적으로도 

   저희동네라 지칭하긴 어려운 그쯤되는 곳이잖아요) 

  

 앞서 저희가 비록 강남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그런대로 평수 좀 넓은  

 중산층 아파트 밀집지역 그런곳에 산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죠 ? 

 헌데 미처 개발이 덜 된 지역인지 

 앞서 말한대로 대충 그 정도 거리 떨어진곳에 

 방치된 야산이랄까 폐가랄까 그런식의 

 좀 허름하고 낡은 그런 공간이 좀 있습니다 

 그래도 등산같은거 즐기는 아저씨들은 

 가끔 그곳을 가기도 하나보던데 

 일단 저희의 경우엔 거리상으로도 

 거기까지 그리 자주 갈일은 없고 

 다만 좀 멀리 어디 쇼핑이라도 간다던가 

 아니면 좀 먼데사는 친구라도 만나기 위해 

 버스타고 오갈 때  

 가끔씩 지나치게 되는 공간입니다 

 그러니까 대충 그 야산 중턱쯤에 

 무슨 폐가 비슷한게 하나 있는데 

 언뜻 들은 이야기로는 이런식의 소문이 

 있다고 하네요 

 

 원래는 서울 중심가에서 좀 잘살던 집이 

 별도로 지어놓은 별장같은거였는데 

 사업이 망한뒤 가장이 그 별장에 임시로 

 (* 그러니까 대충 그 시절(80년대 기준)에서 

  한 20년전쯤이면 그땐 서울시내에 해당되는 지역이 

  아니었다는 소리죠. - 정 아직도 감이 안오시는분은 

  나무위키나 하다못해 유튜브 같은데서 

  서울시 행정구역 변천사나 확장사 관련 자료같은거라도 

  찾아서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 

 여하튼...사업망한 가장이 임시로 가족들이랑 

 그 별장에 숨어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뒤로도 사업이 영 회복이 안되었는지 

 아니면 경제위기를 딱히 극복할 다른 방도가 없었는지 

 불행히도 국민 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을 포함한 네식구가 

 함께 음독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주인없는 폐가가 되어 방치가 되었다던데 

 대충 이따금 밤에 그 폐가 인근을 지나거나 등산객들중엔 

 밤에 거기서 누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던가 

 어린아이 같아보이는 형상이 어슬렁거리기도 했다는 

 그런 목격담도 있습니다 

 

 저흰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오자매가 함께 합심해서 

 바보막내를 그곳으로 데리고 가기로 한거죠 

 토요일 오전...엄마는 토,일요일에도 피아노 교습을 하러 

 나가시기 때문에 

 바로 그런날 바보막내를 꾀어내 

 마치 같이 어디 소풍이라도 가는양 

 막내를 데리고 집을 나섰습니다 

 바보막내는 맨날 괴롭히기만 하던 제 누나들이 

 어쩐일로 같이 놀러가자고 하는지 그만 입이 헤 벌어져 

 좋아서 어쩔줄 모르더군요 ^^;; 

 대충 적당히 기억나는대로 길을 찾아 

 문제의 폐가에 당도했습니다 

 

 미리 준비를 해온 도시락이라도 꺼내서 먹으며 

 같이 노래자랑이라도 하던가 

 웃긴 퀴즈게임 같은거라도 하며 

 그렇게 바보막내는 그 즐거운 놀이에 마냥 신이나 

 뭐가뭔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정신없을 때 

 슬슬 하나하나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바보막내를 그렇게 그 귀신나온다는 폐가에 

 방치해놓은채 모두 집을 빠져나온거죠 

 아직 환한 대낮이란게 좀 흠이긴 했지만 

 그 야산중턱에 있는 길도 낯선 그리고 

 게다가 의외로 들어가보니 공간도 넓은 그 폐가 

 거기서 그 바보막내가 빠져나오긴 

 쉽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유유히 저희 오자매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토요일에도 거래처 손님 만날 약속이 있어 

 저녁때나 되어 들어오신 아빠에게  

 ’막내 어디갔냐 ?‘고 묻는 아버지에게 

 저흰 아무것도 모르는체 시치미 뚝 떼고 

 이미 어느덧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게다가 날씨도 쌀쌀해질때라... 

 그 바보막내가 거기서 살아돌아오는 것은 

 사실상 무리일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거리상으로도...솔직히 멀쩡한 사람도 

 교통편을 아는 경우라면 모를까 

 아무것도 모르는채 처음 간곳이라면 집에까지 걸어오기엔 

 조금 무리인 거리이기까지 했고요 

 

 드디어 바보막내를 해치웠다는 안도감에 

 저희 오자매 편안한 단잠을 이루었는데 

 다음날인 일요일 새벽 

 누가 황급히 벨을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저희야 뭐...저희를 그 새벽에 누가 찾아올일 없으니 

 오히려 새벽에 울리는 시끄러운 벨소리에 짜증이 나서라도 

 이불 더 푹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엄마의 앙칼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제서야 무슨 영문인가 싶어 나가보았는데 

 ’아아아악~~~!!!‘ 

 정말 순간... 

 무슨 전설의 고향이나 심야괴담회 

 귀신출몰 장면도 이렇게까지 무섭진 않을 것 같은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바보막내가 어떤 낯선 아저씨 손에 이끌려 

 이미 집으로 들어오고 있던거에요 

 사연은 대충 이러했습니다. 

 아저씨는 평상시에도 그 야산을 오르던 등산객이었고 

 휴일이라 마침 등산을 하던중이었는데 

 폐가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에  

 그 아저씨도 이미 ’귀신나오는 흉흉한 집‘이라는 소문은 

 익히들어 알고 있기에  

 처음엔 무서워서 달아나려고 하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겁이난 가운데서도 일단 집안으로 

 들어가 보았다고 하네요 

 

 와...진짜... 

 그런식으로 극적으로 살아난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그 바보막내가...정신도 성치못한아이가 

 집 주소를 아는것까진 그렇다치도라도 

 미란,미경,미선,미진,미옥 

 다섯명이나 되는 제 누나들 

 이름이며 다니는 학교 게다가 나이까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게 

 저희를 더 소름끼치게 만들었습니다 

 일단 개인신상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집을 찾아주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터이니 

 그렇게 자기집 주소며 누나들 이름과 신상명세를 

 줄줄 읊어대는 지체장애 국민 학교 저학년 어린이를 

 집에까지 데려다주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은 일이었던거죠 

 

 두 번째 거사는 

 좀 더 치밀하게 치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거사가 너무 허무개그처럼 실패했기 때문에 

 그저 모자라는 바보동생이라서 

 적당히 귀신나온다는 폐가에 방치하고 오면 

 그 바보가 겁이많아 밤새 울다가도 

 그렇게 스러져갈수 있다는 생각에 

 막연히 방치하고 나왔는데 

 두 번째는... 

 그러지말고 진짜 사람들이 발견하기 쉽지 않은 

 그런 시골 어딘가에 버리고오자 

 그런 음모를 구체적으로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때 저랑 미경이는 어느덧 대학생 

 셋째 미선이가 고등학생일때니 

 비록 인터넷 검색기능 같은건 없던 시절이라도 

 가령 뭐 여행이나 출장가는 사람 편의제공을 위한 

 지도책 같은 것은 대형서점이나 이런데 가서 

 구입해보자면 구입해볼수 있는 시절이라 

 진짜 한번 치밀하게 그런 음모를 꾸미자면 

 충분히 꾸밀수 있는 시절이었습니다 

 우선 시내 대형서점에 가서 

 ’한국정밀지도‘ 책을 구입...서울 인근 

 경기도 각 시군별로 면밀히 장소를 물색해 보았습니다 

 대충 후보지로는...우선 서울 동부의 모 지역 

 혹은 조선시대 왕릉이 있다는 또다른 지역 

 어느 원로시인이 어머니를 모신걸로 알려져있는 사찰이 소재한 

 그 인근지역 

 또는 서울 남부의 모지역, 모 지역등 

 대충 4-5개 지역 정도가 

 후보지로 물색이 된거죠 

 그러고보면 지금은 다 신도시가 되고 개발이 된 지역이지만 

 그땐 다 그냥 시골이었던거죠 뭐 

 

 근본적인 목적이 바보막내를 버리고 오는거였으니까 

 가급적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는 그런 농촌지역 

 관광지 같은데서는 거리가 먼 

 그런 버러진 농협창고 같은게 있는 

 그런곳을 선택하기로 한거죠 

 앞서서 말씀드렸지만...인터넷 검색같은건 없던 시절이라도 

 어느 특정지역 여행이나 출장을 갈떄 편의를 위한 

 지도책 같은거 구입하려면 충분히 구입할수 있는 시절이라 

 이미 대학생 두명, 고등학생, 중학생 각기 한명 

 거기에 국민 학교 6학년 학생 한명까지 다섯이서 

 바보막내 버리고올 시골 농협창고 지역 물색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음모고 거사였습니다 

 - 아주 쑥맥이나 또는 부잣집 막내딸마낭 곱게 자라나 

 집과 학교 이외지역은 가보지 않은 그런 멍청이,또라이가 

 아닌 다음엔 

 충분히 꾸밀수 있는 음모라니까요 !!! 

 

 마침내 D-day 

 토요일 오후 날짜를 잡아 

 지난번 폐가건때처럼 

 우리 또 같이 놀러가자 바보막내를 꾀어내 

 그렇게 함께 경기도 지역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그러고보면 바보 막내는 누가 저능아 아니랄까봐 

 지를 우리가 폐가에 버려두고온게 불과 한달여전인데 

 그걸 벌써 잊었는지 또 좋아서 헤벌레 하더라구요 

 - 이런 바보가 어떻게 다섯명이나 되는 지 누나들 

 이름이며 신상명세는 하나 잊어버리지 않고 

 세세히 기억하는지 그게 다 신기해질지경이라니까요 !!! 

 

 여하튼...대략 토요일 점심시간 지나 다들 학교에서 돌아와 

 오후 두시 좀 넘는 시간에 시외버스를 타고 

 세시 좀 넘는 시간쯤...거사를 위해 물색한 지역에 

 당도했습니다 

 다만...앞서도 말씀드렸듯이...인터넷 검색기능 같은 것은 

 아직 없던 시절이라 

 지도책에서야...가령 어느군 어느면까지 가는 

 교통편이나 도로 정도나 간략히 적혀있지 

 지금처럼 무슨 세세하게 사소한 상가건물이나 그런것까지 

 적혀있는 것은 아니라  

 - 그저 관공사겉은 주요시설이나 대기업 혹은 버스터미널 

 기차역 혹은 학교나 좀 유명한 교회,사찰시설 그 정도나 나와있으니 

 애초에 생각한 사람들 잘 찾지않는 버려진 농협창고 같은곳 

 그런곳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 애초에 거사를 모의하면서 저희가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를 너무 열심히 보았나봅니다 ^^;;;;) 

 

 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무렵 

 대략 확실히 민가에선 좀 떨어져있고 

 조금 또 떨어진곳엔 적당히 숲길 같은게 있는 

 따라서 이런곳까지 굳이 사람들이 올것같지 않은 

 그런 버려진 농협창고 건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보막내를 창고안으로 꾀어내 

 처음엔 무슨 숨바꼭질을 하자며 

 한 두어시합 하며 신나게 놀았죠 

 그러다 역시 하나하나 지난번 폐가건때처럼  

 하나하나 창고를 빠져나왔습니다 

 혹시 몰라서 마지막으로 나오기로한 다섯째가 

 아예 농협창고 철문을 닫아버린뒤 

 다만 그 앞에 무슨 막아놓는 장치같은 것을 하면 

 티가날것같아 

 그렇게는 하지않고 철문만 닫아놓고 오라고 

 다섯째한테 지시했습니다 

 게다가 저렇게 장시간 방치된곳이라면 아마 문이 고장나 

 한번 닫히면 쉽게 열리지 않을수도 있겠다 

 그런 기대도 했던거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늦은 밤시간 

 ’어디 갔다오냐 ? 그리고 OO이는 ?‘  

 걱정되어서 특히 보이지 않는 바보막내에 대한 

 걱정에 그 아이 안부부터 묻는 부모님 

 순간 우리는  

 ’딸이 다섯이나 되는데 당신들은 우리 안부보다 

 아들인 그 바보막내 안부가 더 중하냐 ?‘ 

 바로 그 반발심이 들어서라도 

 바보막내 행방을 묻는 부모님의 물음엔 

 끝까지 ’모른다‘고 잡아뗐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번째 거사도 허무개그처럼 실패했습니다 

 아...이건 무슨 재방송도 아니고 비디오 테이프 복사기능도 아니고 

 첫 번째 거사때외 유사하게 

 이번엔 그 시골마을 이장님과 동네 아저씨 두어명 정도가 

 창고안에 버려진 바보막내를 발견하고 

 집에까지 데려온것입니다 

 다만 그분들이 서울까지 오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터이니 

 지난번 폐가때처럼 일요일 새벽은 아니고 

 일요일 밤늦게 웬 낯선 아저씨 서너명의 방문을 받았고 

 

 그분들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동네에 버려진 창고가 하나있고 

 하지만 너무 오래 방치해두면 고장이나 사고가 나거나 

 또는 수상한 사람들이 들락거릴수도 있어서 

 동네이장인 자신이 마을 청년들이랑 이따금 조를짜서  

 한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돌아보곤 한다 

 헌데 저녁때 가보니 어쩐일로 원래 열려있어야할 

 철문도 닫혀있고 해서... 

 하는수없이 용접기로라도 철문에 구멍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보니 

 웬 아이가 거기있더라 

 그리고 이미 말씀드렸지만 

 그 바보막내가 하필 집주소랑 

 다섯명이나 되는 누나들 실명과 신상을 술술 꿰고있기에 

 서울집까지 (* 게다가 그 시절 그런 시골마을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서울까지 오실일이 그리 많지도 않을 그런 시절이니까요) 

 찾아오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일요일 밤늦게 찾아온것뿐 

 결국...이번 두 번째 거사도 

 보기좋게 실패로 끝났습니다 

 아빠랑 엄마는 하마터면 큰일날뻔했다며 

 이 은혜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곘다며 

 경기도 시골마을에서 서울까지 오신 그 아저씨들을 

 후히 식사대접까지 해서 보내시기까지 하더군요 

 그 모습에 한층 더 반발심이 일었습니다 

 다섯명이나 되는 당신 딸들은 저녁도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부모님은...바보막내 찾아준 그런 사람들이 그리도 고맙다며 

 저렇게 후한 대접까지 해서 돌려보내시는구나 

 역시...바보막내만 아들이라고 이뻐하며 

 다섯명이나 되는 딸들은 신경도 쓰지 않으시고 

 걱정도 하지 않으시는구나 

 더더욱 반발심이 일어났습니다 

 

 1차,2차 거사가 모두 

 허무개그처럼 실패하고 

 하지만 그래서라도 저희 오자매 

 막내만 챙기고 이뻐하고 걱정하는 부모님에 대한 

 반발심은 더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도대체 그까짓 아들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무슨 2대독자니...3대독자니 하며 

 무슨 대가 끊기면 안된다느니...집안 제사는 이어가야한다느니 

 아...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우리같은 여자들에겐 

 진짜 짜증나고 열받는 이야기 

 솔직히 생각같아선 진짜 이 남자중심...아들중심으로 이뤄진 세상 

 모조리 다 때려부수고 싶다는 생각 

 들만하지 않나요 ? 

 정말이지 어디가서 이 개X같은 세상에 대한 분노를 

 어디가서 총기난사라도 하거나 여의도광장 무한질주라도 

 하지 않은게 다행이지 

 그나마...할머니와 아빠,엄마가 그토록 끔찍이 챙기는 

 병신바보 막내동생 어디다 내다버리고 오자 

 그 정도로만 한건 

 그나마 양호한편이고 요즘식으로 표현하면 순한맛 정도로 

 인정해줘여 하는겁니다 

 

 여하튼 1,2차 거사가 모두 실패하고나서 

 이제 어찌해야하나 

 혼자 장시간 고민의 시간에 빠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보니...어느 3류 추리소설에던가 본 구절 같기도 하고 

 - 아니면 김삼 선생님 007 만화시리즈에서 봤던가 

 뭐 어쨌든... 

 그...진짜 부자들은 

 오히려 금고나 중요한 기밀서류 같은 것은 

 역으로 매우 허술한곳에 놓아둔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도둑이나 스파이가 

 설마 그런 중요한 금고나 비밀서류 같은 것을 

 그런 허술한곳에 숨겼을까 하는 생각에 

 역으로 도난을 잘 안당한다고 

 그걸 응용해보자...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쓸데없이 그 바보병신을 

 무슨 귀신나온다는 폐가에까지 끌고가고 

 머나먼 시골 농협창고까지 고생고생해 데려가고 

 (* 요즘이야 다 전철타고 한방에 갈 수 있는 

 경기도 신도시 지역이지만 

 그 시절만 해도 솔직히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농촌지역 가는것도 

 엄청 부담스러운 일이었답니다 

 무슨 딱히 평상시 지도책 같은거 잘 들여다보고 

 혹은 시외버스 노선 같은거 잘 아는 사람이라도 

 심리적으로는 어느정도 부담이 되는 거리외 시간이거든요 

 그나마 상대적으로 인천은 경인선이 놓여져있을때니 낫긴 한데 

 - 그래도 심리적으로 인천도 아직은 멀게 느껴지던 시절이에요 

 서울-인천 출퇴근 하는 사람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던 

 시절이니까요 

 

 뭐 어쨌든 그래서 

 3차거사는...괜히 그렇게 병신동생 끌고 멀리까지 갈것없이 

 그냥 간단하게 

 동네 백화점 지하 주차장 같은데 버리고 오자 

 그렇게 결의를 하였습니다 

 생각해보니 백화점 지하주차장은 무엇보다 어두운 공간이고 

 차도 계속 왔다갔다하는 그런곳에서  

 애가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다 사고가 날수도 있는거고 

 게다가 밤이면 백화점이고 주차장이고 모두 문이 닫힐테니 

 생각해보니 그렇게 간단하게 해치울수 있는걸 

 왜 그걸 여태 생각못했는지... 

 그걸 생각하면서 

 우리 오자매 다시금 희열의 미소를 지었답니다 

 

 2차 거사가 실패하고 한 서너달쯤 지났을때에요 

 이번엔 가까운 동네 백화점 가는거니까 

 무슨 소풍을 가느니 나들이 가느니 그런 핑계 갖다댈 것 없이 

 그냥...시장에 장보러 가는데 언니(* 아까 이미 말씀드렸죠 

 애들때부터 우린 바보막내에게 ‘누나’라 부르라 하지 않고 

 언니 또는 오빠(* 넷째 미진이와 막내 미옥이의 경우)라고 

 부르라 하라고 했다고)  

 언니들이랑 같이가자...그렇게 꾀어냈지요 

 병신...1차,2차 거사문제는 그렇다치더라도 

 우리가 언제 지 데리고 백화점이든 장보러 가는것이든 

 같이 데리고 간적이 있기나 하다고 

 그걸 또 믿고 이 바보가 

 헤벌레하며 쫏아오네요 

 그걸 데리고 일단 지하 생필품 매장에서부터 

 1,2층 의류매장까지 신나게 한바퀴 돌면서 

 시장거리며 살거리며 한아름씩 

 오자매 모두 시장 보따리를 양손에 두어개씩 살 정도로 

 하나가득 들고는 드디어 

 동생을 데리고 지하주차장에 내려갔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바보는... 

 사실 우리집에 차가 한 대 있긴 하지만 

 그건 주로 아빠가 출퇴근용으로만 쓰시는거고 

 - 아까 이미 말씀드렸죠 ? 엄마조차도... - 솔직히 엄마도 

 운전면허가 있는지 그때까지만해도 불분명했지만 - 

 여하튼 써본적 거의 없다고 

 그러고보니 어느덧 대학생인 저나 둘째 미란이가 

 운전면허를 땄다고 해도 아빠가 

 출퇴근용으로 쓰시는 차를 우리에게 

 그리 쉽게 내어주진 않으셨을 것 같네요 ^^;; 

 하물며 근데 겨우 동네 백화점 가면서 

 우리가 무슨 차를 쓸일이 있다고 

 그걸 또 곧이 믿고 

 헤벌리 그냥 따라오는 바보막내 

 

 지하주차장 가장 어둡고 구석진곳으로 가서는 

 이번엔...‘언니들 화장실 갔다올게(* 정확히 바보막내한테는 

 ’응가‘란 표현을 썼습니다’ 그때까지 어디 가지말고 

 여기서 얌전히 있어; 

 그렇게 화장실 갔다온다는 핑계로 

 이번에도 1차,2차거사때처럼 

 첫째인 저부터 둘째인 미란이 

 셋쨰 미경이, 넷째 미진이, 막내 미옥이까지 

 바보막내는 우리가 진짜 응가(?)하러 가는줄만 알고 

 입만 헤벌리며 그냥 엉거주춤 서있더군요 

 그렇게 하나하나 바보막내 앞에서 사라져갔고 

 모두 지하주차장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무거운 장바구니 내려놓고 그제야 승리했다 

 거사에 성공했다는 생각에 

 다같이 환호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느덧 어둑어둑해져가는 저녁시간 

 이제 한 두어시간 지나면 백화점 문은 닫을테고 

 지하 주차장에 있는 그 바보막내는 

 그렇게 끝이구나... 

 그렇게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죠 

 아빠,엄마 퇴근하시고...저희는 피곤해 잠자리에 들고 

 그렇게 밤 열시쯤 되었으려나... 

 이번엔 또 그 한밤중에 벨이 울렸습니다 

 ‘이 밤중에 누가 매너없이 찾아왔나’ 하는 생각에 

 그래도 지금은 엄마,아빠 막 퇴근해 피곤해 잠드실 시간이니 

 그래도 첫째인 제가 효녀라고 

 대신 문을 열어보러 현관으로 나갔죠 

 

 ‘끼야아악~~~!!!’ 

 다시한번 

 전설의고향 혹은 심야괴담회 귀신출몰 장면을 보았을때보다 

 더 기겁한 표정으로 

 그렇다고 어디 달아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그냥 굳은 표정으로 서있었습니다 

 

 바보막내는... 

 그러고보면 과정은 그냥 1,2차 거사때와 

 마치 복사-붙여넣기라도 한듯한 비슷한 과정이긴 한데 

 이번엔 바보막내를 지하주차장에 마침 

 차를 세우러온 동네 아주머니 한분에게 

 발견이 된 모양이에요 

 그리고 그 아주머니가 대충 우리 식구에 대해 알고있는지 

 그 밤늦은 시간에 일부러 

 길잃은(?) 아이를 집에 데려다주러 

 여기까지 오신거라고 합니다 

 - 천하의 눈치없고 재수없는 진상 아주머니 같으니 !!! 

 세상에 그게 어떻게 겨우 성공직전까지 간 거산데... -.-;;;;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1,2,3차 거사가 모두 실패한뒤 

 대락 한 서너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일인데요 

 그러고보니 어느덧 해가 바뀌고 다들 

 또 한학년씩 올라갔을때의 일이네요 

 1차거사가 여하튼 날이 쌀쌀해질 무렵인 

 가을에 했었으니까 

 저와 미경이는 한학년씩 올라갔지만 아직 대학생 

 미선이가 고3, 미진이가 중3, 그리고 

 다섯째 미옥아도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고 

 바보막내와 같은 학교에 다녀서 데려다줄 사람은 

 이제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실은 저희동네 인근 한 중학교에 

 배구부가 있어요 

 그래도 시내 대항전때는 입상경력도 좀 있을 정도로 

 실력도 좀 되고 역사도 한 10년 넘는 배구부라는데 

 참고로 동생들이 다닌 중학교는 아니고 다른 중학교입니다 

 저희 오자매가 하루는 찾아가 

 배구시합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어요 

 뜬금없이 그것도 대학생부터 중학생까지 구성원이 다양한 

 오자매가 갑자기 무슨 배구시합 제안 ??? 

 이유도 명분도 별로 없어보이는 좀 어리둥절한 시합제안이라 

 다들 의아해했지만 

 저희 오자매가 나름 간곡하게 설득을 해서 

 수락은 해주었습니다 

 경기야 뭐 어디 특별한 장소를 따로 구할것까진 없으니 

 그냥 그 학교 체육관 거기서 하기로 했고 

 사실 처음엔 좀 고민을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린 취미로 가끔 운동 정도는 

 할지 몰라도 아마츄어 

 아무리 그래도 구성원이 대학생 두명에 고등학생,중학생 

 이렇게 다양한데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국민 학교 배구부를 상대로 

 시합을 한다는건 말이 안되는 것 같고 

 고교 배구부는... 

 솔직히 전문적인 선수고 아니고 여부를 떠나서 

 예나 지금이나 10대 후반 고등학생 나이면 

 신체조건은 그냥 성인입니다. 아닌말로 장가를 갔든 

 혼인을 했든 그러면...그대로 애가 생겨도 

 자연스러울것같은 그런 나이인데... -.- 

 

 다만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고 

 근본적으로 학교교육 과정을 다 마치지 않은 나이라 

 개념적으로는 ‘미성년’이라 부르는것일뿐 

 신체조건은 솔직히 예나 지금이나 17-18세 

 그 정도 되면 그냥 성인이나 다름없어요 

 아주 특별히 기형이나 장애인인 경우 빼고는 말이죠 

 그래서 고교배구부는 우리가 자신없고 

 국민 학교 배구부를 상대로 대학생 두명, 고등학생 1명 

 중학생 2명인 팀(?)이 시합을 한다는건 

 더 말이 안되는거고  

 그래서 상대를 중학생 배구부로 택했습니다 

 

 좀 느닷없는 오자매의 배구시합 제안에 선수단은 의아해했지만 

 일단 저희가 거듭 간곡히 원하니 더 이상 별다른 의심없이 

 제안에 응해주었습니다 

 정식 경기는 아니니 5세트가 아닌 3세트 10점제 정도로 하고 

 우리가 한 2-3점 정도 선점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인센티브를 내건 게임인데도 

 결과는 저희가 대패였죠 뭐. 사실상 3;0으로 시작해서 

 10:4 아니면 10:5 이런식으로 역전을 당한거고 

 그렇게 세트스코어도 그냥 3:0으로 대패를 당한건데 

 

 하지만 저희의 주목적은 

 원래 시합이 아니었습니다 

 실은 저희가 그렇게 배구시합을 한판 더 하고도 

 무슨 아쉬움(?)이라도 남는지 

 달리기 시합을 한판 더하자고 제안을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선수들이고 아마츄어들을 상대로 한 시합이라도 

 그렇게 한두시간 뛰고나니 체력이 딸리는지 

 더는 못한다며 게다가 얼마 안남은 다음 시합 준비도 

 해야돼서 오늘은 그만 쉬어야한다며 

 선수들은 하나하나 보따리를 싸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뭔가 좀 아쉬운 듯 우리끼리만 

 멍하니 앉아있었죠 

 체육관 관리하는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집에들 안 돌아가실거냐 ?’고 말씀하실때까지도요 

 그때 제가 나름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어요 

 체육관 문 잠궈야한다는 선생님께는 

 한 10분만 더 기다려달라고 하고는 

 그냥 우리 5자매끼리 체육관 안을 

 한 열바퀴 더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뿐만 아니라 동생들도 다 지친 상태인데도 

 저의 제안에 다들 회심의 미소를 짓고 

 운동장은 아니고 그리 넓지 않은 체육관안을 

 열바퀴 돌았습니다 

 관리하시는 선생님은 ‘무슨...운동못해 환장한 여자들인가’ 하고 

 어이없다는 듯 그 광경을 지켜보시더군요 

 

 물론 저희의 주목적은 

 운동(?)_이 아니었으니까요 ^^;; 

 아, 참 그전에 우리집 구조를 간략히 

 설명을 좀 드려야겠네요 

 저희집 구조는 일단 35평 아파트에 방이 네게 

 그중 하나를 저희 부모님이 쓰시고 

 다른 하나는 어느덧 대학생이 된 저랑 미경이 

 그리고 다른 하나를 미선,미진,미옥이 

 이렇게 셋이 같이쓰고 

 그리고 나머지 부엌 구석진곳에 

 여분의 방 하나가 더 있었는데 

 그 방을 바보막내가 쓰고 있었습니다 

 뭐...혹시...뭐 그렇게 정신도 성치못하고 몸도 불편한 막내를 

 혼자 방을 쓰게 놓아두었단말이냐 ? 

 이렇게 트집잡을분 계시련지 모르겟지만 

 사실 그런문제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방 문제는...저희 오자매도 차츰 커져가면서 

 두명,세명이 한방 쓰는게 불편해서 

 조정을 해달라거나 평수 좀 넓은 다른집으로 이사가면 안되냐 

 그 문제로도 많이 다퉜어요 

 한데 이 방문제만으로도 길게 이야기 늘어놓으려면 

 페이지 몇페이지 분량 더 잡아먹으니 

 그 이야긴 생략하겠습니다 

 그 문제도 역시 갈등이 무척 많았다는것까지만 말씀드리죠 

 

 여하튼 그렇게 배구시합 한판에 달리기 열바퀴까지 하고 

 돌아온 우리 5자매 

 집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었습니다  

 양말바람으로 집안으로 들어선 우리 5자매 

 땀젖은 양발...땀젖은 발 

 그대로 바보막내 방으로 밀고 들어가 

 그 땀젖은 냄새나는 양말과 발로 

 동생의 얼굴이며 온몸을  

 마구 짖벏고 짓눌렀습니다 

 그것으로도 성이 안차 

 다들 양말을 벗어 동생의 코나 입에 멀이넣기도 하고 

 양말로 코를 감싸쥐어버리기도 하고 구멍을 막아버리기도 하고 

 뭐 한바탕 별짓을 다했죠 

 양말로 밟고 발로 밟고 

 그러니까 한시간 넘게 배구시합 한게임 뛰고 

 그것도 모자라 달리기 열바퀴까지 뛰고온 

 그 냄새나는 양말과 발로 

 지독한 발냄새 고문을 한거죠 뭐 

  

 시장에 갔습니다. 

 그리고 

 고추장을 통으로 큰걸 하나 샀어요 

 그리고 거기에 마늘이며 파, 청양고추 기타등등... 

 뭐...매운맛 내는데 쓰는 양념종류는 

 몽땅사서 거기 전부 섞어 한데 버무렸습니다 

 아무리 인터넷 검색이 없던 시절이라도 

 이런건 교보나 종로서적같은 대형서적 같은데서 

 관련 전문서적 구해보면 얼마든지 알아낼수 있는거라니까요 

 가령 지도책 같은것도 지역별로 세세하게 나와있는거 

 관심있어 구해보러 다니다보면 얼마든지 구해볼수 있고 

 음식이나 요리 관련해서도 가령 주부,생활 코너 같은데 가보면 

 요리책도 많이 있으니 거기서 

 매운양념만 골라 찾아내는건 

 그리 어려운일 아닙니다 

 

 그렇게 커다란 양푼같은데 

 고추장 왕창넣고 거기에 마늘,파,청양고추 그 외 기타 등등 

 여하튼 매운맛 내는데 쓰는 양념들을 전부섞어 버무린거죠 

 그리고 동생들을 시켜서 

 바보막내 일단 머리부터 박박 깍이고 

 그리고 옷을 전부 벗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미경이,미선이,미진이,미옥이 

 이 네명의 동생들과 함께 

 아까 매운맛 내는 양념들 전부 모아 

 고추장에 한껏 섞은 것을 

 바보막내에게 전부 칠해버렸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지어 엉덩이와 고추까지도요... 

 전부...온몸을 덖지덖지 

 빨간양념칠을 해버린뒤  

 방에다 방치해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러고도 바보막내를 해치우진 못했어요 

 이제 정말 최후수단만이 남았습니다 

 커다란 마대자루를 하나 사서 바보막내 팔다리를 꽁꽁 묶은뒤 

 바보막내를 마대자루에 넣고 

 몽둥이로 장시간 마구 때렸습니다 

 

 혹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선 

 그...다섯명이나 된다는 누나들이 

 그것도 나이어린 막내동생을 

 제대로 돌보지는 못할망정...그것도 몸도 성치 못한 아이라면서 

 너무 심하게 괴롭힌거 아니냐 ? 

 이렇게 나무라실련지는 모르곘습니다 

 그러나 님들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여하튼 2대독자인지 뭔지 

 - 차라리 3대나 4대독자였으면 그나마 이해라도 가지 

 겨우(?) 2대독자 가지구... -.-;;;; 

 그것 때문에... 

 할머니는 그래도 대이을 아들 하나는 있어야한다 

 얼마나 엄마를 괴롭히고 압박하셨으며 

 아버지도 아버지 나름대로 전형적인 마초 꼰대세대니까 

 역시 아들하나는 낳아야한다며 

 그러고보면...저희 딸 다섯명 이땅에 태어난 이유 자체가 

 오직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아버지와 할머니의 집념(?) 때문이었음을 생각하면 

 솔직히 그게 더 소름끼치고 싫습니다 

 저희 오자매 오직 이땅에 때어났어야할 이유가 

 아들을 낳아서 집안의 대를 이어야하기 때문에 

 바로 그 아들을 낳을때까지 

 계속 쑥쑥 태어나야만 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요 

 

 그러니... 

 이런 저희집안 분위기속에서 

 아들이라고 끔찍이도 여기는 아버지와 할머니 

 게다가...아마 정상적인 아이로 자라났다면 그 막내를 

 더 끔찍이도 감싸고 싸돌고 그러셨겠지만 

 그게 또 하필 무슨 자폐증에 지체장애... 

 그렇게 정신성치못한 아이로 태어났다니까 

 그걸 또 불쌍해서 어쩌나며 그래서 더더욱 

 당신 막내손주만 더 싸고도신 할머니 

 그런 집안분위기를 보면서 

 저희 오자매 할머니와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 

 그래서 더더욱 생긴 바보막내를 미워하며 원망하는 마음 

 그 오자매의 한,원망,설움,고통,아픔 그게 한꺼번에 뭉쳐져 

 바보막내에 대한 모진 폭행으로 이어진것일뿐입니다 

 

 그러니 이런 이야기는 

 마땅히 오늘날 페미사회에서 재해석되어 

 가령...한때 대한민국 대표적인 드라마 작가였다는 

 ‘사랑과 진실’,‘ 사랑이 뭐길래’ 이런 작품 쓰셨다는 김수현 선생님 

 또는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이른 드라마 쓴 임성한 작가 선생님 

 혹은 그 뭣이냐...’왕가네 식구들‘,’조강지처 클럽‘의 문영남 선생님 

 또는 ’17세‘, ’북스토리‘,’당목클;을 쓰신 당대의 대 반공보수페미작가 이근미 선생님 

 또는 ‘햇빛춤’,‘명앙성은 잘있어요’의 작가 김진 선생님 

 이런 당대의 대 페미작가들에 의해 

 한 300회짜리 대하소설이나 대하드라마로 

 이땅에 다시 태어나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이 연사 오늘 이 자리에서 당당하게 외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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